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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쯤 살만해질까요? 워킹맘이 워라밸 챙기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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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쯤 가지고 있지만 어디에도 말하지 못한 직장생활 속 고민.   

리더로서, 구성원으로서 겪는 다양한 어려움을 HSG의 미생 상담소가 도와드립니다!

미생 상담소 매거진은 HSG 지식수 칼럼 구독자의 사연을 바탕으로 구성되었습니다. 👉 원본 지식수 칼럼 보러가기

 

   

 

-과장 엄마 님의 사연-

아이가 몇 살쯤 되면 살만해지나요?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나름 최선을 다하려 하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네요

워킹맘이 워라밸을 지키려면 어떡해야 하는지 (가능은 한 건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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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상담소에 올라온 사연들을 보다가 '과장 엄마'님의 이야기가 가장 눈에 띄었어요. 저도 워킹맘이라 제일 먼저 살펴보고 싶었나 봐요. 워킹맘들이 워라밸을 지키는 노하우를 물어보셨는데요, 이 짧은 질문만으로도 '참 힘든 시간을 보내셨겠구나' 짐작하게 됩니다. 직장인으로, 엄마로 각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느라 스스로를 돌볼 시간이 없으셨겠죠. 동시에 두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지 못하는 자신에게 답답한 순간도 있으셨을 테고요.

 


 

워킹맘이 워라밸을 지키려면 무엇이 가장 필요할까요? 바로, 일과 육아라는 우선순위를 지키면서 동시에 스스로를 돌보는 '균형'입니다. 일주일에 한 시간이라도 정기적으로 나만을 위한 시간 갖기, 아이와 엄마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취미 찾기, 지치고 힘들 땐 적극적으로 전문가에게 도움 요청하기’ 등등 다양한 솔루션이 있지만, 이걸 몰라서 못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바로 '죄책감' 때문이죠.

 

워킹맘은 은연중에 '완벽한 엄마'가 아니라는 사실에 죄책감에 빠지기 쉽습니다. 아이와 오래 함께 하지 못하다 보니 애착 관계가 불안정해지는 건 아닐까, 중요한 교육 정보를 놓쳐 아이의 발달에 지장을 주는 건 아닐까 등 말입니다. 이런 걸 걱정하다 보면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사치라고 여겨질 겁니다.

 

그런데 이것을 한 번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많은 시간을 함께 하면 완벽한 엄마가 되는 걸까요? 그리고 아이가 '정상적으로 발달'하려면 완벽한 엄마가 필요한 걸까요? 아닙니다. 소아과 의사이자 정신분석가 도널드 위니콧(Donald Winnicott) 박사는 아이들의 심리 성장과 자아 발달에는 완벽한 엄마(perfect mother)가 아니라 ‘충분히 좋은 엄마(good enough mother)’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이만하면 좋은 엄마’면 된다는 건데요, 왜 그럴까요?

 

 

인간은 양육자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한 채 태어나지만, 점차 홀로서기를 통해 자신만의 세상을 창조적으로 만들어 나갑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선 홀로서는 것이 중요한 발달 과업인 셈이죠. 이런 관점에서 위니콧은 양육자 자신을 내려놓고 헌신하는 '모성 몰두'의 시기를 생후 약 6개월까지라고 바라봤습니다.

 

그 이후부터는 점진적으로 양육자의 부재를 알려주어야 아이가 자기만의 세상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겁니다. 엄마도 인간인지라 완벽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고, 모든 걸 해주려는 강박이 오히려 아이의 발달을 방해할 수도 있다는 거죠. 어떠세요? 모든 시간 함께 하지 못하는 사실에서 비롯된 죄책감이 조금은 씻기는 것 같나요?

 

퇴근 후 반갑게 꽉 안아주고, 잠들기 전 5분이라도 아이의 하루를 돌아보며 속마음을 들어주고, 주말에 산책하며 함께 하는 추억을 만들고... 이렇게 정서적으로 깊게 상호작용하고 있다면 여러분은 지금도 충분히 좋은 엄마입니다. 아이는 엄마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는 단단한 기억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홀로서기를 조금씩 준비할 테니까요.

 


 

여기에 일주일에 몇 시간 자신을 위해 시간을 써도 '충분히 좋은 엄마'라는 사실엔 변함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죄책감 때문에 일하는 시간 이외에는 모두 아이에게 올인 하는 분이 있다면, 이 상황이 앞으로도 ‘지속 가능할지’ 스스로에게 되물어보세요.

 

고요한 명상의 시간이든, 네일 아트 같은 기분 전환을 돕는 활동이든, 미술이나 악기처럼 미뤄뒀던 취미 생활이든 뭐든지 괜찮습니다. 심리적 산소를 불어넣는 나만의 리추얼을 만들어 보세요. 꾹꾹 억눌러서 참다가 곪지 않도록 말이죠. 이런 시간이 본인뿐만 아니라 아이와 가족을 위해 '심리적 에너지'를 불어넣는 시간이라는 걸 꼭 기억하시기 바라며, ‘지속 가능한’ 워킹맘이 되시길 응원하겠습니다.

 

 

 

>글쓴이: HSG 휴먼솔루션그룹 최미림 전문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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