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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FP후배와의 글쓰기 코칭

글은 나의 지문과 같다

주드

2023.03.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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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콘텐츠에 ‘좋아’해줘서 고마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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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님의 첫 번째 글

 

 

선한 영향력 

 

선한 영향력이라는 단어가 참 좋다. 뭔가 높은 위치에서만 발휘할 수 있을 것 같은 '영향력'이라는 단어와 '선하다'라는 단어는 어찌 보면 다른 방향을 가리키는 단어 같지만, 그 두 개가 합쳐지니 ‘좋은 것을 전파하는 것’으로 의미가 달라진다. 가끔 유명인들의 인터뷰를 들어보면, 타인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나 역시도 그 소망을 내심 품고 있다. 유튜브 계정을 만든 이유도 그 생각으로부터 시작됐다. 내가 경험한 것을 통해 좋았던 점을 공유하는 것을 통해 사람들이 도움을 받는다면 어떨까 생각했다. 유튜브로 제2의 수익을 생각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구독자 1,000명 채우기가 쉬운 일은 아니니, 시간이 지날수록 수익은 생각도 안 든다. 영어시험 꿀팁을 공유하는 영상을 올렸는데, 최대한 자세한 내용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이 영상을 통해 과거의 나처럼 점수가 나오지 않아 답답해할 사람들이 그 문턱을 넘는다면 좋겠다 생각했다. 2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영상을 보고, 700명의 사람들이 좋아요를 눌러주었다. 덕분에 시험을 잘 볼 수 있었다는 댓글도 종종 달렸다. 주변인의 칭찬과 격려에도 힘을 받지만 때로는 얼굴도 모르는 이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더 힘을 얻을 때가 있다. 나도 그들로부터 선한 영향력을 받게 되는 것이다. 별일 없는 잔잔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요즘, 다시 영상을 올려서 선한 영향력을 주고받는 작은 기대감을 갖고 일상을 지내봐야겠다.

 

 

피드백

 

생각했던 것보다는 좋은 글을 썼는데요? 미팅을 하기 전 P님이 글을 너무 못써서 주제를 두 번 갈아엎었다고 했잖아요. 밑밥을 깔아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요. 밑밥을 잘 깔았네요. (장난)

 

일주일 내내 어떤 주제로 쓸지 여러 주제를 두고 고민이 많았었나 봐요. 그리고 그렇게 고민한 주제를 가지고 글도 두 번이나 쓰느라 고생이 많았겠어요. 안 그래도 다니기 힘든 회사에서, 그것도 글쓰기라는 어려운 귀찮은 숙제를 내줬음에도 최선을 다해줘서 고마워요. P님은 평소에도 내가 피드백 주는 것을 최선을 다해 준비하는 것을 알고 있어요. 물론 그 퀄리티가 내 기준에 부족한 모습도 가끔 있었지만 ㅎㅎㅎ 늘 열심인 P님의 모습 덕분에 저도 이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것 같아요. 

 

처음 글인데 이해가 어렵지 않고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겠어요. 글쓰기 모임도 3년 나가고, 글쓰기 학원에 천만 원을 쏟아부을 정도로 글쓰기 학원을 많이 다녔는데 좋은 글의 기준에 대해 공통적으로 말하는 게 있었어요. 좋은 글은 이해하기 쉬운 글이라고 하더라고요. 첫 글은 성공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발전을 해야 하니까 글을 보고 들었던 제 생각을 말씀드릴게요.

 

 

1. 글은 나의 지문과 같다

 

이 글을 봤을 때 우선 눈에 띄는 점은 ‘선한 영향력’이라는 주제였어요. 일주일이라는 기간을 줬고 자유주제였죠. 세상에 많고 많은 소재 중 ‘선한 영향력’이라는 것을 글감으로 선택한 것이 P님의 고유한 특성같이 느껴졌어요. 저는 먹고사는 일이 힘들어서 그런지 이제 ‘선한 영향력’이라는 단어가 좋았던 단계는 지난 것 같아요. 저라면 이 주제를 선택할 일이 거의 없었을 거예요. 그런데 P님은 30대에 접어들었고 사회생활을 경험했는데도 ‘선한 영향력’이라는 단어를 아직까지 좋아하네요. P님의 캐릭터와 장점을 찾아가는 단초가 될 수도 있겠어요. 이 부분에 집중하면 P님에 대해서 저도 P님도 잘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P님을 잘 알게 될 것이라는 것이 무슨 뜻인지 아리송하죠? 글쓰기 모임에서 3년간 100개가 넘는 글을 쓰고 피드백받은 경험이 있어요.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글은 곧 나는구나.’라는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은 선택하지 않을 주제, 선택하지 않을 표현과 방식으로 글을 쓰고 있었어요. 그래서 잘 쓴 글은 그 사람의 지문과 같다고 생각하게 됐죠. 

 

글로 돌아가 볼게요. 이 글은 개별성이 느껴지면서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선한 영향력’이라는 주제는 분명 P님만이 선택할 수 있는 주제였어요. 그러나 P님이 생각하는 ‘선한 영향력’의 의미 나 그것을 좋아하는 이유 등이 빠지니 조금은 구체적이지 못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마치 P님의 손인 것은 알겠는데 지문 같지는 않았다고 할까요? 손은 다른 사람의 손과 착각할 수 있는 여지가 더 많다고 생각해요. P님의 지문을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문은 어떻게 드러낼까요? 저라면 ‘선한 영향력’이라는 단어에 집중해볼 것 같아요. 이 단어가 참 좋다고 했는데 왜 좋았을까요? 글에서 ‘힘을 얻는다’는 대목이 있었는데 이 부분에서 이유를 찾을 수도 있겠지만 저에게는 조금 부족하게 느껴졌어요. 좋아하는 이유가 이 글에서는 덜 나온 것 같아요. 좀 더 풀어서 써주면 좋을 것 같아요.

 

제가 의심이 많은 성격인 탓도 있을 것 같습니다. 유튜브에 영어시험 꿀팁을 올린 이유가 선한 영향력이 정말 맞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사람은 자기가 한 행동의 이유를 착각할 때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깊이 고민하지 않으면 정확하게 모르고 지날 때도 있으니까요. 글 쓴 사람이 맞다고 하면 믿어야 되는데 성격상 잘 안 됐네요. 미안해요. 저의 의심병이 원인일 수도 있겠지만 ‘선한 영향력’을 좋아하는 이유나 근거가 충분하게 나오지 않았기 때문도 있는 것 같아요. ‘선한 영향력’을 좋아하는 이유가 더 나오면 P님의 글도 또렷해지고 깊어질 것 같습니다.

 

 

2.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방식

 

그리고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 제 피드백을 곧이 곧 대로, 반드시 수정해야 하는 지시사항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해요. 

 

저는 글을 잘 쓰는 사람도 아니고, 출간 작가도 아닙니다. 같은 초보예요.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제 말을 100% 들으면 화를 입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선생님도 작가도 아니고 그저 한 명의 독자일 뿐입니다. 다만 피드백을 최대한 발전적이고 구체적으로 주려고 노력하는 성의 있는 독자이기는 합니다. 그저 초보가 이제 시작하는 왕초보를 도와주려고 하는 것뿐이에요. (이게 바로 선한 영향력? ㅎㅎㅎ) 

 

그래서 제 피드백을 일종의 ‘테스트’로 생각하셨으면 좋겠어요. P님이 말하고 싶은 것이 다른 사람에게 제대로 전달됐는지 확인하는 테스트 말이에요. 글의 방향성은 P님이 제일 잘 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방향을 정할 수는 없어요. 제가 오늘 드린 피드백 또한 제가 P님의 글에 공감하거나 설득이 덜 됐다는 반응 정도로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제가 ‘선한 영향력’이 좋은 이유에 대해 쓰면 좋겠다고 피드백드렸던 것은 그런 내용이 나오면 이 글에 더 와닿을 것 같았기 때문이에요. 이 글을 수정하실 때에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고려하면 좋을 것 같아요. 

 

- 읽는 사람이 내가 쓴 의도대로 받아들였나?

- A를 말하고 싶었는데 B라고 말하는 것으로 들리진 않았을까? 

- 나의 설명이 주제를 말하는데 충분했나? 

 

저 또한 3년간 글쓰기 모임에서 이런 과정을 거쳤습니다. 이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향상되기도 했고요.

 

P님의 다음 수정된 글이 기대되네요. 

 

 

덧, 지금까지 매거진에 올린 글은 모두 P님의 피드백을 받아 퇴고한 글이며, P님의 글 또한 허락 하에 업로드 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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