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을 하다 보면 마치 내 모든 것을 아는 것 같은 맞춤형 광고가 많이 뜬다. 요즘은 내 사진을 보고 이런 광고를 푸쉬하는 것인가 싶은 마음이 드는 다이어트와 주름개선 관련 광고가 여러 차례 떴다. 자주 뜨는 광고를 클릭하고 구매를 하면서 메타의 알고리즘이 참 똑똑하구나 싶었는데 최근에 전혀 나의 일상과 관련이 없지만 재미있는 카피의 광고를 보고 광고 인줄 알면서도 클릭을 했다. “배민엔 E만 다닌다는 소문의 진상을 밝힙니다” 라는 카피였다. 콘텐츠가 궁금하니깐 바로 클릭!
작년에도 우아한형제에서 대규모 채용 세미나를 통해서 신입 및 경력직 채용 행사를 한적이 있다. 이번 광고도 작년과 비슷한 ‘랜선 JOB담’ 초대 광고였다. 그런데 콘텐츠를 보면서 역시 ‘배민다움’이 느껴졌다.
배민의 피플실과 배민의 조직문화가 콘텐츠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고, 콘텐츠를 보다 보면 내가 이 회사 취업에 전혀 관심이 없더라도 저기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배달의민족이라는 브랜드가 참 친근하게 느껴 지기까지 했다.
(우아한형제들 랜선 JOB담 광고)
이처럼 기업에서 발행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보다 보면 그 기업의 조직 문화가 보인다. 조직문화는 일하는 방식부터 조직이 움직이고 사고하는 방식까지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친다.
✅ 신념, 규범, 관행은 기업 전체를 관통
조직문화의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
조직구성원이 조직생활을 통하여 학습하고 공유하며, 전수하는 신념, 규범, 관행으로써 조직구성원들의 생각과 의사결정 및 행동에 방향과 힘을 주는 것*
* 출처: 한국기업교육학회, 「HRD 용어사전」, 중앙경제 (2010)
조직문화에서 중요한 것은 신념, 규범, 관행 등이다. 생각해 보면 신념, 규범, 관행 이것은 조직 전체를 움직이게 하고 목표를 정하는 조직의 전부라고 해도 될 것이다.
기업에서 신념, 규범, 관행이 그 회사의 정체성과 제품의 정체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기업의 조직문화는 브랜딩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스타트업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우아한형제들 창업자 김봉진 의장은 창업초기 ‘좋은 회사’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했다고 한다. 그런데 ‘좋은 회사’의 정의가 참 막연하다. 경영진이 생각하는 ‘좋은 회사’와 조직원들이 생각하는 ‘좋은 회사’의 정의가 다를 수 있다. 어쨌든 이 ‘좋은 회사’라는 정의에서 출발해서 ‘일하기에 좋은 회사’라는 정의로 재정되었다. 결국 조직원들이 ‘일하기에 좋은 회사’로 만들어야 회사가 성장한다고 본 것이다.
경영진의 생각만으로 하나의 문화를 만들어 가기는 불가능하다. 경영진에서 신입사원에 이르기까지 일관성 있는 흐름이 있어야 하고, 그 조직내 흐르는 문화의 흐름은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런 의사결정의 본질, 과정이 이제는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서 드러나는 시대이다. 블라인드나 다양한 기업 정보 제공 커뮤니티를 통해서 많은 조직원들은 자신이 일하는 회사에 대해서 가감 없이 다양한 이슈들을 세상에 공개한다.
그 과정에서 그 브랜드나 기업에 대한 조직문화 민낯이 모두 드러난다. MZ세대들에게는 회사가 지향하는 기업 비전과 같은 거창함보다 실제 그 회사가 어떻게 의사결정을 이뤄내고 그 과정에서 어떤 가치를 중요시하는지가 실제 제품이나 브랜드에 대한 의사결정에서 중요한 요인이 된다.
✅ 의사 결정을 위한 가치는 무엇인가?
한 기업의 조직문화와 브랜딩을 함께 생각해 볼 때 마케팅의 핵심이자 브랜딩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가치’를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다.
만약 어떤 회사에서 ‘올해 우리 회사는 ESG에 대한 미션을 달성하기로 했다’고 하자. 회사 전체의 방향이 ESG에 맞춰져 있다면 그 기업에서 내려지는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ESG가 반영되어야 한다.
기업내에서 이뤄지는 내부 커뮤니케이션에서도 환경과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고려하여 최종 의사 결정이 이뤄져야 그 회사 조직안에 ESG가 스며든다. 즉 조직문화에 ESG가 스며든다는 뜻이다.
개인적으로 ‘스며들다’는 말은 좋아한다. ‘스며들다’의 사전적 의미는 ‘속으로 배어들다. 마음 깊이 느껴지다.’는 뜻이다.
외부 광고는 뭔가 친환경을 포장해서 한다고 하지만 조직에서 전혀 친환경과 상관없는 결정이 이뤄진다면 그건 진실하지 못한 것이다. 조직내에 스며든 진정성이 없는 슬로건과 같은 형태의 것은 오래가지 못한다. 그리고 문화를 만들어 내지도 못한다.
‘고객중심’을 가치로 지향하는 회사들이 많다. 그러나 실제 조직문화에서는 ‘기업의 이익중심’으로 의사결정이 되는 회사들이 대부분이다.
고객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 소리를 모으는데 많은 에너지를 쓰고, 실제 반영하는 내부 프로세스를 만드는 것을 모든 조직원이 참여해보고 느끼고 실행하며 조직내에 스며든다. 그런 것이 조직문화화 된다고 생각한다.
이제 겉포장만 하는 거짓들은 금세 밝혀지는 시대이다.
✅ 솔직하고 자율성이 보장된 문화
스타트업은 많은 리스크를 안고 있지만 스타트업의 휼륭한 조직문화는 그 자체로 기업 브랜딩에 영향을 미쳐 고급 인력들이 그 조직문화를 보고 들어오기도 한다.
특히 수평적인 조직문화에 대해서 MZ세대 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이상적인 커뮤니케이션 형태라고 이야기들을 한다.
수평적인 조직문화는 어떤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대기업에서는 대부분 위에서 떨어지는 일들이 많다. 어떤 팀 단위에서 기획해서 올라가서 실행하는 것보다 전체적인 경영계획에 따라서 실 단위, 팀 단위로 해야 하는 과제들이 주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수평적이기보다 수직적인 형태의 조직문화가 일반적이다. 그래서 수평적인 조직문화라고 하면 흔히 ‘자신이 기획하고 아이디어를 낸 것이 받아들여져야 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 듯 한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수평적인 조직문화는 물론 내가 낸 기획이 실현될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것도 있겠지만 ‘커뮤니케이션의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회의나 보고 때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고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와 그것을 존중할 수 있는 분위기가 수평적 조직문화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성공한 유니콘 스타트업의 대부분이 그런 회의 가운데 낸 아이디어 하나가 실현되어져서 이뤄낸 것들이 많다.
우리 회사의 조직문화와 브랜드가 동일한 방향으로 동일한 가치를 지향하며 성장해 간다면 고객의 마음 그리고 조직 구성원의 마음까지 그런 문화가 스며들게 된다. 고객이 느끼는 OOO 서비스와 그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 느끼는 것이 일치한다면 그야말로 차별화된 브랜드가 되지 않을까?
인재가 곧 회사가 되는 스타트업에서 조직문화가 곧 브랜딩이 되는 이유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