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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을 기회삼아 시장을 구축하는 브랜딩

STONE

2019.03.28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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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의 꿀맛을 맛본 나라들이라면 반드시 겪어야 하는 저성장이라는 후폭풍을 맞이한지 수 해, 생존전략을 마련하지 못한 수많은 브랜드들이 소리없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브랜딩은 브랜드의 ‘정체성’에 관여하며 브랜드커뮤니케이션은 브랜드의 ‘성장’에 집중하는 업무 영역, 즉, 시작하는 비지니스 혹은 도약을 꾀하는 비지니스를 위한 일이라고 할 수 있으니 저성장이라는 시대적 배경이 깔린 지금, 브랜드를 만지는 사람이라면 실로 어떤 식으로든 깊게 고민하고 영민하게 움직이지 않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 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죠.

 

O4O(Online for Offline), 스크린에서 브랜드를 들고 나오다

온라인 비지니스를 오프라인으로 설계하여 더욱 실체감있는 브랜딩을 경험하게 하는 O4O 전략은 글로벌 기업에서 선택한 전략입니다. 점점 신중해지는 고객의 마음을 확실하게 자신의 브랜드로 꽂아버리기 위해 온라인의 편리함과 오프라인의 경험이라는 요소를 결합하였으며, 전자상거래 및 결제, IoT, 클라우드 등의 시스템을 기반으로 수집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마존고 Youtube

 

온라인멤버쉽을 기반으로 작동하는 ‘Just-Walk-out’ 시스템을 탑재한 무인결제스토어 ‘Amazon Go’를 선보인 아마존은 오픈 1년만에 본사인 시애틀에 이어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뉴욕으로 매장을 확장하였고, 3년 안에 매장수를 3000여개까지 늘여나갈 계획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또, 식료품점과 주유소가 결합된 자국내 리테일 공간 특성을 감안, 무인주유소 브랜드를 런칭할 것이며, 최근 인수한 유기농 체인 ‘홀푸드마켓’에서는 유료멤버쉽인 ‘프라임’회원에 한정하여 오프라인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없는 고객 유치 전략을 공격적으로 실행하고 있습니다.

 

 

 

알리바바의 허마셴셩(盒马鲜生)

 

디지털 페이먼트 시스템이 가장 활성화되어 있는 중국의 유통강자인 알리바바 역시 ‘허마셴셩’ 마트와 ‘타오카페’ 편의점 브랜드를 대상으로 고객의 구매행위를 극대화시키는 테크놀러지를 집중 구현하고 있습니다. 결제, 배송과 같은 단순한 연동서비스 뿐만 아니라, 모바일로 미리 식재료의 신선도를 확인하고 쇼핑한 후 허마셴셩 스토어에 가면 해당 재료로 요리된 완제품을 고객에게 전달하는 등의 재치넘치는 데이터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유통중심의 아마존과는 차별점을 두는 머천테인먼트를 중점적으로 설계하고 있습니다.

 

 

lehub.laposte.fr

잘 만든 플랫폼으로 브랜드들이 고객을 몰고 온다

하지만 이러한 거대한 테크 기반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는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스마트한’ 서비스의 이면 -개인정보노출의 프라이버시 문제나 고용저하 등의 사회적인 문제에 대한 인식- 을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 또한 새로운 고객층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브랜드는 자신의 사정에 맞는 독자적인 생존 전략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겠죠.

 

 

플레이스캠프 제주

플레이스캠프 제주는 ‘제주’와 ‘호텔’이라는 로망을 입은 물리적인 공간을 ‘라이프스타일 컨텐츠’와 ‘크루문화’라는 키워드로 운영하는 공간플랫폼입니다. 고객이 머물 수 있는 상업시설(숙박/식음공간)에 도시, 마을에나 등장하는 커뮤니티 기능을 하는 대형 광장을 결합함으로써 ‘사람이 모여드는 장소’의 특성을 한번에 담아낸 플레이스캠프 제주는 이러한 물리적인 특성을 바로 브랜드 핵심 전략으로 연결시키고 있습니다.

 

 

플레이스캠프 제주

디제잉, 수제맥주, 스케이트보딩과 서핑을 즐기던 뜨거운 광장은 어느 주말 소박하고 핸드메이드 플리마켓이 되기도 하고 평화로운 요가와 명상 장소가 되기도 하며 날이 좋은 계절에는 이곳에서 밤새 대규모의 페스티벌이 열리기도 합니다. 플레이스캠프 측에서 직접 기획한 행사와 테넌트들이 만드는 행사, 외부대관 행사 등 성격도 각각이지만, 묘하게 이 공간에서 오픈되는 이벤트들은 대박나기 반 보 전이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마치 섬세하게 상품을 바잉하는 MD처럼 광장이라는 텅 빈 플랫폼을 채워줄 콘텐츠를 셀렉하는 능력은 이미 ‘줄세우기’와 ‘지속적인 인기’라는 두 가지 고객 데이터를 통해 힙스터력을 충분히 인정받았죠.

 

 

플레이스캠프 제주

 

모두가 맞이한 시대적인 위기를 모두 함께 풀어나가보자, 라는 방식으로 개성있는 중소규모 브랜드를 발굴, 섭외, 유입시킴으로써 브랜드의 연대가 곧 고객의 연대가 될 수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시대가 불안해질수록 의식있는 소비의 시장성은 무한히 높아진다

소비와 엔터테인먼트 중심의 브랜딩에서 더 나아가 함께 고민하고 행동하는 브랜드 액티비즘은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나가는 사회·정치적 발언을 하고 새로운 페르소나를 구체적으로 제시합니다. 브랜드의 액티비즘적 전략은 고객을 신념공동체로 초대하며 그들과 함께 혹은 그들 대신 강력하게 메세지를 발신함으로써 고객의 욕망을 새로운 방식으로 해결해주기도 합니다. 

 

 

파타고니아

 

파타고니아는 대표적인 브랜드 액티비스트입니다. 이들은 아웃도어 의류생산이라는 업종을 기반으로 자연스럽게 환경보호의 철학을 가지게 되었고, 다양한 형태의 캠페인과 상품전략을 포함하는 브랜딩을 통해 이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파타고니아

‘Don’t buy this jacket’ 이라는 문구로 화끈하게 고객을 자극하며 이 옷을 사지말라는 메세지를 전달함으로써 제품대신 정신을 판매하기도 하고, 자사의 중고옷을 세탁/수선해서 되파는 ’Wornwear’ 행사, 고객들과 함께 일회용품 사용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SNS에 공유하는 ‘single use, think twice’캠페인, 그리고 비치클린캠페인 ‘Trash Free Seas’ 등 소셜임팩트에 중점을 둔 행동을 해나가면서 브랜드를 통한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는 것입니다.

 

 

파타고니아

마케팅에 돈을 쓰는 대신 의식 있는 스포츠 전문가를 브랜드 앰버서더로 기용해서 이미지를 구축하는 등의 경제적인 전략도 구사하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이들의 브랜드 액티비즘에 응답하고 행동을 함께하면서 동참의사를 ‘기꺼이 객단가 높은 제품을 재구매’하는 것을 통해 증명시켜주는 파타고니아의 고객들은 불안의 시대에서 우리가 확실하게 손에 쥐어야 할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합니다.

 

불황을 기회삼아 시장을 구축하는 브랜딩

브랜드를 인격체라고 한다면 아마존과 알리바바는 스마트한 엘리트형, 플레이스캠프 제주는 성격좋은 사교형, 파타고니아는 신념이 강한 리더형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각기 다른 개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시대와 자기자신의 현재를 파악하고 지금 여기에서 그릴 수 있는 그림을 힘있게 그려나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성장 초경쟁의 시대를 헤쳐가는 그들의 이야기가 계속 궁금해지는 것을 보면 불안의 시대라는 배경도 그렇게 싫지만은 않아지네요. 음, 당신은 어떤 브랜드를 참모삼아 불황의 시대를 건너고 싶은가요?

 

한지인

 

Place Branding Institute Director

 

giin@stone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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