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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응을 불러일으키는 일을 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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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가장 큰 약점은

포기하는 것이다

성공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항상 한 번만 더 시도해 보는 것이다

토마스 에디슨

 

 

 

호응 없는 일을 하고 있지 않나요?

약간의 비염 섞였지만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합니다. “문장에 호응이 안될 때가 있습니다” 전 수능 문제 출제위원 분께서 유퀴즈 온더 블록에 출연해서 한 말이었습니다. 그렇다면 호응이 안 되는 문장은 어떤 문장일까요? 

 

조세호 님을 바라보며 말합니다. “뒤에 서술어가 없거나, 앞에 주어하고 잘 안 맞는…(말을 멈추고) 일부러 그러시는 건 아니겠죠?” 옆에 있는 유재석 님이 한참 웃습니다. 

 

호응이 안 되는 문장은 주어 뒤에 서술어가 없거나 또는 맞지 않게 사용하는 문장입니다. 호응이 가진 뜻은 무엇일까요? 부를 호(呼) 응할 응(應)을 사용합니다. 부름에 응하는 게 호응입니다. 수능 문제 출제위원의 말을 들으며 일(업무)을 생각했습니다. ‘나는 지금 호응을 불러일으키는 일을 하고 있을까? 열심히 부르고 있는데 응답 없는 일을 하고 있진 않을까?’

 

지금부터 호응 있는 일을 한다는 게 무엇인지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생각하면서 정리해 보려 합니다. 이 글을 마칠 때쯤, “당신의 일에는 호응이 잘 되네요”라는 말을 듣길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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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한 대상이 있습니다.

호응이 좋은 공간이나 프로젝트 등을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명확한 대상이 있다는 겁니다. 퇴근 후 사수께서 집에 가지 않고 저를 붙잡곤 질문을 던집니다. 

 

 

지금 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활성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뭐가 중요한 거 같아?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을 담아 눈으로 사인을 보내고 있을 때 들어온 질문

 

뭔가 명확하게 떠오르는 생각이 없어 대답을 못했습니다. 사수가 기다리다 답을 합니다. “참여자가 이 프로젝트에 정말 알맞은 대상일까? 그렇다면 정말 필요로 하는 게 이 프로젝트일까?” 답이 아니라 또다시 질문입니다. 그러나 그 질문이 답이 됐습니다. 명확한 대상이 있는지 또는 맞는지 생각하고 점검하게 됐습니다.

 

명확한 대상이 있어야 호응이 있는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라디오 스타>에 가수 싸이 님과 성시경 님이 나온 적이 있습니다. 싸이 흠뻑쇼에는 에너지가 넘치고 흥겨운 사람이 많이 몰리는데, 성시경 님 콘서트에는 비교적 조용한 사람들이 많이 온다고 말했죠. 

 

싸이 님이 흠뻑쇼에서 성시경 님 콘서트처럼 차분하게 발라드 부르고 있으면 호응이 좋지 않을 겁니다. 신나게 춤을 추며, 다 같이 뛸 수 있는 노래를 불러야 합니다. 호응이 좋으려면 페르소나가 명확해야 합니다. 타깃은 되도록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20대 여성 또는 남성이라고만 정하면 호응은 생기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회사에 소속되어 있지만, 자기 개성을 뚜렷하게 드러낼 줄 알고 즐거움을 위해서라면 몇 십만 원의 비용을 지불하는 것에 어려움이 없는 경제적 위치에 있는 20~30대 여성이라고 해야 합니다. 구체적이 될수록 그들에게 맞는 프로젝트, 업무, 공간 등을 구성해 제공할 수 있습니다. 

 


현장에 머무르는 시간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비즈니스 프로필 WEEK라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어떤 프로젝트냐면, 지역 기업의 주력 제품 2~3개를 촬영하고 스토리를 만드는 프로젝트입니다. 지역 기업은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품 또는 서비스를 매력적으로 소개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죠. 

 

처음 시작은 간단한 대화였습니다. 

 

 

“미디어 스튜디오라는 공간에서 기업 제품을 촬영하면 어떨까요? 우리도 프로필 사진 찍을 때 좋은 사진관에서 촬영하잖아요. 이처럼 기업 제품을 촬영하고 스토리를 만들어주는 ‘비즈니스 프로필 WEEK’를 하는 거죠. 어때요?”

나와 동료와 대화

 

대화에서 시작된 아이디어는 실제 프로젝트로 발전했습니다. 제품 촬영을 할 수 있는 업체를 섭외하고 미팅을 진행했습니다. 기획안을 짜고 내부 팀과 외부 업체와 일정을 조율했죠. 이후 참여할 기업을 모집했습니다. 12개의 기업이 참여했습니다. 사전에 기업에게 제품 정보와 스토리, 원하는 촬영 방향과 비즈니스 프로필 WEEK가 추구하는 방향성을 설명했습니다.

 

나름 꼼꼼하게 준비했다고 생각했지만 현장에 들어서니 놓치는 게 숭숭 생겼습니다. 시행착오를 겪은 겁니다. 근데 시행착오를 겪고 개선하려면 현장에 있어야 합니다. 비즈니스 프로필 WEEK를 하며 겪은 시행착오는 사전에 제품을 충분히 확인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좋은 카메라와 조명 등 환경만 갖춰지면 1기업 당 40분 정도면 충분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현장에서 직접 촬영팀과 협업하며 일을 해보니 아니었습니다. 제품 재질, 포장지 성격, 제품 카테고리에 따라서 필요한 소품, 촬영 방법이 다 달랐습니다. 40분은커녕 2시간을 넘어가기 일쑤였죠. 

 

처음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3개의 기업 6개의 제품을 촬영하는 데 꼬박 하루가 걸렸습니다. 바로 방법을 바꿨습니다. 먼저 프로젝트 설명회를 진행했습니다. 얼굴을 마주하고 프로젝트를 설명하고 질문을 받았습니다. 다음으로 기업마다 촬영할 제품을 사전에 취합했습니다. 제품, 포장지 등 말이죠. 촬영팀과 먼저 제품을 확인하고 필요한 소품과 구도를 체크했습니다. 

 

그러고 나니 촬영이 한결 쉬워졌습니다. 물론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요. 만약 촬영팀에게 맡기고 현장을 살펴보지 않았다면 알 수 없었을 겁니다. 호응을 얻는 프로젝트를 하고 싶다면 현장을 멀리해서 안 됩니다. 그럴 때일수록 더욱 현장에 머물며 개선해야 할 것을 발견하고 학습해야 합니다. 

 

 

 

 

 

현재 진행 중인 비즈니스 프로필 WEEK 프로젝트 모습 

 


참여자, 고객이 즐길 틈을 만들어야 합니다. 

강남역에 <일상비일상의 틈>이라는 공간이 있습니다.(예전 무인양품이 있던 공간입니다) LG유플러스에서 운영하는 복합문화공간입니다. 이 공간에서 레고, 뉴발란스, 현대차 아이오닉, 갤럭시 Z 플립 등 다양한 콜라보가 이뤄집니다.

 

장준영 LG유플러스 CX 마케팅 담당자는 “MZ 세대가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드는 데만 집중했다"라고 말합니다. 어릴 때 놀이터라는 공간은 재미로 가득했습니다. 

 

 

왜 그랬을까 생각해 보면 말이죠. 우리가 규칙을 만들었기 때문에 재밌었습니다. 

 

놀이터는 정해진 규칙이 없었습니다. 그네, 시소, 구름다리 등 놀이기구를 자기 마음대로 사용하면 됩니다. 그네와 멀리뛰기를 섞어서 누가 멀리 뛰는지 대결을 합니다. 그 누구도 그네와 멀리뛰기를 섞어서 탈 수 없다고 하지 않습니다. 규칙을 만들면 그만입니다. 또 언제든 바꿀 수 있습니다. 

 

규칙이 없다는 게 무슨 의미일까요? 틈을 준다는 겁니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처음 세상에 선보였을 때 대단한 규칙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손가락으로 화면을 터치하고 키우고 줄이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게 다였습니다. 이후 아이폰은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사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특별한 설명서가 없어도 말이죠. 

 

참여자, 고객이 즐길 틈은 ‘규칙 없음’에서 나옵니다. 그 빈틈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메울 때 즐거워집니다. 지금 제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하나부터 열까지 다 준비했으니 참여만 하면 됩니다.’가 아니라 ‘우리의 콘셉트와 진행 과정을 이럴 겁니다. 어떤가요? 덧붙일 생각과 아이디어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라고 해야 합니다.

 

규칙을 함께 만들 수 있는 틈을 줘야 합니다. 누구에게요? 바로 내가 준비한 일, 프로젝트 등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요. 

 


호응이 있는 일을 한다는 것

호응은 혼자서 만들 수 없습니다. 우리 모두의 일이 그렇습니다. 나의 일, 우리의 프로젝트가 누군가의 호응을 불러일으키길 원합니다. 근데 때로는 그 호응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오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수많은 돈을 쏟고도 혹평을 받는 영화처럼요. 근데 혹평도 호응이라는 겁니다. 내가 더 나아질 수 있는 방향을 혹평이란 호응으로 받은 거죠. 좋은 호응만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면 실망하고 더 나아질 기회를 놓치게 될 겁니다.

 

호응이 있는 일을 한다는 것, 결국 내가 지금 무언가를 시도하고 있다는 겁니다. 명확한 대상을 찾고, 현장에 머물고, 참여할 수 있는 틈을 만들어낼 때 좋은 호응을 받는 일을 만들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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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응이 있는 일을 하고 싶은 분들을 위한 글 요약

1. 명확한 대상을 정하세요. 구체적인 페르소나를 설정해 필요한 게 무엇인지 고민하세요. 

2. 현장에 머물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이 있다면 머무세요. 현장에서 개선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3. 즐길 수 있는 틈을 만들어주세요. 그 틈은 바로 규칙 없음에서 시작됩니다. 놀이터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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