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붙잡기

롤 모델이 있으신가요?

김소희

2020.10.13 09:13
  • 931
  • 콘텐츠에 ‘좋아’해줘서 고마워요 -
    3
  • 0

 

살면서 롤모델이 누구냐는 질문을 참 많이 받았습니다. 초등학생 땐 롤모델을 제출하라는 숙제가 있었고, 중고등학교 시절엔 롤모델을 정하고 본받을 점을 말해보는 수업도 있던 것 같습니다. 그때마다 한참 고민하다가 결국 네이버 지식인을 찾아봤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나의 롤모델보단 남들에게 소개할만한 업적을 가진 롤모델은 누구인지 고민했었던 것 같아요. 헬렌 켈러로 쓸지 빌 게이츠로 쓸지 말이죠.

 

 

롤모델은 누구이며 그 이유를 서술하시오(300자). 대학생이 된 후엔 대외활동 자소서의 단골 질문이었던 것 같아요. 당시 저는 광고인이 되고 싶었고 그 분야에서 유명한 사람들이나 그들의 업적을 열거하는 건 일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의문이 들었습니다. 과연 업적만 가지고 그 사람을 닮고 싶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사회생활을 몇 년 한 후에도 전 롤모델이 없었습니다. 아직도 없다고 봐야죠. 운이 좋아 훌륭한 업적을 가진 분들과 일할 기회가 많았고 배울 점 또한 많았습니다. 그분들의 업적은 노력으로부터 나왔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가끔은 소통 과정이 불편했던 적도 있었고, 상대의 태도에 눈살 찌푸려진 적도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업적보단 사람의 말과 습관, 태도 등에 더 눈길이 갑니다.

 

업적을 보고 롤모델을 정하지 않으니 좋은 점이 참 많아요. 누구를 만나든 업적과 상관없이 사람 자체를 보게 되는 것 같아요. 그 사람의 말과 습관, 태도에서 좋은 점이 보이고 내 것으로 흡수하고 싶어집니다. 사소한 거라도 닮고 싶은 점들을 기억하고, 따라 하다 보니 그중 하나는 제 행동에 반영되는 것 같기도 해요. 안될 때도 많지만,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안되면 뭐 어때요? 손해 볼 건 없는걸요.

 

저도 누군가에겐 좋은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 싶어집니다. 제가 만나는 사람들로부터 좋은 점을 흡수하다 보면, 어느새 저도 괜찮은 사람이 될 수 있겠죠.

  • #롤모델
  • #말
  • #습관
  • #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