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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박사의 심리만만

코로나 블루. 코로나가 우울을 일으키는 과정

심리전문가 노박사

2020.10.06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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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시작하면서... 

 

우리 모두는 예상치 못했던 세계적인 질병의 대유행으로 인하여 대단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질병의 혹산에 그치지 않고, 생활 상의 변화와 더불어 심리적 측면에서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중에서도 코로나로 인하여 내적 및 심리적 스트레스가 증가되고, 우울함이 늘어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코로나가 우리에게 우울감을 증가시키는 원인과 과정을 무엇일까요?

 

 

1. 강제적인 활동의 제한

 

코로나가 가져온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다양한 형태의 '셧다운'입니다. 셧다운이란 강제적으로 업무나 일상적인 활동을 중지한다는 의미입니다. 큰 범주에서는 도시를 봉쇄하거나 나라 간 이동을 금지하는 것이기도 하며, 작은 범주에서는 학교나 직장이 폐쇄되어 재택근무나 재택수업을 하는 것을 지칭할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 차원에서 가장 심각한 셧다운은 확진자로 판정되어 격리시설에 입원을 하거나 해외 방문 등으로 인해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 경우들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와 같은 셧다운은 우리들의 일상적인 활동들을 제한하게 됩니다. 우리가 평상시에는 잘 의식하지 못하지만 '적절한 활동'이란 우리에게 신체적 및 심리적으로 건강한 자극과 활력을 주는 기능을 합니다. 또한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면서 우리의 에너지를 적절히 사용하며, 에너지 소모를 하면서 소모된 에너지에 비하여 더 큰 성취나 만족을 얻기도 합니다. 이는 성취나 업적과 같은 긍정적 성과를 얻음과 동시에 (방에만 틀어박혀 있어서 침체되는 경우 발생하는) 잡생각이나 걱정을 분산하여 감소시키는 긍정적 기능이 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한 활동 제한은 전반적 신체적인 무기력감이나 심리적으로 처지는 느낌 등을 불러오기 쉽습니다. 하루 이틀 정도야 집중해서 쉬는 것이 만족스럽고 즐겁다 할 수 있겠지만, 이와 같은 시간이 길어진다면 이는 즐거움이 아니라 신체적 기능 저하나 심리적 침체를 불러오기 마련입니다. 이는 장마나 미세먼지 등으로 인하여 원래 놀러 가려던 약속을 취소하고 주말 내내 방에만 틀어박혀서 있는 경우 기분이 다운되거나 처지는 느낌을 가지는 것과 유사합니다. 

 

그런데 모든 직장인들의 꿈이 이와 같이 집에서 푹 쉬는 것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본인이 원하여 자발적으로 선택하거나 혹은 열심히 일한 후에 보상으로 주어지는 휴가일 경우에나 그런 것입니다. 현재 상황과 같이 강제적으로, 그리고 타의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활동 제한은 매우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끼칩니다. 이와 같이 활동의 제한을 처벌로 활용하는 전형적인 예가 바로 감옥입니다. 재소자들의 사회적 활동성을 제한하는 것만으로도 심한 처벌인 것입니다. 

 

코로나는 우리의 활동성을 제한하여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침체되는 기분을 주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로 인한 정서적 및 감정적 결과가 바로 우울입니다. 

 

 

 

2. 즐거운 활동의 축소

 

상황적 요인에 의한 강제적인 활동 제한은 평상시 즐기던 즐거운 활동이나 긍정적 사건들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즐거운 활동의 감소는 심리적 에너지의 회복 기회를 잃게 하며 침체되고 부정적인 감정들이 지속되게 하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소확행'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작은 활동이자만 확실하게 행복과 만족감을 불러오는 일련의 활동'을 지칭하는 것으로써, 심리적 건강을 유지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도합니다. 코로나로 인한 활동성의 제한은 우리가 평상시에 즐기던 '소확행'과 같은 즐거움을 주는 활동들을 제한하게 됩니다. 그래서 우울감이 늘어납니다. 

 

대표적인 '소확행'으로는 '향이 좋은 카페에서 내가 좋아하는 차를 마시며 읽고 싶은 책 일기' 혹은 '좋은 친구들과 카페에서 만나 수다 떨기' 등입니다. 혹은 맛집을 찾아다니며 좋아하는 음식을 먹거나 좋아하는 장르의 영화를 보는 것도 포함됩니다. 좀 더 큰 사이즈의 소확행은 바로 '여행'입니다. 당일치기 여행일 수도 있으며, 1박 2일 정도의 여행이 될 수도 있습니다. 만약 몇 개월에 걸쳐 수행했던 큰 프로젝트를 끝냈다면 일주일 가량 동남아의 리조트에서 베짱이처럼 노는 것도 아주 좋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코로나로 인하여 위에서 언급한 대부분의 소확행들이 제한을 받고 있습니다. 카페에는 좌석을 치워버리고 테이크아웃 서비스 만을 제공하기도 하며, 사람들이 줄을 서서 먹던 맛집도 한산해질 정도입니다. 영화관은 폐쇄된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는 곳이기 때문에 기피 대상 1순위가 되었습니다. 이제 해외여행은 물 건너 간지 오래되었을 뿐 아니라 언제 다시 재개될지도 불분명합니다. 국내여행의 경우에도 맘껏 즐기는 여행이 아니라 서로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긴장하는 여행이 되었고, 유명인사들이 여행 사진을 SNS에서 올렸다가 엄청난 욕을 먹기도 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즉 코로나로 인한 활동성의 제한은 결국 우리가 평상시에 즐기던 긍정적 활동들이 축소되는 부정적 결과를 가져옵니다. 이와 같은 긍정적인 활동들은 우리에게 활력과 즐거움을 주는 동시에 심리적 에너지를 보충해주는 순기능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심리적 에너지의 보충은 스트레스를 보다 잘 대응하고 처리하는 데 사용되며, 어려움이나 문제가 있더라도 이를 해결하는 힘의 원천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긍정적 활동의 축소로 인하여 우리의 심리적 에너지는 계속해서 소진되기만 하고 보충되지 못하는 결과를 얻으며, 이로 인해 스트레스나 상황적 어려움에 대한 잘 대처하기 위해 필요한 심리적 복원력도 감소되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3. 급증하는 부정적 정보로 인한 부정적 사고

 

코로나와 같은 문제 사건이 발생하게 되면 그와 관련된 수많은 뉴스나 정보들이 넘쳐납니다. 그런데 그 뉴스나 정보들은 대부분 부정적인 내용입니다. 이와 같은 부정적 내용의 정보와 기사들이 우울감을 불러옵니다. 

 

감정적인 우울을 불러일으키는 가장 큰 요소는 바로 부정적 생각입니다. 동일한 사건에 대해서도 어떻게 생각을 하는지에 따라서 그에 따른 감정적 반응은 차이를 보이게 됩니다. 예를 들어 반에서 30명 중 3등이라는 성적을 받고도 '잘했네! 상위 10% 안에 들었네!'라고 생각하면 성취감과 만족감이 들지만, '지난번에는 1등이었는데, 성적이 너무 떨어졌네ㅠㅠ'라고 생각하거나 '이 정도로는 이 험한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없어! 적어도 전교 3등은 되어야 돼!'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긴장감과 스트레스를 받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친숙해진 용어 중 하나가 바로 인포데믹입니다. 정보(information)와 전염병(epidemic)의 합성어로 다양한 미디어나 인터넷, SNS를 통하여 잘못되거나 왜곡된 정보가 퍼져 가나는 것을 말하는 현상입니다. 이는 기본적으로 인터넷 등을 통한 정보의 공개 및 공유가 활성화된데 따른 부작용입니다. 하지만 가짜 뉴스가 아닌 진짜 정보라고 하더라도 걱정이나 불안을 일으키기 충분할 정도 부정적인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포탈 대문에는 오늘의 확진자와 사망자 숫자가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뉴스의 내용들도 2차 대유행이나 전 세계적인 확산세, 그리고 부정적인 경제 전망과 미래의 불확실성을 아주 구체적으로 증거와 숫자를 들이대면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진짜 정보이건 가짜 정보이건 그 내용들은 대부분이 부정적이며, 이와 같은 부정적 내용의 기사나 정보를 접하는 것은 부정적 사고를 유발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는 결국 대표적인 부정적 감정인 우울과 불안을 유발하게 됩니다.

 

 

 

4. 심리적 에너지의 소진

 

부정적인 사건의 경우에는 장기화되면 어떤 방법으로도 해결하기 어려울 정도의 피로감과 심리적 에너지의 소진을 가져오게 됩니다. 이와 관련된 대표적인 표현이 '장병에 효자 없다!'라는 말입니다. 즉 아무리 부모라고 하더라도 오랜 병치레를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지치고 힘들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코로나가 완전히 통제되고 않고 n차 감영이나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되면서 장기화되는 과정으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그래도 코로나 등과 같은 사태가 발생하는 초기에는 다 같이 힘을 모아 대처하자는 의지나 집중적인 노력을 하려고 합니다. 서로 지지와 격려를 나누면 결의를 다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사태가 지속되면서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결국 심리적 에너지들은 지속적으로 소모되고 고갈되어 바닥나게 됩니다. 이로 인해 보통 번아웃이라고 하는 극심한 심리적 소진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심리적 에너지가 소진되는 것만으로도 무기력감이나 우울감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에 더하여 심리적 에너지의 소진은 그나마 유지하던 긍정적 활동(서로 격려나 지지를 하거나 이겨낼 수 있다는 다짐을 하기 등)에 필요한 에너지마저도 남지 않게 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그래서 우울감이 더욱 심화되며, 나중에는 될 대로 되라라는 식으로 손을 놓게 됩니다.

 

 

 

5. 미래 변화에 대한 불확실성과 두려움

 

심리치료 기법 중 Aron Beck의 인지행동치료 이론에 따르면 우울증의 특징적 사고 중 하나가 바로 미래에 대한 부정적 예상입니다. 즉, 우울감에 빠지면 앞으로 부정적인 결과들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패턴을 보인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면, '치료를 받는다고 낫겠어?', '열심히 해도 나는 성공하지 못할 거야ㅠ', '앞으로도 내 인생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ㅠㅠ' 등의 생각들이 늘어나게 됩니다. 

 

그런데 이를 역으로 생각해보면, 부정적인 예상이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우울감을 불러오기도 합니다. 즉, 앞으로 안 좋은 일이 닥칠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거나 혹은 쉽게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들이 우울감을 증가시킵니다. 또한 콕 짚어서 부정적인 예상을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어떻게 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증가시킵니다. 사람이 가장 두려운 순간 중 하나는 바로 무엇이 들어있지 모르는 상자에 손을 넣을 때인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한 현재의 상황을 정리해보면, 이 상황이 쉽게 종식되거나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이번 사건으로 인하여 급격한 사회적 변화와 도전이 예상되는데 이에 적응하는 것 자체가 쉬워 보이지 않습니다. 게다가 더욱 두려운 것은 이와 같은 다양한 예측들도 단지 예측일 뿐이지 정말 세상이 어떻게 변화할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이와 같은 불확실성은 실제 미래가 다가와 현실이 될 때까지 내 마음의 한쪽 구석에서 계속 자신을 불안하게 만들고 스트레스를 유발하게 됩니다. 

 

 

 

새로운 변화라는 것은 항상 스트레스를 유발합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는 초등학생이 되었다는 자부심을 가지지만 제대로 된 Schooling이라는 새로운 도전과 변화에 직면해야 합니다. 원하던 회사에 입사하는 것도 합격했다는 기쁨은 잠시이며 엄청난 업무 부담과 회사라는 사회적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새로운 스킬을 학습해야 합니다. 대망의 꿈을 안고 이민이나 유학을 떠나는 사람들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에는 1년 정도의 힘겨운 적응 과정을 필수입니다. 그래도 지금 예로 들었던 경우들은 대부분은 먼저 경험한 사람들이 있으며,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나 가이드들도 충분히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상황은 누구도 확실한 대답을 하기 어려우며 무엇이 정답인지도 모르겠는 불확실한 의문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당연히 지치고 힘들며 장기적인 대응이 필요한 것입니다. 어찌 보면 그 과정에서 우울감과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필수적 과정일 수밖에 없습니다.

 

분명한 것은  과정에서 우울감과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대비하는 사람은 그나마 상황을 버틸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이 것이라는 확실한 예상(?!) 수용하지 않거나 준비하지 않는다면 쉽게 지치고 빨리 심리적 에너지가 소진되어 버릴 것입니다. 피할 없는 현실이라면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대응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글을 쓰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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