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목소리로 말하고
천천히 말하고
너무 많이 말하지 말라
- 존 웨인
여섯 번째 잡소리를 떠들어볼까요
다섯 번째 잡소리에서는(내용이 궁금하면 클릭) 잠재 고객이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을 인터뷰하기 위해 정리한 Why, What, How, If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Why : 왜 하고 싶은지, 어떤 가치를 전달하고 싶은지를 얘기했죠. What : 어떤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은지를 설명했죠. How : 커뮤니티를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고, 어떻게 사람을 모을지 정리했습니다. If :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우리와 참여자들이 무엇을 얻어 갈 수 있는지 기록했죠. 준비를 하면서 여러 변주가 생겼습니다. 흔들리며 방향성을 잡아갔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나온 Why, What, How, If를 가지고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이제 어떤 질문을 준비했고, 어떻게 인터뷰를 진행했는지 그리고 인터뷰 과정을 통해 나온 인사이트가 무엇인지 기록해보려 합니다. 함께 잡소리 떠들어볼까요?
마음에 드는 사진을 공유해요. 주말 업무 후 집 근처 차가 없는 도로 사진(왼) / 한 달에 한 번 정도 같이 걷는 크루와 걷던 둘레길 7코스(오)
그래서?
뭘 묻고 싶은 건데
기획은 정리됐습니다. 잠재 고객과 인터뷰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게 있습니다. 인터뷰를 하려면 확인하고 싶은 내용과 질문이 정리돼야 합니다. 아무런 준비 없이 인터뷰를 한다면 인터뷰이에게 실례가 됩니다. 인터뷰를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입니다. 확인하고 싶은 내용과 질문을 준비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확인하고 싶었을까요? 크게 일곱 가지 단계로 나누어 정리했습니다. 인사, 잠재 고객 정보 입수, 배경 설명, 문제(니즈) 확인, 문제 해결 방법 검증, 고객 관점 탐색, 마무리입니다. 일곱 가지 단계로 나누어 하나씩 살펴보며 정리할게요.
인사, 안녕하세요
가장 간단하면서도 놓치기 쉬운 게 인사입니다. 인터뷰를 할 때 바로 질문을 던지고 본론으로 들어가는 건 좋지 않은 거 같아요. 반대로 인터뷰 요청을 받았는데 가벼운 인사 없이 바로 진행된다면 어떨까요? 운동선수가 워밍업 없이 훈련에 들어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워밍업 없이 훈련한다면 부상으로 연결되죠. 인터뷰도 마찬가지로 인사 없이 들어간다면 좋은 인사이트를 얻기 어려울 수 있어요. 인터뷰를 요청한 대상에게 가벼운 인사와 함께 안부를 물었어요. 인터뷰와 상관없지만 가벼운 얘기로 시작했죠. 이후 커뮤니티를 기획한 의도를 짧게 설명하고 주요 가설들에 대한 의견과 인사이트를 얻기 위한 자리임을 전달했어요
줍줍, 잠재 고객 정보
먼저 커뮤니티에 참여한 경험을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커뮤니티 참여 경험이 있다면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인터뷰이가 커뮤니티를 참여했다면 그 경험 속에서 얻어낼 수 있는 인사이트가 있을 겁니다. 왜 커뮤니티에 참여했는지, 참여했을 때 좋았던 점과 아쉬운 점이 무엇인지, 커뮤니티 참여로 제일 크게 얻어 간 게 무엇인지 등 참여자가 가진 귀중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결국 이 작업을 통해 커뮤니티에 적용해야 하는 점을 찾아낼 수 있다고 생각했죠. 다음으로는 본인이 생각과 경험을 글(콘텐츠)로 만들어 본 적이 있는지 확인했습니다. 준비 중인 커뮤니티에서 중요한 장치 중 하나가 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정리하는 것입니다. 우리 커뮤니티에 참여하는 고객이라면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글로 정리하고 공유하는 행위에 대한 욕구가 있을 거란 가설을 세웠죠. 이런 욕구 속에서 어떤 글을 적고 있는지, 만들면서 어려운 점은 없는지 등을 이어서 질문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인터뷰이 또는 잠재 고객이라 할 수 있는 대상에 대한 정보를 모으고 정리했습니다.
Back Ground, 배경을 잘 그려줘야죠.
맨 먼저 인사를 하며 커뮤니티 기획 의도를 가볍게 설명했습니다. 가볍게 설명했기 때문에 한 번 더 자세히 설명했죠. 왜 커뮤니티를 하려 하는지, 어떤 커뮤니티를 생각하고 있는지, 무엇을 하는 커뮤니티인지,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는 커뮤니티인지 설명 했습니다. 배경을 설명하며 인터뷰이에게 궁금한 점이나 이해가 안 되는 점이 있는지 질문했습니다. 설명하는 사람 입장에서 완벽하게 이해가 됐겠지만 듣는 입장에서는 이해가 안 되거나 궁금한 게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림을 잘 그려줬는지 확인하는 질문이었죠. 이 질문을 통해 듣는 입장, 참여하는 입장에서 궁금한 점과 이해가 안 되는 점을 확인하고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생각한 문제가 문제 맞나요?
배경 설명이 끝나고, 우리가 생각한 문제(가설)에 대해 얘기를 했습니다. 크게 세 가지를 질문했죠. 본인의 경험과 생각에 공감하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은 욕구가 있습니까? 다른 사람의 인사이트를 소비만 하지 않고 본인도 생산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까? 당신의 생각에 대한 타인의 반응이 궁금합니까? 요약하자면 소통, 생산, 반응입니다. 우리가 세운 가설을 보자면, 페르소나에게는 남과 소통하고 싶고, 소비자에서 생산자로 업그레이드 하고 싶고, 내 글에 대한 반응을 확인하고 싶다는 욕구가 있습니다. 사실 이 욕구는 우리에게 있던 것입니다. 페르소나가 바로 우리였던 거죠. 이 작업을 통해 우리가 가진 욕구가 우리만 가진 게 아닌 잠재 고객도 가진 것임을 확인하고자 했습니다. 나도 관심 있고 남도 관심 있다면 최고입니다. 나는 관심 없지만 남이 관심이 있다면 차선이죠. 나는 관심 있지만 남이 관심 없다면 최악이죠. 우리가 생각한 문제, 우리가 세운 가설이 남이 생각할 때도 맞는 문제이고 가설인지 확인하는 질문을 던진 겁니다. 질문을 통해 참여한 인터뷰이가 갖고 있는 욕구를 확인하고 문제와 가설에 가까운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번뜩이는 문제를 발견했다면 잠시 숨을 고르세요. 그 문제가 정말 문제가 맞는지 살피고 확인하세요.
안개가 가득 낀 길도, 시간이 지나면 다 걷힙니다. 중요한 것은 안개를 향해 멈추지 않고 달려가는거죠
문제 해결러, 솔루션 검증
앞서 문제와 가설을 확인하는 질문을 인터뷰이에게 던졌습니다. 문제, 가설, 욕구를 확인했죠. 이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방법, 참여하는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며 질문을 던졌습니다. 계속 이어진 커뮤니티 설명을 듣고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지 질문했습니다. 보통 고객이라면 긴 설명을 듣고 구매를 하지 않습니다. 수많은 서비스와 제품은 짧은 시간 안에 잠재 고객의 마음을 얻어야 합니다. 긴 설명 후에도 참여 마음이 들지 않는다면 매력적인 요소가 부족하기 때문일겁니다. 참여 마음이 든다면 절반은 성공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왜'입니다. 왜 참여하고 싶은지, 왜 참여하고 싶지 않은지 이유가 중요한 겁니다. 이어서 왜 그런지 질문합니다. 왜에 대한 답변에서 인사이트를 얻어내야 합니다.
다음으로 다른 커뮤니티와 차이점이 무엇이 있는지 질문했습니다. 차이점은 곧 매력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죠. 커뮤니티 운영 방식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사람을 모으고 같이 이야기하고 공유하고 네트워킹을 형성하는 거죠. 차이점은 곧 우리만의 '무언가'가 있다는 겁니다. 무언가를 찾기 위해 질문했습니다. 우리가 생각한 지점과 인터뷰이가 대답한 내용이 일치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전혀 다른 지점에서 색다른 매력이 나올 수 있습니다. 엄청나게 커야만 차이가 아닙니다. 작은 차이라도 구별된다면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이후 얼마 정도면 커뮤니티에 참여할 수 있는지 질문했어요. 설명한 커뮤니티에 참여하는 비용을 확인하기 위해서죠. 우리가 받고 싶은 금액과 고객으로서 사고 싶은 금액의 적정 수준을 파악해야 합니다. 인터뷰이마다 대답한 금액은 달랐습니다. 누구는 꽤 높은 금액을 말했고, 누구는 평범한 금액을 얘기했습니다. 이를 통해 성장에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는 사람과 소극적으로 하는 사람을 확인하게 됐습니다. 수익화를 생각하며 우리가 타깃 해야 할 대상도 정해볼 수 있겠죠. 반대로 내게도 질문합니다. 나라면 얼마 정도면 참여할 것인지? 아깝지 않게 느끼게 만들어주려면 무엇을 전달해줘야 하는지 질문에 질문을 이어서 갑니다. 답변을 하게 됩니다.
온라인 진행과 글을 써야 하는 규칙에 대해서도 물어봤습니다. 코로나19 속에 온라인 만남은 뗄래야 뗄 수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인터뷰이 중 다수가 온라인 커뮤니티 경험이 있었습니다. 다들 온라인 만남은 아쉬운 점이 많다고 했습니다. 오프라인처럼 비언어적인 요소도 확인하며 대화할 수 없고, 직접적인 소통이 아니다 보니 아쉽다고 했습니다. 여기 더해 온라인에서 리딩 하는 사람에 따라 긍정적 경험과 부정적 경험으로 나뉜다고도 했습니다. 좋은 콘셉트와 콘텐츠라 할지라도 리딩 하는 사람이 미숙하면 부정적 경험을 하게 되고 재참여를 할 확률이 낮아지는 것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전에 리딩 하는 사람들에게 ZOOM(줌), 워밍업 질문 등 기본적인 교육을 하는 곳도 있다고 했습니다. 온라인에서 한다면 콘셉트, 사전 준비, 인터넷 환경 등 환경 조성이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죠. 글을 써야 하는 규칙에 대해선 약간씩 부담이 된다는 반응이었습니다. 비교적 커뮤니티에 적극적인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글을 쓴다는 행위에 대한 부담감이 있는 거죠. 이 부담을 낮추는 장치가 필요합니다. 부담이 생기면 어떤 자리, 어떤 모임이라도 참여할 마음이 줄어듭니다. 부담을 낮추는 장치에 대해 고민을 하도록 이끌어줬습니다. 사실 저도 글을 꾸준히 쓰면서 부담감이 줄어들었습니다. 양을 줄이고 꾸준히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면 어떨까요? 구성을 어느 정도 만들어주고 글을 쓰게 하면 어떨까요? 생각해 봅니다. 여러 모양과 방법으로
마지막으로 참여자 입장에서 커뮤니티에 더 있었으면 하는 것과 남에게 커뮤니티를 소개한다면 뭐라고 할 건지 질문했습니다. 커뮤니티를 기획하면서 놓친 건 없는지 참여자 관점에서 추가했으면 하는 게 있는지 확인했습니다. 공급자 입장에만 있다면 놓치는 게 생기기 때문이죠. 남에게 어떻게 커뮤니티를 소개할 건지 질문을 통해 최종적으로 인터뷰이가 커뮤니티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하는지 살펴봤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남에게 소개하는 것처럼 좋은 커뮤니티도 남에게 소개하고 싶어집니다. 그 소개 문구가 어떨지 궁금했습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 커뮤니티에요. 우리의 대화 기록이 잘 남아서 콘텐츠가 되는 커뮤니티에요. 여럿이 함께 모여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커뮤니티에요. 비슷한 관심사의 사람들을 만나고 손쉽게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는 서비스에요. 너의 콘텐츠를 만드는 걸 도와주는 곳, 그리고 같이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등 우리 커뮤니티를 이해한 사람들의 표현입니다. 이 표현들을 조금 더 날카롭고 매력적으로 만드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당신의 관점은 어떤가요?
솔루션까지 검증하는 질문을 한 뒤, 인터뷰이가 가진 관점을 살펴보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평소 타인과 나누고 싶은 주제가 있는지, 괜찮게 생각했던 커뮤니티가 있는지, 어떤 커뮤니티가 좋은 커뮤니티라 생각하는지, 커뮤니티 활동을 할 때 장기가 좋은지 단기가 좋은지 이런 질문을 통해 추가할 수 있는 주제를 정리했습니다. 내가 경험한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즉 주제에도 한계가 있는 거죠. 관심사를 확장하기 위한 질문이었습니다. 다양한 주제를 확보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인터뷰이가 생각하는 괜찮은 커뮤니티를 통해 레퍼런스를 쌓아갑니다. 또한 좋은 커뮤니티가 무엇인지 질문을 통해 커뮤니티에서 꼭 가져가야 할 내용을 정리합니다. 장기적 활동, 단기적 활동을 확인하며 기간 설정에 대한 힌트를 얻습니다. 중요한 것은 나만의 경험과 관점에 갇히지 말아야 한다는 겁니다. 인터뷰이 관점을 확인해 커뮤니티를 보다 뾰족하고 매력적으로 만들어가는 발판을 마련합니다.
마무리. 감사합니다
1시간이 조금 넘게 인터뷰가 진행됐습니다. 첫인사만큼 마무리도 중요합니다. 귀중한 시간을 내준 인터뷰이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간단한 선물을 보내드렸어요. 누군가의 시간을 빌렸다면 감사 표현을 하는 게 아주 중요합니다. 혹시 다른 업무 영역에서도 인터뷰를 준비한다면 참고해보는 글이 되면 어떨까 싶네요.
제일 중요한 것은 질문하고 듣는 겁니다. 설명은 되도록 짧게 하며 인터뷰이가 많은 말을 할 수 있도록 경청하는 겁니다. 말하는 중간에 끊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궁금한 것은 메모해두었다 말이 끝나면 이어서 질문합니다. 나도 모르게 유도 질문을 해서 원하는 답변을 얻는 것을 지양해야 합니다. 인터뷰이가 생각한 답변과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답변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적절한 질문을 던져주며 물꼬를 터줘야 합니다 인터뷰는 내가 말하고 듣는 시간이 아닙니다. 질문하고 상대의 생각, 관점, 경험을 듣고 정리하는 시간입니다. 여섯 번째 잡소리를 그만 떠들어볼까 합니다. 일곱 번째 잡소리는 인터뷰를 통해 정리된 인사이트와 베타 버전으로 운영하기 전까지 과정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오늘도 함께 잡소리를 떠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