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의 ‘보고 울렁증’을 없애주려면?
이렇게 하고 있었다고요?
...왜요?
하...미리 좀 보여주지...
업무 상황을 확인했더니 구성원이 엉뚱한 방향으로 일을 하고 있어 황당했던 적, 리더라면 다들 있으시죠? 자주 중간 보고를 해달라고 요청해도 쉽게 바뀌진 않는데요, 이유가 뭘까요? 바로, 구성원 입장에선 '보고'가 결코 반가운 시간이 아니어서입니다. 두렵고 피하고 싶은 상황일 때가 많죠. 평소 충분히 고민했던 내용도 막상 리더 앞에선 초조하고 불안한 마음 탓에 충분히 설명하지 못합니다. 게다가 문제가 있다면 더더욱 말하기 힘들고요. 그래서 상황이 복잡해진 뒤에야 뒤늦게 알려서 수습이 힘들어지는 경우도 생기고요.
구성원의 어려움은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보고를 받지 않을 순 없는 법! 리더가 이런 답답한 상황을 덜 겪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로, 리더가 보고받는 자세를 바꾸면 됩니다. 어떻게 하냐고요? 딱 세 가지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 일단은 긍정적으로 반응해 주기
첫 번째로는 보고 내용이 '마음에 안 들더라도'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표현해 주셔야 합니다. 직원 입장에서 100% 확신을 갖고 신나서 보고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때문에 ‘시작’이 부담될 수밖에 없는데요, 이때 긴장을 낮춰주기 위해서는 '윗사람'이 긍정적 감정을 표현해 주는 게 중요합니다. 지적하고 싶은 게 눈에 보이더라도 일단은 좋은 부분을 찾아 먼저 인정해 주세요.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봐도 잘한 게 없을 때는 어떡하냐고요? 리더는 구성원들보다 대부분 눈높이가 높게 마련이죠. 하지만 ‘최고의 결과물’이 아니어도 ‘최선’을 다한 부분에 대해서는 격려할 수 있지 않을까요? 기존에 하지 않았던 시도를 했거나, 과거 지적 받았던 부분을 보완한 것 등 말입니다.
문제 상황을 가지고 온 구성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될 때까지 뭘 한 거냐?’라는 질책을 하고 싶겠지만, 그 상황을 겪고 고민했을 구성원의 마음을 먼저 헤아려 주세요. ‘문제가 더 커지기 전에 빨리 알려줘 고맙다’거나 ‘솔직하게 상황을 공유해 준 덕분에 대책을 함께 찾아 볼 수 있겠다’고 말해준다면, 다음번에는 좀 더 빨리 상황을 공유할 용기가 생길 것입니다.
✌ 질문하기
긍정적으로 반응한 다음에는 질문을 하셔야 합니다. 구성원이 새로운 전략을 짜왔는데, 리더의 생각엔 '불필요한 일'일 경우를 상상해 봅시다. 우선, 그 아이디어가 좋은지 나쁜지를 ‘판단’하고 싶어지실 텐데요. 하지만 이를 조금만 미뤄두고 우선 구성원의 생각을 들어보는 거죠. ‘어떤 의도’로 이걸 기획했는지, ‘무엇을 근거’로 자료를 구성했는지 등을 확인하다 보면, 구성원이 미처 보고서에 담지 못했던 내용이나 리더인 내가 몰랐던 정보를 추가로 알게 될 수도 있습니다.
리더가 관심을 주지 않는 일에 구성원이 애정을 갖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보고 받는 과정에서 리더가 적극적으로 질문한다면 구성원도 좀 더 책임감을 갖고 업무에 임하지 않을까요?
다만, 질문을 하는 리더의 ‘톤’이 정말 중요합니다. 리더는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얻고자 질문한 것인데, 구성원 입장에선 자신의 보고 내용에서 ‘허점’을 찾으려 한다고 생각할 수 있거든요. 때문에 '취조' 혹은 '지적'이라고 느끼지 않도록 톤을 조절해 주세요.
👌 도와줄 부분 찾기
마지막 세 번째로는 지원해 줘야 하는 것이 없는지 확인하는 겁니다. 보고는 일의 ‘시작’일 뿐, 실제 조직에서 원하는 결과물이 나오기까지는 더 많은 아이디어와 실행이 따라야만 하죠. 이 과정이 좀 더 원활하게 이뤄지려면 리더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과거 유사한 프로젝트를 한 적이 있는 사람을 연결해 주거나, 직접 예산을 배정하는 등의 물리적 도움을 주면 좋습니다. 만약 당장 실질적인 도움을 줄 만한 게 없다면 '진행 과정에서 어려운 게 있으면 찾아오라’는 말만 해도 구성원이 심정적으로 든든함을 느낄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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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상황에서 느낄 구성원의 불안감을 줄여주는 리더의 3가지 자세를 살펴봤습니다. 물론, 매번 이렇게 대응할 수는 없습니다. 지적이 필요한 부분은 분명하게 피드백을 줘야 하니까요. 다만 보고하러 오기까지 많이 고민했을 구성원의 마음은 꼭 헤아려주세요. 보고에 대한 부담이 줄어야 리더와 더 자주, 더 많이 소통할 수 있고, 이는 구성원의 업무 효율성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리더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조직의 성과 달성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테니 말입니다.
>글쓴이: HSG 휴먼솔루션그룹 김한솔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