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의 시선

안녕하세요? '포털' 유튜브 인사 드립니다.

곽팀장

2019.07.23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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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지난 SNS, 이제 '연결' 넘어 ‘가치’로

 


 

유튜브를 중심으로 SNS의 영향력이 재편되면서 감히 말해 소셜 미디어의 한 세대를 지나고 있습니다. 그동안 소셜 미디어는 사용자들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수행했는데, 이제는 많은 플랫폼과 콘텐츠를 통해 충분히 '링크'된 사용자들에게 연결은 일상이 되었고 이제 SNS는 새롭거나 매력적인 서비스는 아닙니다. 'SNS는 인생의 낭비다'라는 회의론과 '탈 SNS' 같은 무용론의 등장도 이전과 달라진 분위기를 반증합니다. 전환점에 직면한 SNS는 이제 '연결'을 넘어 관계를 통해서 주고받을 수 있는 '연결의 가치'를 고민합니다. 예컨대 쿠팡이 물류라는 Network를 구축해서 로켓배송이라는 Value를 발굴한 것처럼 SNS의 다음 미션은 현재의 사용자 망과 트래픽을 기초 자산으로 어떤 관계기반의 가치를 제공할 것인지 찾는 일일 것입니다.

 

영원히 왕좌를 누릴 것만 같던 페이스북은 그들의 타임라인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존재감이 흐려지다가 요즘은 지인 기반의 '연결' 대신 그룹, 페이지, 메신저 등 이미 연결된 ‘관계 속에서의 가치'에 집중합니다. 인스타그램 또한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유저들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넘어 새로운 모멘텀을 찾고 있으며 비즈니스 활동이 가능한 커머스 플랫폼을 지향하면서 관계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습니다. 후반전을 준비하는 글로벌 SNS 플랫폼의 행보는 회의감과 무용론을 잠재우는 유의미한 변화가 될까요?

 

 

 

변화는 호미로도 못 막고 가래로도 못 막는다

 

 

 

네이버는 블로그와 카페, 지식in 등의 디지털 콘텐츠를 대표로 서비스하는 국내 1위 포털입니다. 하지만 특유의 폐쇄성과 주요 SNS 서비스들이 흥행하기 시작하면서 점차 패권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요즘 디지털 세대가 일상에서 디지털을 소비하는 방식을 들여다보면 '탈 네이버' 현상이 체감되는데요.

 

 1. 강남역 맛집을 찾을 때 ‘블로그’에서 구구절절 읽기보다 ‘인스타그램’에서 한 장의 사진을 검색합니다.

 2. 양질의 정보와 콘텐츠는 블로그에 올려서 ‘서이추’를 받기보다 유튜브에 올려서 ‘수익’을 창출합니다.

 3. 관심사 기반 소통은 가입과 등업이 필요한 ‘카페’보다 카톡 ‘오픈 채팅방’에서 동등하게 소통합니다.

 4. 전문 지식에 대한 궁금증은 ‘지식in’ 대신 분야별 ‘크리에이터’와 직접 라이브 채팅으로 교류합니다.

 

그동안 네이버는 콘텐츠 기반 소통의 큰 틀을 제시하며 디지털 문화 전반을 리드하는 플랫폼이었습니다.하지만 이제는 관성적으로 네이버 안에서 진행해왔던 여러 활동을 이제는 다른 SNS 서비스를 통해서도 많은 유저와 다양한 콘텐츠로 소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디지털 기성세대'에게 네이버의 존재감이란 절대적이었지만 현재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에게 네이버는 하나의 플랫폼 서비스에 불과합니다. 이렇듯 디지털 환경의 변화로 네이버는 변함없어 보이는 위상의 이면에 많은 도전과 직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의 변화와 요구를 네이버도 파악한 것일까요? 최근에는 일부 체질 개선 의지도 엿보입니다.먼저 동영상 시대의 흐름을 유튜브에 내어주지 않기 위해 네이버 TV를 수익형 오픈 플랫폼으로 전환하고  이미 작년부터 검색 결과에 웹 문서를 노출하는 등 구글처럼 검색엔진 성능에도 신경을 쓰는 듯합니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 글로벌 SNS들의 큰 걸음에 비하면 네이버의 행보는 사실상 한 걸음 늦어 보입니다.

 

 

 

'동영상 구글', 유튜브로 '디지털 이민' 가속화

 


 

 

네이버는 당장 검색 점유를 앗아가는 구글을 견제하고 있으나 사실 네이버의 진짜 위협은 유튜브입니다. 먼저 주요 콘텐츠 창작자들이 유튜브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네이버만의 콘텐츠 동력이 약해지고 있습니다. 일반 유저들도 입맛에 맞는 콘텐츠를 찾지 못하게 된다면 머지않아 '디지털 이민'을 선택할 것입니다. 우리는 앞서 네이버와 구글을 검색엔진으로 경험해보면서 한 차례 '디지털 이민'을 경험한 바 있습니다. 구글의 우수한 검색엔진은 익숙한 네이버 대신 검색창만 덩그러니 놓인 곳으로 우리들을 이끌었습니다.

 

구글이 '족집게 강사' 같은 느낌이라면, 유튜브는 세상 만물의 진리가 담긴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입니다. 지금까지는 유저가 원하는 요점과 전문자료를 구글 검색엔진이 가장 날카롭게 짚어주는 역할을 했다면, 이제 사람들은 '빠르고 정확한’ 정보뿐만 아니라 입체적이고 풍부한 '동영상 백과사전'도 찾고 있습니다. 젊은 세대의 정보검색은 이미 유튜브에서 이뤄지고 있어, 네이버의 마지막 자존심인 검색마저 놓친다면 앞으로 사용자들이 네이버에 방문해야 할 이유는 단지 오랜 시간 베어진 익숙함과 습관 때문일 것입니다. 이렇게 유튜브의 비디오 콘텐츠는 기존 콘텐츠의 보완재가 아닌 모든 콘텐츠 포맷의 대체재로 성장하며 머지않아 포털로서의 영향력도 네이버를 넘어 모 기업인 구글과도 칼날을 겨누게 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대한민국 플랫폼 역사의 교훈, 민심을 거스르면 망했다

 


 

우리나라 드라마는 시청자 의견에 따라서 스토리 전개가 달라집니다. 시청자가 쥔 카드는 시청률입니다. 작품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시청률이 낮으면 대중들에게 회자되지 못해 속된 말로 '망했다'라고도 합니다. 디지털에서의 시청률은 곧 트래픽이죠. 트래픽이란 권력을 쥐고 있는 것은 플랫폼을 사용하는 유저입니다. 포털과 SNS는 모두 유저의 활동을 중심으로 운영되기에 한국 드라마처럼 살아있는 유기체와도 같습니다.따라서 공급자적인 시각을 벗어나 유저들이 '민심'을 헤아리는 사용자 중심의 고민과 변화가 필요합니다.

 

역사를 돌아보면 정점에 이르렀을 때 민심을 제대로 살피지 못했던 프리챌과 싸이월드는 외면당했습니다. 또한 최근 디지털 유저들은 플랫폼에 귀속된 사용자로서의 제한적 역할이 아닌 주체로서 활동합니다. 얼마 전 배달의 민족 '연예인 쿠폰 사태'에 고객이 분노한 이유는, 먹여주고 키워준 주인은 따로 있는데 충성은 다른 곳에서 했다는 것입니다. 기업의 수익 활동에 기여한 주체는 고객이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실제 그 수익은 고객이 아닌 엉뚱한 곳으로 돌아갔기 때문이었습니다. 만약 네이버가 배달의 민족이라면 그동안의 광고와 커머스를 통한 수익, 그리고 지금 네이버가 바라보는 시선은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요? 얼마 전 서비스 종료를 발표한 '폴라' 그리고 추억의 '미투데이'처럼 기존 SNS 서비스에 대항하기 위한 미투 플랫폼이나 앞으로 출시될 새로운 서비스로 고객에게 보답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지만, 유저들이 밤새 블로그 포스팅을 편집하고 지식인 내공을 모으면서 애착을 가진 이유는 노력에 상응하는 보상과 보람이 따랐기 때문입니다. 종종 응원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떠난 뒤에야 좋은 연기로 보답하겠다는 연예인의 말이 사실 시청자가 아닌 자신을 위한 말처럼 느껴지듯이, 유튜브의 성장을 마주한 네이버에게 필요한 선택은 또다시 '한국식 따라잡기'가 아닌 고객을 위한 '네이버다움'을 보여주는 것 아닐까요? 유튜브의 고속성장과 네이버의 창립 20주년이 묘하게 오버랩되는 지금, 디지털 시대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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