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답시대에 Z세대가 나타났다

Z세대는 현실에산다

심두보

2020.07.16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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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세대 갈등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탓한다. 꽉 막힌 기성세대와 소통을 거부하는 신세대. 이 프레임은 많은 것을 망쳤다. 정치 세력은 갈렸다. 서로는 불신했다. 그러나 이런 프레임은 마치 옛 신화와도 같다. 누구나 이야기하지만, 실제 하진 않는다. 누군가는 신화에 집착하고, 누군가는 의미가 없다며 버린다.

 

 

기성세대가 신세대를 바라보는 편견은 무엇이 있을까?

 

 

- 현실을 모른다.

- 소통하지 않는다.

- 또래집단끼리만 뭉친다. 

- 기성세대를 이해하지 못한다.

정말 그럴까? 세계 최고의 글로벌 컨설팅 회사 맥킨지(McKinsey&Company)의 보고서 <'True Gen': Generation Z and its implications for companies>를 읽어보도록 하자.

 

정의할 수 없는 정체성

맥킨지에 따르면, Z세대 중 76%는 자신들이 종교적(Religious)이라고 밝힌다. 그러나, 동시에 믿는 종교의 범주에 벗어난 주제에도 개방적이다. 예를 들어 Z세대의 20%는 자신들을 이성애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 60%는 동성애 커플이 아이를 입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세대의 경우 50%가 동성애 커플의 입양에 찬성한다. Z세대는 한 기준에 따라 다른 이슈를 판단하지 않는다.

 

Z세대는 그 어떤 세대보다 인종, 민족, 레즈비언, 동성애자,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페미니즘 등에 관심이 많다. 그리고 진보적이다. Z세대는 종교나 역사, 관념 등을 토대로 소수자를 판단하고 차별하지 않는다.

 

종교에 대한 의존은 전 세대에 비해 줄었다. 무신론자와 종교가 없는 자의 비중은 Z세대의 경우 24%다. 밀레니얼 세대(Gen Y)는 18%이며, 베이비 부머 세대와 X세대는 13%다. 확연한 변화다. 

 

 

집단과 집단의 연결

Z세대는 포용한다. 온라인 친구와 오프라인 친구를 구분하지 않는다. 밀레니얼 세대만 해도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가 명확한 편이다. 온라인을 통해 더 많은 사람과 연결될 수 있지만, 그 친밀도 면에선 오프라인의 인연이 압도적이라고 믿는다. Z세대는 꼭 그렇지 않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시하는 Z세대의 52%는 모든 개인이 서로 다른 집단에 속하는 걸 당연하다고 여긴다. 다른 세대는 45%가 이에 동조한다. 그리고 Z세대는 한 집단에서 다른 집단으로의 이동이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종교나 국적, 성 정체성을 바꾸는 문제가 심각한 것은 아닌 거다. 개인의 선택의 문제일 뿐이다. Z세대는 다분히 현실적이며, 고정관념 때문에 의사결정이 흔들리는 것을 경계한다.

 

 

대화와 소통

Z세대는 어쩌면 전 세대를 통틀어 가장 소통을 원하며, 또 이에 능한 세대일지 모른다. 맥킨지는 보고서를 통해 Z세대는 대화의 중요성을 믿고 그들이 참여하는 기관 및 가족 간의 의견 차이를 받아들인다. 또 자신들의 가치를 거부하는 사람들과도 상호작용할 수 있다. 실용적인 Z세대는 변화는 대화에서 비롯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베이비 부머 세대 중 57%가 세상을 바꾸기 위해선 시스템을 깨야 한다고 생각하는 반면, Z세대의 49%는 세상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믿는다.

 

Z세대의 대화에 대한 믿음은 개인 정체성을 중시하는 그들의 성향과 고정관념에 대한 거부, 그리고 실용주의가 결합되었기 때문이다. 서로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서로 어울리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소통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현실주의자

Z세대는 '꿈을 향해 질주하라'는 격언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Z세대 중 65%는 주변에 일어나는 일을 인지하고 통제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고 여긴다. 그들은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여러 이슈를 인지하고 분석한다. 고용, 취업, 창업, 연봉, 기업문화 등 커리어와 관련된 것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제에도 관심을 둔다. 그리고 다른 어떤 세대보다 그 본질에 대해 탐구한다.

 

우리나라에선 중학생과 고등학생이 공무원 준비를 한다는 뉴스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또 대학 진학이 커리어에 그리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실리적'으로 판단하기도 한다. 그 시간에 자격증을 따는 편이 더 좋다고 Z세대는 판단한다. 이는 그들이 습득한 정보를 분석한 결과다. 대학을 나와도 취업하기 어려운 현실과 자격증이 더 큰 도움이 된다는 근거들을 그들은 알고 있다.

 

 

꿈이 없는 게 아니에요. 현실적인 꿈을 정할 뿐이에요.

 

 

Z세대는 책임지지 않는 이전 세대들의 조언의 한계를 안다.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하기 때문이다. "큰 꿈을 갖어라", "젊었을 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 "밑바닥에서 시작하라" 등 따위의 조언이 실제 효과가 있었을 때도 있었다. 고도성장기엔 그러한 경험에 대한 보상이 더 확실했다. 열심히 일하면 됐다.

 

Z세대는 그런 시대가 지났단 걸 이미 안다. 고도성장기보단 경제 침체기에 더 익숙한 그들이다. Z세대는 유니콘 스타트업의 CEO와 자유분방한 스타 연예인, 그리고 막강한 영향력을 펼치는 인플루언서를 동경하기도 하지만, 그들처럼 되는 일이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도 안다.

 

Z세대는 현실적인 꿈을 꾸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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