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합니다 사이드프로젝트

워라벨이 만든 또 하나의 트렌드 '사이드 프로젝트'

심두보

2020.03.02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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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벨(Work-life balance)은 더 이상 파격이 아니다. 상식이다. 퇴근시간을 넘겨 일하는 게 당연하지 않아지고 있다. 특히 저녁 회식자리는 급속도로 줄고 있다. 회식은 간단하게 이뤄진다. 여전히 2차와 3차를 외치는 누군가가 있지만, 그들에게 호응해주는 사람은 적다. 회사 주변 호프와 노래방은 폐업하고 있다. 대신 주거 지역 근처의 헬스장은 속속 문을 열고 있다. 반려동물도 점차 늘고 있다.

 

회사에서 온종일 일하지 않아도 되는 '열정과 아이디어가 넘치는 직장인'은 이른바 사이드 프로젝트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본업 외 자신이 관심이 있고 또 잘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직접 이끄는 거다. 취미보다는 무겁고 보업보단 가볍다. 이 사이드 프로젝트는 명확한 모델과 목표를 두고 있다. 혼자 하기도 하지만 마음 맞는 사람과 삼삼오오 팀을 만들기도 한다. 한시적으로 운영되기도 하고, 그 기한이 정해지지 않기도 하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사이드 프로젝트의 성격은 무궁무진하다.

 

몇 가지 사이드 프로젝트를 살펴보자.

 

눈누

디자이너와 개발자가 만든 한글 폰트 사이트

명함 제작 서비스 눈카드까지 확장

 

눈누로 이동

 

상업적 이용이 가능한 한글 폰트를 모아놓은 ‘눈누’는 여러 사람들이 함께 진행하는 사이드 프로젝트다. 디자이너 둘과 개발자 넷이 참여했다. 

티몬, 위드이노베이션, 롯데마트, 빙그레 등 기업에서 디자인한 폰트도, 국립한글박물관, 제주도청에서 만든 폰드도 모두 이 곳에 모여 있다. 한글 폰트를 바로 비교할 수 있어 명함을 만들거나 디자인할 때 아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눈카드는 눈누의 폰트를 이용한 새로운 서비스다. 매우 간단한 절차를 거치면 깔끔한 명함을 디자인할 수 있다. 당장 명함이 필요할 때 혹은 심플한 명함이 필요할 때 이 눈카드는 최고의 선택이다. 가격도 싸다. 어쩌면 웬만한 디자인 업체나 명함 가게보다 쌀지도 모른다.

 

Career Stickey

여러 직군을 위한 스티커

텀블벅에서 크라우드 펀딩

 

텀블벅 바로가기

 

이 흥미로운 프로젝트는 브랜드 디자이너, 콘텐츠 디자이너, 기획사 셋이 모여 시작됐다. 이들은 개발자 생태계에서 흔한 ‘커리어 스티커’를 다른 직군에 적용하자는 아이디어에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후 직군별 실무자를 인터뷰하며 아이디어를 발전했다. 프로덕트 매니저, 사업 개발자, 퍼포먼스 마케터, UX 디자이너 등을 위해 디자인된 스티커는 각 직군의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아이디어는 2018년 11월 처음 나왔다. 그리고 올해 9월 17일 텀블벅에 제품이 론칭되었다. 약 10개월 정도의 긴 시간이 소요됐다.  이 사이드 프로젝트에 참여한 노군은 브런치 글을 통해 “처음부터 프로젝트 D-day와 각 태스크 별 스케줄을 명확하게 하지 않고 진행했던 부분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팀의 유지’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밝혔다. 그는 글을 통해 “프로젝트의 성공 유무는 명확한 일정과 태스크 관리보단 참여하는 팀원들의 프로젝트 동기 유지가 더 큰 영향을 끼쳤다"라고 전했다. 

 

회사밖

기자가 시작한 직장인 네트워킹 런치 프로젝트

Pool에 이름 오리면 랜덤하게 런치 매칭 진행

 

회사밖 바로가기

 

기자가 시작한 이 사이드 프로젝트는 매번 반복되는 점심시간에 새로운 사람을 만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현재 강남과 을지로, 여의도, 판교 등에서 네트워킹 런치를 이어가고 있다. 700여 명 이상이 네트워킹 풀(Networking pool)에 이름을 올렸다. 느슨한 연대를 만드는 게 프로젝트 매니저와 참여자들의 목표다. 저녁 프로그램인 '회사밖동료'로 시작됐다. 이 프로그램은 스무 명의 직장인이 장기간에 걸쳐 네트워킹을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MISSION.ORG에 올라온 글 의 저자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실행하는 방법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개진했다.

 

자신이 추진한 사이드 프로젝트 중 일부는 미완성인 채로 몇 년 동안 잠들어있기도 하며, 또 일부는 시작조차 되지 못했다고 과거를 돌이키며 글은 시작된다. 그는 시간을 어떻게 쓸지, 마감일을 언제로 정할지 등에 대해 명확히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가 제안한 [1년에 하나의 사이드 프로젝트 하기]의 규칙은 단순하다. 1월 1일이 되기 전 하나의 사이드 프로젝트 주제를 고른다. 그리고 그 프로젝트는 12월 31일에 끝나야 한다. 바로 시작할 필요는 없지만 월별로 프로젝트의 상황을 정리해 블로그에 게재해야 한다.

 

사이드 프로젝트는 아이디어와 열정에서 시작된다. 여러 사람이 모이면 더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고, 또 열정의 정도를 높일 수 있기도 하다. 만약 당신의 머릿속에 좋은 주제 혹은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 있다면, 너무 가볍지 않지 않게 그러나 너무 무겁지 않게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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