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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디지털 전문가는 오프라인 공간에 주목했을까?

김씨책방

2019.06.21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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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의 시대, 역설적으로 중요해진 오프라인 공간

수많은 지표가 온라인 시장의 성장을 가리킨다. 메리 미커의 ‘인터넷 트렌드 보고서’라는 것을 보면, 전자상거래 매출 규모는 점점 상승하면서 전체 소매업의 20%를 넘고, 온라인 광고시장의 규모는 점점 성장하고 있다는 등 기존에 오프라인의 많은 영역을 디지털이 잠식해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디지털 세상이 더욱 커지는 가운데, 한 디지털 마케팅 전문가가 ‘오프라인 공간’에 대해 글을 썼는데요. 이승윤 교수는 디지털마케팅연구소를 운영하고 최근 세바시를 비롯해 다양한 곳에서 강연과 컨설팅을 하는 명실공히 디지털마케팅 전문가입니다. 이번에 소개할 책 ‘공간은 경험이다’는 그런 저자가 집필한 책입니다. 그렇다면 왜 디지털 전문가는 오프라인 공간에 주목을 했을까요?

 

그것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분리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분리해서 생각하려는 시도가 많지만 실제로 사람들의 생각은 그렇지 않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경험한 제품이나 브랜드 상품을 온라인에서 가격을 비교해보고 구매를 많이 시도하며, 반대로 온라인에서 다른 사람들의 평가나 리뷰정보를 확인하고 실제 매장에 가서 바로 구매를 합니다. 이처럼 실제로 소비자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구분해서 생각하지 않습요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이야기할 때, 대체재가 아니라 부족한 부분을 서로 보완재로 바라봐야 하는 이유다. P.17

그렇다면 이런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사라진듯한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저자는 ‘연결’을 강조합니다. 연결을 통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시너지를 통해서 최상의 고객경험을 만드는 것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특히 책에서는 브랜딩을 위해 오감을 활용하는 경험의 연결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연결을 통한 오프라인 공간의 가능성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경험의 연결: Connect Experience

최근의 영화 <기생충>이 많은 이들의 공감을 받았습니다. 현재 2030세대인 밀레니얼 세대들은 예전 어른들과 달리 큰 부를 축적하여, 눈에 보이지 않는 ‘계급’의 상승을 위해 아등바등 사는 것을 포기 했습니다. 일반 직장인의 월급으로 서울에 집 장만하는 것도 힘들다는 것을 다 알기 때문이죠. 대신에 이들이 선택한 것은 경험이었습니다. 최근 몇 년간 유행어가 되었던 한 번 사는 인생을 즐기자는 Yolo 트렌드부터, 해외여행을 나가는 젊은층이 증가하는 것은 이런 사람들의 심리를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경험을 추구하게 되었을까요?

 

그것은 물질재는 남들과의 비교를 통해서 가치가 결정되는 반면, 경험재는 자신의 기준을 통해서 행복이 결정되기 때문에 많은 이들은 물질재에 돈을 쓰기보다 경험재에 돈을 쓰는 것입니다. 유명한 카페에서 즐기는 예쁜 케이크 한 조각은 케이크를 먹기 위해서 돈을 쓰기보다, SNS를 통해 사람들에게 인증하는 경험을 위해서 쓰는 재화가 된 것처럼 말이죠.

 

게다가 사람들의 온라인 구매가 활성화된 것 역시 오프라인 공간을 경험의 공간으로 만드는 데 크게 일조했습니다. 이전에는 최대한 다양한 제품을 갖추고, 매출을 올리는 채널로서 오프라인 공간이 활용되었다면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보완재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최근 삼성전자가 가로수길에 열었던 팝업스토어 ‘새로보다’는 이런 경험이라는 트렌드를 잘 반영한 공간을 만들었는데요. 단순히 스펙과 가격이 적힌 태그를 제품에 붙여놓고 나열하던 이전의 전자제품 매장과는 달랐습니다.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어두우면서도 이색적인 분위기의 공간을 연출해서 밀레니얼 세대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더 나아가 밀레니얼 세대가 이제는 집이라는 공간을 단순 주거공간을 넘어 취미도 즐기고 라이프스타일의 일부분으로 생각한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새로보다에 2030의 라이프스타일이 반영된 공간을 만들어 자신들의 제품을 이 공간에 있는 하나의 소재로 연출을 했습니다. 기존에 제품만을 강조하던 방식에서 제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경험을 강조하는 방식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처럼 경험을 강조하는 오프라인의 변화는 자연스럽게 브랜딩의 수단으로 활용되도록 만들었습니다. 대부분의 기업은 자사의 브랜딩을 위해서 다양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이때 직접 그 브랜드를 경험하게 하는 것만큼 확실한 브랜딩은 없습니다.

 

24시간 동안 무지의 제품들로 구성된 공간에서 생활하게 하는 무인양품의 무지 호텔이나 사람들이 자신들의 제품을 이용하면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공간을 설계한 애플스토어 등 공간 내 경험을 통해 브랜딩을 하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에서의 경험과 여기서 느낀 브랜드에 대한 생각이 온라인 경험으로 이어지는 시대입니다. 우리는 어떤 경험을 연결할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하겠죠.

관계의 연결: Connect the Relationship

예전에는 많은 사람이 불필요한 관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는 했습니다. 대학교에서 ‘자발적 아싸(아웃사이더, 학생회 등에 속하지 않고 홀로 학교생활을 하는 이들)’라고 불리는 등 학교생활을 하지 않는 대학생들을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관계를 형성하는 것, 그리고 거기서 나오는 스트레스와 비용을 생각해서 많은 이들은 불필요한 관계를 지양하고는 했습니다.

 

그런데 불필요한 관계를 지양했지만, 이들이 관계 자체를 포기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개인의 취향을 나누는 등 적당한 선에서 교류할 수 있는 모임에는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기 시작하며, 특히 52시간 근무제와 같은 노동법의 개정은 더 많은 직장인이 저녁에 교류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사람들이 관계 형성을 시도하는 것에는 자기계발과 같은 목적부터 특정집단에 소속되고 싶다는 욕구가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매슬로우는 욕구 위계이론에서 생리적 욕구와 안전에 대한 욕구 다음이 사랑과 소속감에 대한 욕구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다양한 공간에서 이런 관계 형성을 통한 소속감을 형성하려는 시도를 많이 찾아볼 수 있겠습니다.

 

올해 2월에 50억을 투자받고, 강남에 네 번째 아지트를 오픈하는 트레바리 역시 이런 관계의 연결을 시도한 대표적인 공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트레바리는 한 달에 한 번씩 정해진 책을 읽고 사람들이 모여서 생각을 나누는 독서모임 기반 커뮤니티 서비스입니다. 이런 독서모임에는 이 모임을 이끄는 그룹장이 존재하는데 이 그룹장이 막 대학교 팀프로젝트 조장처럼 모인 사람 중 아무나 한 명 뽑는 그런 개념이 아니라,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 독서모임을 이끄는 형태로 진행하게 됩니다. 그래서 실제로 많은 사람이 자신이 이런 사람이 이끄는 독서모임에서 교류하고 있다는 소속감을 더욱 강하게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처럼 예전에도 존재했던 독서모임을 특별하게 만든 것은 이들이 소속감을 주는 공간을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입니다.

 

또한, 책에서 소개한 요가복 대표 브랜드 룰루레몬의 경우 이런 커뮤니티와 관계의 힘을 이용해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도 했습니다. 건강한 삶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을 제공하면서, 여기서 운동 프로그램을 이끄는 전문가인 직원인 에듀케이터와 지역 사람들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룰루레몬이 제공하는 공간에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라는 동질적인 가치관을 교류하며 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는 다양한 플랫폼 기업들의 자신의 고객들끼리 서로 연결시키기 위해 밋업 행사를 진행하는 등 이런 관계형성을 위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에서 형성한 관계가 온라인으로도 이어지며, 브랜드에 대한 소속감으로 이어집니다.

끝으로

최고의 고객경험 제공하기 위해 오늘도 많은 기업들이 다양한 수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플랫폼 비즈니스, 구독 비즈니스와 멤버십 등이 주목을 받는 오늘 같은 시대에 최고의 고객경험을 위한 경험과 관계의 연결은 주목해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오늘도 고객들의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고민하고 있을 많은 마케터라면 우리의 공간에서 고객들이 연결되고 있는지, 고객의 온라인 오프라인 경험이 서로 연결되고 나아가 브랜드와 연결되고 있는지 한 번쯤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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