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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시대, 당신의 콘텐츠 구독모델은?

STONE

2019.06.13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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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콘텐츠에 ‘좋아’해줘서 고마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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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상품과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인식시키는 일은 시대의 미디어 환경에 따라 변화해 왔습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시청 또는 구독하는 매체에 광고 콘텐츠가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아직도 라디오와 신문과 TV와 옥외광고를 먼저 떠올리는 사람은 없겠죠. (물론 특정 광고는 여전히 레가시 미디어의 영향력이 높습니다만)



<월드스타 박막례 할머니는 구글CEO도, 유튜브CEO도 만나는 위인인 것입니다. 출처:유튜브 블로그>

2019년이라면 유튜브가 단연 중요한 매체임을 아무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국내에서 유튜브는 현재 카카오톡 메신저 다음으로 MAU(월간 어플리케이션 사용자)가 가장 많은 서비스이며 수 개월 내에 역전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체류시간은 다른 모든 서비스들의 두배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인 사용시간을 보이고 있습니다. 디지털 혁신에 소외된 타겟이라고 생각했던 50대 이상의 장년층에게 조차 지난 1년 사이에 다른 서비스와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압도적으로 사용된 1위의 서비스는 바로 유튜브였습니다.


연예인보다 인플루언서
미디어가 달라지니 광고의 형태도 당연히 달라집니다. 많은, 아니 거의 대부분의 기업이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 최적화된 광고 콘텐츠로 전환하고, 광고 모델 역시 새로운 디지털 미디어에서의 영향력 있는 소위 ‘인플루언서’로 대체하는 일이 절찬리에 진행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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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기업들은 인플루언서들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광고 비용으로 기존 연예인들을 대체할 광고 모델로 단순히 생각했습니다만 그 사이 MCN 사업은 기하급수적으로 급증했고, MCN 업체들은 앞다투어 인플루언서들을 소속 자원으로 끌어들였습니다. MCN 업체들은 광고주의 요청에 적합한 인플루언서 리스트를 제안하며 어느새 기존 TVC와 패키지 광고 모델 계약과 비슷한 체제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현재 주요 인플루언서들의 몸값은 기존의 연예인 못지 않지요. 최소 10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갖춘 인플루언서에서 50만 명, 100만 명, 콜라보레이션에서 TVC 촬영까지 다양한 ‘옵션’들이 존재합니다.


당신의 상품에 적합한 인플루언서는?
작년 디즈니 코리아는 스타워즈 개봉에 맞추어 당시 구독자 수 230만 명을 보유한 유튜브 크리에이터 보겸을 섭외하고 스타워즈 콘텐츠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크리에이터는 각종 부적절한 언행을 포함한 자극적인 콘텐츠로 큰 화를 불러왔습니다. 스타워즈 팬들이 미국의 디즈니는 물론 루카스필름에까지 이 콘텐츠에 대한 항의 메일을 보냈고 디즈니 코리아에서는 허겁지겁 콘텐츠를 내리고 사과를 했습니다.



<출처: 유튜브>







해당 브랜드나 상품과의 직접적인 연결로 이어지는 인게이지먼트에 대한 고려 없이 230만 구독자를 보유한 ‘인플루언서’ 를 통해 콘텐츠 조회에 대한 미시적 기대만으로 진행된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트래픽을 원하나요?
네, 다 그것 때문이죠. 트래픽. 즉 조회수. 노출.

블랙핑크와 삼성 갤럭시
<출처:유튜브>
블랙핑크 제니와 리사의 손에 삼성폰을 들리는 것도 다 그것 때문이지요. 트래픽.

해당 씬이 나오는 블랙핑크의 새 뮤직비디오 Kill this love는 공개 단 2일 만에 유튜브 역사상 최단 기간 1억 뷰를 넘겼습니다(2019년 5월 말 기준, 조회수는 3억6천8백회). 그것도 글로벌 대상으로 말이죠. 블랙핑크는 비디오 내내 샤넬과 구찌 등 명품으로 휘감겼으니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까지 명품의 후광이 투영되었지요. 이 비디오에는 삼성의 갤럭시S10+ 5G, 갤럭시 버즈, 갤럭시 워치가 총출동 합니다. 삼성전자가 이 뮤직비디오에 얼마를 투자했건 아깝지 않은 광고 전략이 되었습니다.

허나 삼성은 삼성입니다. 대부분의 기업들에게도 이 트래픽 장사가 유효한지는 생각해봐야 합니다. 기존 레가시 미디어의 광고들도 그 효과 측정이 정확하지는 않았습니다만 ROI 측정이 명확해야 하는 중소기업에게는 인플루언서 콘텐츠 트래픽의 장미빛 유혹만을 믿을 수도 없습니다. 즉, 유의미한 매출 증대를 끌어오는지 믿을 수 있는 데이터를 원하죠.


당신의 제품을 담기 위해 미리 만들어진 콘텐츠?
인플루언서 외에도 제품을 자연스럽게 노출하고 인지도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지난 몇 년간 기업들은 콘텐츠 플랫폼 회사들과 많은 광고 작업들을 진행해왔습니다. 새로운 디지털 미디어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은 기존 광고 제작 업체들이 아니었고 바로 72초tv, 딩고(메이크어스), 블랭크tv, 다이아tv 와 같은 해당 미디어에 특화된 콘텐츠 제작사들이었기 때문이죠. 콘텐츠 제작사들은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해 경쟁력(트래픽)을 증명했고 해당 구독자 풀과 콘텐츠 포맷에 기업의 상품을 녹여내는 형태로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72초tv의 웹드라마 오구실은 2030 여성들의 정서를 정중앙한 콘텐츠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오구실의 팬인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보고, 두닷의 가구들을 콘텐츠 내에서 체험하게 하는 구조는 지금까지의 방송 PPL에 비하자면 무척이나 노골적이었지만 그럼에도 부담감이 없었죠. 충분히 기업의 상품들을 피력할 수 있는 형태였습니다.

그러나 이런 광고 형태 역시 기업이 특정 트래픽을 구매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그것이 매체에서 콘텐츠로 바뀌었을 뿐이죠. 인플루언서와의 콜라보레이션에서 기대하는 것이 트래픽이였듯이 콘텐츠 플랫폼과의 콜라보레이션 역시 그것이 핵심적 목표가 되어왔습니다.

다른 마케팅 목적과 마찬가지로 인플루언서나 유명 콘텐츠 플랫폼을 활용하는 마케팅 활동의 궁극적인 목표 역시 단순히 해당 콘텐츠의 트래픽이 아닌, 여러분 자신의 오디언스를 구축하고 확대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대세 미디어=전세살이
우리는 마케팅이 더 지속가능한 형태의 ‘의미있는’ 콘텐츠가 되길 희망합니다. 지난 몇 년간 페이스북의 피드 정책 변화로 얼마나 많은 기업들이 페이스북의 매체 집행비를 반토막으로 삭감했는지 모두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반대로 인스타그램의 광고집행비는 상향되었지요.

언제든 집주인이 전세값을 올리면 새로운 전세집을 찾아 전전긍긍하는 모습과 다름없습니다. 지난 반세기 동안 매체는 늘 그러했습니다. 그게 한때 조중동이었고, 한때 네이버였고, 한때 페이스북이었고, 지금의 인스타그램이고, 유튜브입니다. 전세값 올리는 집주인 같았죠. 기업들은 영향력 있는 매체로 계속 이사를 다녔습니다. 그럼에도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인지도를 올리는 광고를 하고, 해당 타겟들이 체류하는 곳에 광고판을 세우는 일은 기업으로서는 당연시 되는 일이었습니다. 간혹 이와 같은 전세살이가 싫은 특정 기업들은 집을 아예 구매하기도 했죠. 즉, 미디어를 사버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거대 미디어들을 사들일 수 있는 기업은 지구상에 몇 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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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서 본인의 채널에서 다양한 기업 콜라보레이션 콘텐츠가 선보입니다. 이라이라경X농심>


그와 그녀의 구독자 말고, 당신의 구독자
콘텐츠 마케팅에서 모든 기업은 근본적으로 미디어 회사가 되어야 한다는 말을 잘못 해석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기업들이 유튜브 같은 자체 플랫폼을 개발하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유튜브를, 인스타그램을 최대한 활용해야 합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어디에서 발행되든 콘텐츠 인게이지먼트를 당신의 제품과 서비스를 소구하는 내용으로, 직접 오디언스를 획득하는 일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때론 인플루언서를 활용하는 것도 복합적인 마케팅 전략에서 필요하지만 근본적인 콘텐츠라면 당신 회사의 이름을 하고, 당신 회사만이 줄 수 있는 인사이트를 주길 희망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기업은 미디어 회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매체와 인플루언서와 콘텐츠를 사는 일이 아닌 기업의 콘텐츠 모델과 구독자(오디언스)를 구축하는 일, 즉 전세가 아니라 집을 구매하는 일은 멀고도 어려운 일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만약 집을 구매하는 것이 전세값을 계속해서 지불해야 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실제로 콘텐츠 마케팅을 통해 기업의 owned 플랫폼으로 ‘진정한’ 구독자를 만드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치 있는 일이고, 지속가능한 비즈니스의 미래를 위해 필수불가결한 일입니다. 지금의 디지털 미디어 환경은 그것을 가능한 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너도나도 유튜브 광고수익으로 부가 수입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실시간으로 벌어지고 있는 일이고, 기하급수적으로 많은 개개인들이 크리에이터로 나서고 있습니다. 1분에 400시간의 콘텐츠가 쉬지 않고 유튜브에 업로드 되고 있습니다. 향후 몇 년 내에 이메일만큼이나 유튜브 채널을 가지는 게 일반이 될지도 모릅니다.

개인들조차 ‘어떤 콘텐츠로’, ‘어떤 사람들을’ 나의 구독자로 만들까 고민하며 콘텐츠로 발현해내고 있는데 기업이 못할 일은 무엇입니까? 당신의 회사는, 당신의 브랜드는, 개인이라면 절대 가질 수 없는 데이터와 인사이트와 노하우가 있습니다. 콘텐츠 전략을 잘 짤 수 있다면, 그리고 브랜드의 구독자로 끌어들일 수 있다면 마케팅 비용은 응당 지출해야할 비용이 아닌 누적되는 기업 자산으로 변환될 수 있습니다. 필요할 때 마다 트래픽을 가진 매체와 콘텐츠에 편승해야 할까요? 마케팅은 쉬지 않고 돌아가야 합니다. 스스로 유의미한 트래픽을 만들고, 자신의 구독자를 만드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요? 

지금 이 시대에 계속해서 전셋집을 전전하는 일이 과연 누구에게 좋은 일인지 생각해볼 때 입니다.

김해경

Content Marketing Lab Director

hara@stone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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