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NE의 매거진

무한루프의 브랜드 진화를 위해 ‘CX’

STONE

2019.04.22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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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오디언스를 얻기 위한 브랜드의 노력이 끊임없이 새로운 직종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더 빠르고 더 편리하고 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사용자의 경험을 개선하는 UX/UI는 이제 성장하는 기업의 필수부서가 되었고, 고객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CRM 솔루션은 모바일, 사물인터넷, 심지어는 sns의 데이터까지 분석해내며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지요. 고객센터라고 불리던 CS 또한 customer service를 넘어 customer satisfaction을 향해 나아가며 수많은 하위부서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CX는 Customer Experience의 약자로 고객경험을 중심으로 하는 브랜딩 업무의 핵심 영역입니다. 고객의 브랜드여정을 총체적으로 관찰하고 계획하는 과정을 통해 갖게되는 인사이트를 통해 브랜드의 그림을 그려나가는 일을 하는 분야로, 마케터, 프러덕트 매니저, CRM 매니저, 고객관리 매니저, 브랜드 전략가 등의 직군이 CX를 다루고 있습니다. 채용직군으로써의 CX 매니저는 자주 접하지 못했을지 모르나, 이것은 전혀 새로운 개념이 아닙니다. 오히려 CEO들에게는 오래전부터 늘 중요하게 여겨져왔던 아젠다이죠. 게다가 최근 엄청난 속도로 시장을 변화시키는 Digital Transformation의 흐름으로 인해 그 중요성이 나날이 부각되며 업무가 세분화되고 있습니다. 즉, 갈수록 브랜딩의 필수 업무영역이 되어가고 있다는 이야기. 그렇다면, CX 매니지먼트는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요?

 

'편견과 환상을 지우는 것'이 CX 매니징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브랜드 관계자에게는 자신의 브랜드와 고객/잠재고객에 대한 가설이 있습니다. 가설은 언제나 그 논리를 뒷받침시켜주는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지요. 하지만 CX 담당자에게 데이터와 가설은 양날의 검과 같이 정-말 잘 사용해야만 약이 되는 조심스러운 존재입니다. 누구나 그렇게 당연히 생각하고 있는 것들에 대한 고정된 프레임이 존재한다면 CX 에서 고객의 소리를 듣는 이유는 그 프레임을 증명하기 위해서라고 할 수 밖에 없겠죠. 고객경험의 진화를 원한다면 편견과 환상의 프레임은 날려버려야 할 것입니다.

 

 

베를린의 유명한 코워킹스페이스 '베타하우스'의 창업자 크리스토프의 글 

 

Co-living space 사업은 Co-working space 사업과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들에게 ‘과연 될 것인가’, ‘설마 그렇게까지는’과 같은 말을 입에 오르내리게 했던 영역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명실상부한 주요 투자 비즈니스로 자리잡았고 수많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그 흐름에 올라타는 것을 보면 앞으로도 꽤 괜찮은 사업이 되겠지요. 모두가 지적했던 ‘과연’과 ‘설마’에 대해 ‘베타하우스’ 창업자 크리스토프는 <코리빙 스페이스에 대한 7가지 오해(직역하면 신화)와 코리빙의 세계가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라는 글에서 아래와 같이 정리합니다.

 

1.코리빙 커뮤니티는 새로운것? – 아니다. 이것은 역사적으로 늘 존재해왔던 것이다.


2.학생과 30살이하의 사람들이 타겟이다. – 글쎄, 그들의 상황이 그럴 뿐 타겟이라기엔 애매한데.


3.오피스가 없는 디지털노마드가 주로 모여든다. – 보수적 직장에 다니는고연봉자들이 줄서있는 곳도 많다.


4.주거의 물리적형태에 있어서 다를 것이 없다. – 전세계에 지점이 있고 여행을 할 수 있다면 어떻겠어요?


5.돈이 안된다. – 코워킹스페이스도 모두가 처음에는 돈이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6.정착하지않는 히피같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 코워킹스페이스로 몰려드는 변호사들을 보시오.


7.가족을 이룰수 없는 시스템이다. – 사실, 코리빙의 핵심요소를 가장 잘 쓸 수 있는 사람들은 ‘가족’일껄?

 

고객경험에 대한 일을 시작할 때 우리는 이러한 유사한 실수를 수도 없이 저지르고 맙니다. 가장 큰 잠재력을 발견해 내야 하는 고객에 대해서, 클라이언트에 대해서 그리고 세계에 대해서 말이죠.

 

CX 매니징의 두번째 단계는 '올바른 질문을 작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CX 업무의 대부분은 데이터 리딩이나 인터뷰와 같은 정량/정성적인 형태의 대화입니다. 다양한 대화를 통해 중요한 무언가를 찾아내려고 하지요. 많이 질문하고 집중해서 들으며 정성스럽게 시간을 소비하려고 합니다. 이 때 우리가 그들에게서 중요한 무언가를 찾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점검해야 할 것은 핵심적인 이야기를 끌어내기 위해 올바른 질문을 작성했는 지 입니다. 그렇다면 올바른 질문이란 어떤 질문을 말하는 걸까요?

 


SPACE10 Lab + antone & irene의 ONE SHARED HOUSE 2030을 위한 서베이 사이트(사진을 클릭하면 참여할 수 있습니다)

 

SPACE 10은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연구하는 이케아의 랩입니다. 미래의 다양한 삶의 형태를 실험하는 이곳에서 ONE SHARED HOUSE 2030 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장기적인 서베이툴로 사용하고 있는 웹사이트에는 그들이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에 대한 배경 설명, 그리고 함께 고민하고 싶은 아젠다, 그 아젠다에서 파생된 현실적인 질문들, 마지막으로 다른 사람들이 어떤 대답을 했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펼쳐집니다. 단순히 정보수집이나 반응조사와 같은 툴로 생성된 설문지가 아니라, 질문하는 사람과 대답하는 사람이 함께 주제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고 일련의 과정들을 통해 브랜드와 고객이 함께 고민하며 새로운 상품/서비스를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CX는 묻고 답하는 프로세스 안에서 고객과 함께 질문과 대답을 계속 수정합니다. 올바른 질문을 향해 함께 프로세스를 밟아가다보면 브랜드와 고객은 어느새 같이 성장해버리죠.

 

CX 매니징의 세번째 단계는 '질문에 대한 응답데이터에 브랜드답게 대응하는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브랜드에는 브랜드다움이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CX 담당자는 자신의 브랜드다움을 기본적으로 탑재하고 고객에게 그 브랜드만의 현실적 상상력을 선물합니다. 같은 데이터, 같은 자본을 가지고도 천차만별의 솔루션을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브랜드의 나다움이며 그것을 구현해내는 업무의 핵심에 CX가 존재합니다.

 

common / the collective / welive / opendoor

 

 

코리빙 스페이스의 기본적인 상상력을 펼친 브랜드들입니다. 큰 공간이 있고, 그 안에 사람들이 모여서 하루하루의 삶을 공유하는 방식이지요. 주택가격이 비싼 빅시티에서의 삶을 지속가능하게 해주는 합리적인 비용으로 나와 비슷한 사람들과 함께 커뮤니티를 형성하며 살아간다는 특징을 가집니다. 이 네 브랜드들은 각기 다른 CX적인 측면을 보여줌으로써 내 브랜드다운 공간을 포지셔닝하고 있는데, 비용측면의 강점을 어필하기도 하고 커뮤니티의 독특한 특징을 통해 모객을 하기도 하는 등 여러가지 방식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sunandco / morkinhouse / coconat / dnxcamp

 

코워킹스페이스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더욱 강력하게 어필하는 코리빙스페이스의 브랜드들도 있습니다. 자연 속에서의 workation, reatreat, digital nomads, camp 와 같은 단어에 링크가 되는 프리랜서들이 타겟이며 워라밸을 자유롭게 추구할 수 있는 삶의 방식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꿈의 회사에 다니는 사람을 만나고 싶나요? 이 곳에 오면 저희가 소개해드릴께요, 라는 방식으로 이웃을 소개해주는 유혹을 하기도 하고 중세 유럽의 주택을 통째로 빌려쓰는 프로젝트 협업을 위한 코리빙을 제안하기도 합니다.

 

 

 

tribewanted / amstermind

 

좀 더 적극적으로 삶의 목적에 개입하는 코리빙 스페이스도 있습니다. tribewanted는 off-grid, 즉, 자급자족을 목표로 삶의 원천기술을 익히는 공동체적인 성격이 강한 브랜드이고, 창업과 엔터프리너쉽을 원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코칭 프로그램을 탑재한 amstermind 는 자기계발의 방향이 확실한 브랜드입니다.

 

 

 

remote year / kantoorkaravaan / nomad cruise / hacker paradise

 

삶을 여행과 연결해서 코리빙을 정의하는 브랜드들입니다. 크루즈를 타고, 캐러밴을 타고 전세계를 여행하는 동거인들을 모집한다고 할 수 있겠죠. 이 또한 코리빙 비지니스의 핵심 질문인 ‘삶’을 무엇으로 정의하는가에 대한 또 다른 재미있는 응답들입니다.

 

그리하여 CX 매니징의 궁극의 프로세스는 위에 언급한 '1부터 3을 무한 반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고객에 대한 고정된 프레임을 모두 지운 상태에서 순수하고 핵심적인 대화를 시도해나감으로써 얻어지는 데이터를 브랜드의 관점으로 풀어내는 것. 풀어낸 결과가 문제해결이든, 마케팅이든, 전략이든 결코 ‘결과물’이라고 말하지 않는 것. 그렇게 계속 이 흐름을 타고 끊임없이 접점에 대한 응답들을 만들어가는 것이 CX 프로세스라고 생각합니다.

 

CX 업무에 대한 방법론 툴과 고객만족도 평가를 위한 툴이 계속 개발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방법으로 새로운 평가를 하면서 업무를 다각도로 살펴보는 것은 전문가로써 무척 즐거운 일이지만, 브랜드로써 가장 큰 기쁨은 무엇보다 고객과 ‘통하였다’라고 실감나게 느끼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바로 그 고객과 함께 브랜드의 그림을 그려나가며 세계와 연결되는 것이 브랜드의 성장일테구요. 성장하는 브랜드의 무한루프 업무인 CX, 브랜드 관계자라면 한번쯤 그 파도에 몸을 맡겨보시라고 강력 추천해봅니다.

 

한지인

Place Branding Institute Director

giin@stone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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