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인의 매거진

아이디어가 없다고? 크리에이티브를 큐레이팅해!

우주인

2018.11.20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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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 이제 크리에이티브 큐레이터가 되어라!

 

 

지금까지 모바일 게임 마케팅도 이제 남들과 다른 크리에이티브한 마케팅을 해야만 이 치열한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마케터 스스로가 크리에이티브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몇 번이나 반복해서 강조했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마케터들이 광고 대행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나 카피라이터와 같이 기발한 컨셉과 기획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수년 째 게임 마케팅을 하고 있는 나 또한 새로운 게임을 맡을 때마다 매번 남들보다 좀 더 재미있고, 좀 더 기발한 컨셉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지만 역시나 얼마 지나지 않아 생각의 한계에 부딪혀 금방 지쳐 나가떨어지곤 한다. 

지금도 시장에는 어마어마한 양의 크리에이티브한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사람들의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치는 점점 더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어디서 본 듯한, 그저그런 컨셉은 눈길조차 끌지 못한다. 사실 대행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또는 카피라이터 같은 전문가들도 내놓은 아이디어마다 항상 홈런을 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마케터가 가장 하지 말아야 할 것이 팔짱 끼고 앉아 대행사들이 가져오는 제안들이 부디 누구도 생각지 못한 약빤 컨셉이기를 기도하는 것이다. 그만큼 새로운 컨셉이란 생각 이상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면 대체 어떻게 해야 크리에이티브한 컨셉을 조금이라도 쉽게 뽑아 낼 수 있을까?


최근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자주 이용하는 앱 중 하나가 바로 AI를기반으로 한 큐레이팅 앱이다.


* 큐레이팅(Curating)

여러 정보를 수집, 선별하고 이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전파하는 것을 말하는 큐레이션(Curation)에 큐레이터의 활동을 포함하여 정보를 수집, 종합하고 정보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안내해주는 활동을 의미한다.


큐레이팅 앱은 온라인상에 여기저기 숨어 있는 수많은 콘텐츠를 AI가 척척 알아서 이용자의 관심사에 맞게 모아주고, 추천해주는 흥미로운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러한 큐레이팅 앱을 쓰다 보니 문득 마케터를 위해 꼭 필요한 큐레이팅은 무엇일까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사실 오래 전부터 어떻게 하면 이 비슷비슷한 게임 마케팅 바닥에서 보다 쉽고, 빠르고, 다르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꼼수를 연구해왔던 나는, 기발하고 재미있는 크리에이티브를 볼 때마다 습관적으로 캡처하여 크리에이티브라는 제목의 폴더에 차곡차곡 쌓아 두고 있다. 이 폴더는 새로운 게임을 준비할 때나 좋은 아이디어가 안 떠오르거나 머릿속이 백지장처럼 비었을 때 아주 유용하게 쓰고 있다. 이 크리에이티브 폴더 속에 쌓여 있는 다양한 콘텐츠들을 다시 한번 천천히 살펴보다 보면 의외의 아이디어를 얻는 경우가 꽤 많이 있기 때문이다. 만일 이러한 크리에이티브들을 마케터가 좋아하는 취향에 맞게 알아서 척척 추천해주는 서비스가 있으면 어떨까? 그래서 일을 좀 더 빨리 끝내고 놀 시간을 만들기 위한 일종의 꼼수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마케터라고 항상 크리에이티브한 컨셉과 아이디어를 자판기 커피처럼 동전만 넣으면 바로바로 뽑아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물론 크리에이티브의 최전선에 있는 대행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나 카피라이터들도 마찬가지다. 마케터들이 조금이라도 빨리 일을 끝내고 저녁이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내가 제안하는 것은 바로 ‘크리에이티브 큐레이팅’이다. 큐레이팅을 위해서는 우선 평소에 생활하면서 우리 주변을 가득 메우고 있는 콘텐츠 또는 크리에이티브 중에 쓸 만한 가치가 있는 크리에이티브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수고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매일 이러한 약간의 수고가 프로젝트를 준비할 때마다 매번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창작의 고통을 상당 부분 덜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자신이 현재 담당하고 있거나 앞으로 담당할 게임들을 머릿속에 그리며 평소에 이에 대비한 크리에이티브들만 선별하여 수집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작업이 바로 크리에이티브 큐레이팅이다. 개인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우선순위를 정해서 나름의 방식으로 큐레이팅 작업을 하고 있다.


•경쟁 게임 매체별 마케팅 크리에이티브

•일반 브랜드들의 톡톡 튀는 크리에이티브

•SNS에서 회자되고, 바이럴되고 있는 콘텐츠

•칸(Cannes) 광고 및 해외 유명 광고제 수상작 리뷰

•나이키, 아디다스 등 주요 글로벌 브랜드들의 캠페인

•TVCF 사이트 등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크리에이티브 리뷰

•실시간 검색어에서 상위권에 오른 주요 키워드

•가장 인기 있는 영화, 드라마, 음악 등의 콘텐츠 소비

•시기별 가장 인기 있는 영화, 드라마, 음악 등


이렇게 수많은 콘텐츠들을 선별, 수집하여 나름의 방식으로 보기 좋게 정리한다. 정리하는 방식은 카테고리를 나누는 식이다. 예를 들어 메시지의 경우 슬로건과 키 메시지, 이미지의 경우 전면, 타임보드, 웹페이지, 페이스북 등 자주 쓰는 영역별로 나누어 정리하고 있다. 이외에 이슈가 되는 영상과 프로모션 등은 페이지를 통째로 캡처하여 언젠가 쓸 날을 기약하며 차곡차곡 모아 두고 있다.

 

큐레이팅의 완성은 유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


세상에는 너무도 많은 크리에이티브들이 공기처럼 우리 주위를 둘러싸고있다. 지금도 하루종일 졸졸 따라다니는 모바일 게임 광고와 브랜드 캠페인을 보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감탄하고, 감동하고, 또 반성하게 된다. 옛말에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있듯이 효과적인 큐레이팅을 위해서는 시대에 뒤처지지 않는 날카로운 감각과 안목을 가져야 한다. 나아가 최신 트렌드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면밀히 관찰하고 분석하면서 이러한 감각을 기술적으로도 날카롭게 다듬고 키워나가야 한다. 크리에이티브는 주관적인 판단과 취향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마케터는 늘 대중의 시야에서 보고, 느끼고, 공감하는 훈련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먼저 시중에 나와 있는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좋은 책을 읽고 개념을 확실히 잡는 것이다. 어느 정도 개념이 잡혔다면 그 다음으로 해야 할 일은 가능한 한 많은 크리에이티브를 보면서 보는 눈을 조금씩 키워나가는 것이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매체의 퍼포먼스를 높이기 위한 노력만큼이나 크리에이티브에 있어서도 공부와 고민을 꾸준하게 해야만 원하는 결과를 성취할 수 있다. 이러한 훈련이 잘 되어 있는 마케터들은 세상 곳곳에 숨어 있는 보물 같은 크리에이티브들을 남들보다 쉽게 발견할 수 있으며, 대행사들이 가지고 오는 여러 가지 제안들을 보고 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큐레이팅의 완성은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재창조의 작업에 있다는 것이다. 기존 크리에이티브들을 모아서 단순히 재배치하거나 패러디하는 수준이 아니라 마케터가 갖고 있는 생각들과의 화학적 재구성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크리에이티브로 재창조 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바로 크리에이티브 큐레이팅의 완성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재창조를 통해 큐레이팅의 완성을 이룰 수 있을까?


먼저 좋은 재료가 될 만한 크리에이티브들을 잘 찾고, 잘 모아 두어야 한다. 좋은 재료란 사람들에게 공감과 반응을 얻은 크리에이티브를 뜻하기도 하지만 마케터의 입장에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재료가 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를 뜻하기도 한다. 즉, 마케터의 주관적인 판단에 따라 같은 크리에이티브라도 얼마든지 좋은 재료가 될 수도 있고 불필요한 스팸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자신이 진행할 마케팅의 좋은 재료가 될 만한 것들을 선별하고, 수집하는 작업을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다음으로 큐레이팅한 크리에이티브를 요리하는 훈련을 꾸준히 해야 한다. 앞으로 언제 어떤 장르의 게임을 담당할지 모르기 때문에 매일매일 다양한 크리에이티브를 감상하고 자신이 담당하는 프로젝트와 연관시켜 상상하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컨셉을 고민할 때 즐겨 사용하는 몇 가지 꼼수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게임의 분위기와 어울리는 영화 포스터 찾아보기

•이미지와 텍스트를 엉뚱하게 조합해보기

•모두가 알고 있는 속담 또는 관용어를 적절하게 확장해보기

•숫자, 음악, 텍스트 등을 상징적으로 활용해보기

•성공적인 캠페인들과 게임의 적절한 접점 찾아보기


끝으로 선별한 크리에이티브들을 새로운 컨셉으로 리크리에이트 Re-create 해야 한다.

마케터만의 예리한 안목으로 정성껏 큐레이팅한 크리에이티브들을 실전에서 최대한 효과적으로 써먹기 위해서는 새로운 맛을 만들어 낼 수 있어야한다. 다른 사람들이 어렵게 만들어 놓은 크리에이티브들을 대충 그럴듯하게 보이도록 짜깁기해서는 결코 새로운 맛을 만들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정도 수준의 작업으로는 이 치열한 시장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 만한 크리에이티브는 만들어 낼 수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자신이 틈틈이 모아둔 크리에이티브들을 재료로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그것들을 바꾸고, 비틀고, 뒤집는 등의 다양한 시도를 통해 새로운 맛의 크리에이티브를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것이 바로 리크리에이트이며 큐레이팅의 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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