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노의 매거진

어느 자그마한 요가원의 그로스해킹 도입 사례

오피노

2018.09.11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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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원에서 그로스해킹을?

 

 

"누군가 말했다. 어느 식당에서 고객을 유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길거리에서 전달하는 전단지라면, 그것마저 그로스해킹의 사례가 될 수 있다."

 

뭔가 거창해 보이고, 기술이 동반되어야 할 것 같고, 전문가가 아니면 적용해보기 어려울 것 만 같은 그로스해킹. 유튜브와 관련 도서를 통해 스터디를 계속하다 보니 그로스해킹의 접근 방식과 마인드를 강조하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기술도 중요하긴 하지만 1차적으로는 그로스해킹의 방식으로 접근하는 마인드를 좀 더 우선시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공부하는 와중에 여자친구와 여자친구의 친구가 아주 자그마한 요가원의 오픈을 준비하고 있었다.

 

"남자친구의 가장 큰 행복 중 하나는 여자친구의 성장을 옆에서 돕는 것이다."


모처럼 본업으로 여자친구의 성장을 도울 수 있는 기회가 나에게 찾아왔고, 온라인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활동들을 그로스해킹 마인드를 장착하고 도와보기로 했다. 지금부터 적어나갈 글은 그로스해킹의 성공 사례가 아니다. 단지 어느 자그마한 요가원에서 적용해보고 있는 그로스해킹의 도입 사례이다. 순차적으로 진행해보고 있는 경험들을 편하게 적어나갈 계획이니, 읽고 있는 독자분들도 편한 마음으로 따라와 주셨으면 좋겠다.

 

 

 

#1 사람들은 분명 우리 요가원을 좋아할 거야. 

 

뚜껑을 열기 전까지 우리는 우리 요가원을 처음 인지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자친구가 준비하고 있는 요가원의 컨셉을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요가 + 과일’, 평범하지는 않은 요가원이기 때문이다. 요가 수업이 메인으로 진행되지만, 요가가 끝나고 각자 챙겨갈 수 있는 소정의 과일 도시락을 준비해둔다. 챙겨가는 것은 본인들의 자유이다.

 

오픈 날짜를 정하고, ‘요가+과일’ 컨셉을 잘 설명해줄 수 있는 원페이지 웹사이트를 제작하기로 했다. 원페이지 웹사이트엔 영상도 들어가야 하고, 과일 도시락의 모습, 그리고 요가원에서 요가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필요했기 때문에 몇몇 친구들을 모아 놓고 무료 수업을 진행했다. 그렇게 무료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영상과 과일 도시락, 그리고 요가원에서 요가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낼 수 있었으며, 그 소스를 바탕으로 앞서 언급했던 원페이지 웹사이트를 워드프레스로 직접 제작했다. 그리고 오픈 날짜에 맞춰 인스타그램 계정도 하나 파고, 문의 오는 사람들과 상담할 수 있는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를 개설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역 상권으로 운영이 되는 요가원이기 때문에 블로그를 개설하고, 요가원의 컨셉을 잘 설명해줄 수 있는 5~6개의 글을 포스팅했다.

 

이제 기본 준비는 끝났다. 주변 지인들에게 요가원의 컨셉을 말하고, 함께 원페이지 웹사이트를 보여주면 10중에 9는 ‘오~ 컨셉 좋다’는 반응이었다. 역시 괜찮았어. 여자 친구를 포함한 여자 친구의 친구, 그리고 나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감사하게도 무료수업에 참석했던 지인 중에 3명이 실제 수업까지 등록하게 되어 출발 자체가 순탄했다. 앞날이 기대가 되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문의는 많지 않았고, 플러스 친구로 문의가 와도 실제 등록까지 연결이 잘 되지 않았다. 상담하다 중간에 이탈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흠.. 무엇이 문제 일까?

 

 

#2  문의했던 그 사람들은 어디서 들어왔고 왜 문의만 하고 이탈했는가? 


확인이 필요했다. ‘가격이 문제 일까?, 아니면 수업 수가 적은 게 문제일까?, 시간이 문제일까?’ 문제점을 확인하기 전까지 우리는 예상되는 추측들만 내놓을 수밖에 없었고, 근거가 없는 추측이기 때문에 무엇을 우선순위로 두고 개선해나가야 할지 알 수도 없었다.

 

그래서 만무하는 추측들은 덮어두고 문의만 하고 이탈한 사람들로부터 ‘어떻게 알고 문의를 했는지’, 그리고 ‘왜 문의만 하고 등록까지 하지 않았는지’등의 이유를 확인을 해보기로 했다. 플러스 친구로 문의한 사람들에게 서비스 개선 차원에서 한 가지 질문을 해도 괜찮겠냐고 톡을 보냈고, 그리고 이후에 문의가 오는 사람들에겐 항상 어떻게 알고 문의를 했는지 물어보기 시작했다.

 

Q: 그들은 어디서 오는가?

거의 95% 이상의 사람들이 네이버에 지역명 + 요가원을 검색하고 블로그 내용을 본 후에 문의하거나, 블로그에 있는 내용을 확인하고 사이트에 까지 가본 후에 문의를 주셨다. 그리고 일부는 네이버 지도에 등록해 놓은 것을 보고 바로 전화를 주셨다.


인사이트: 대부분의 사람들은 네이버 검색을 통해 블로그를 확인하고 플러스 친구로 문의한다.


Q:  왜 문의한 후에 등록까지 하지 않는가?

본인이 원하는 요가 종목이 아니거나, 교차 수업을 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한 피드백도 있었지만, 가격이 생각보다 높다는 의견들을 많이 주셨다.


 

인사이트: 고객이 원하는 등록 가격보다 높다.(사실 애초에 가격을 책정할 때 조금 많이 높게 책정한 부분이 있다. 여자 친구와 여자 친구의 친구가 처음 준비를 하다 보니 본인이 한 달에 가져갈 수익을 기반으로 가격을 책정했기 때문이다. 오픈 전에 가격이 높다는 얘기를 해주었지만, 그땐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하지만 잠재고객들 중 많은 사람들이 가격이 높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 직접 설문을 통해 얻은 피드백을 가지고 우리는 가격을 조금 낮추고, 문의에 영향을 미치는 블로그를 조금 활성화해보기로 했다.  -> 우리 요가원의 문의 획득 경로는 블로그였기 때문에,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문의할 수 있도록 양질의 콘텐츠를 조금 더 늘려 보기로 의사결정을 한 것이다. 

 

 

#3 이걸로 부족하다. 등록 전 설득 과정을 추가하자. 


의사결정을 한 후 우리는 한 가지 요소를 더 추가하기로 했다. 대면상담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오픈 이벤트를 명분으로 큰 폭의 할인을 진행하지 않기 때문에 문의 후에 바로 등록까지 유도하기엔 장벽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우리에겐 이미 요가원에서 수업을 듣고 있는 수련생분이 있었고, 그들의 등록 과정을 간단히 살펴보았다. 지인들이긴 하지만, 주변에 살지 않고, 거리가 있음에도 여기까지 와서 수업을 듣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은 오픈 직전 무료 수업에 참석했다. 무료 참석 후에 절반 이상이 실제 요가 수업을 등록하고자 하는 니즈가 있었다.

 

인사이트: 이미 수강을 하고 있는 분들은 무료 수업을 듣고 등록을 고려했다. 그 말인즉슨 무료 수업을 참여하며 수업에 만족감이 커서 등록까지 이어질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우리는 등록 전에 설득 과정 하나를 추가했다. 문의가 오는 사람들에게 등록보다는 무료수업을 먼저 들어보라고 권유했다. 잠재고객들이 행동을 취하기에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4 피드백을 바탕으로 다시 진행해보고 결과를 살펴보자


가격 조금 낮추기 + 블로그 활성화(이 부분은 적극적으로 하지 못함) + 1회 무료수업 + 추가로 첫 등록의 허들을 낮추기 위해 첫 등록에 한해서만 10% 할인을 적용했다.

 

문의 후 이탈한 사람들과 이미 수업을 듣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얻은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재정비를 한 우리는 다시 문의하는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보기로 했다. 그리고 문의가 오기를 기다렸다. 문의가 다시 오기 시작했다. 문의가 오는 빈도수는 예전보다는 좋아졌지만, 비용을 쓰는 광고 활동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폭발적으로 많아지진 않았다. 문의가 온 사람들에게 가격을 포함한 요가원 정보를 알려주면서 무료 수업이 있다고 무료수업을 먼저 들어보라고 권했고, 그 방법은 우리에게 꾀나 유의미한 결과를 가져다주었다.

 

지금까지 (재정비 후 한 달 정도의 기간 동안) 플러스친구로 문의 온 사람들은 15명이다. 그리고 그 중 9명이 무료수업까지 참석을 했다. 그리고 그중에서 2명이 추가로 본 수업까지 등록을 했다.

 

문의 15명  -> 무료 수업 참석 9명 -> 최종 등록 2명

- 문의 온 사람들 중 무료수업에 참석하는 전환율은 46.6%

- 무료수업 후 최종 등록 전환율은 22.2%

- 최초 문의한 사람들의 등록 전환율은 13.3%

 

성과 판단을 하기엔 정말 적은 모수이지만, 우리는 이전 단계보다 꾀나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판단했다. 아직 개선해야 할 점들이 많지만, 한 달 동안 진행한 후 나온 전환 데이터를 바탕으로 첫 번째 유입 단계(문의 수)의 볼륨을 키우면 자연스럽게 최종 등록 목표 전환수를 채울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을 할 수 있었다.(참고로 최종 목표수치는 크지 않다. 점심 요가 6명, 저녁 요가 6명)

 

 

#5 한 달 후 우리는


그냥 마케팅 활동을 하는 것보다는 많은 인사이트를 얻었다.

 

간단하게 정리를 해보면,

 

(1) 우리 요가원의 기본 퍼널 모델(현재 상황에서 수련생을 등록하는 최적의 과정)

 

- 검색&블로그(획득 채널) -> 플러스 친구 문의 -> 무료 수업 -> 최종 등록 완료

 

(2) 단계별 전환율 확인 

 

- 블로그 유입 후의 플러스 친구 문의 전환율은 아직 파악하지 못함

 

- 플러스 친구 문의 후 무료 수업까지의 전환율, 무료 수업 후 최종 등록까지의 전환율 확인

 

(3) TO DO LIST? 

 

- 획득 경로(문의를 남기는 경로)를 파악하고, 현재 상황에서 최종 등록까지의 전환율을 파악했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할지 TO DO LIST가 나왔다. 우리는 플러스 친구 문의량을 늘리기 위해 양질의 블로그 콘텐츠를 조금 적극적으로 포스팅해보기로 결정했고, 만약 이렇게 했는데도 최초 문의수가 많아지지 않는다면 차선책으로 키워드 광고를 써보기로 했다.

 

- 무료 수업에서 수업의 질 외에 요가원의 환경적인 부분에도 만족감을 주기 위해 내부 인테리어도 조금씩 꾸며보기로 했다. 지출할 수 있는 돈이 많지 않기 때문에 탈의를 하는 화장실을 좀 더 요가적인 느낌으로 깔끔하게 꾸며보기로 했고, 이후에 돈이 조금씩 생길수록 다른 부분들도 개선하기로 했다. 고객들의 접점마다 모두 좋은 경험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말이다.

 

** 그 외 언급하진 않았지만, 문의 후 무료수업까지 오지 않는 사람들에게 요가에 대한 정보를 주별로 알림톡으로 전달드려도 될지 동의를 구한 후 콘텐츠를 전달할 예정이다. 그래서 유튜브 영상도 찍기로 계획을 다시 세웠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우리 요가원 근처에 있는 잠재고객이기 때문이다.

 

 

#다른 요가원에서도 이렇게 하지 않나요? 


맞다. 생각해보면 다른 요가원에서도 보통 비슷한 활동들을 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전단지를 나눠주고, 온라인에서 광고를 하고(그렇지 않은 곳도 있지만), 문의를 받고 무료수업을 권유하고, 큰 할인 폭을 적용해서 등록을 유도하기도 한다.

 

다만, 조금 다르게 있다고 한다면,

 

이런 활동들을 무분별하게 하지 않고 어떤 경로에서 가장 문의를 많이 하는지 파악하고, 단계마다 전환율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고, 우리의 최종 목표를 달성시키기 위해 중간에 설득할 수 있는 작업들을 추가했다. 그리고 결과를 살펴보고, 개선점을 다시 확인하고 우리의 TO DO LIST를 정리했다.

 

만약 이렇게 살펴보지 않았다고 한다면, 우리는 우리들만의 추측으로 가격을 더 크게 낮추거나, 아니면 큰 폭으로 할인을 해보거나, 아니면 광고비를 지출하면서 광고를 했을 것이다. 그리고 원하는 결과가 안 나오면 좌절했었을지도 모른다. 현재 상황에서의 최적의 고객 등록 과정을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지금은 소액으로 광고를 집행할 수 있고, 광고 성과도 기대해볼 수가 있다.

 

 

마치며,


규모가 작고 그로스해킹공부를 하면서 학습한 일부를(특히 그로스해킹의 마인드로) 적용해본 사례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유의미했다. 여자 친구의 일을 도와줄 수 있어서 행복했고, 현재 오피노의 고객사들과 혹은 잠재 고객사들의 퍼포먼스 향상을 위해 데이터 분석만 하는 게 아니라, 단순 광고만 집행하는 게 아니라, 그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도움을 주고 적용해볼 수 있을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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