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씨아줌마 오종현의 매거진

판이 뒤집힌 네이버 마케팅, 어떤 일이? 그리고 살아남기? 1편

오씨아줌마 오종현

2018.06.18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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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 2개월의 네이버는 아수라장이었다.

18년 4월 24일, 일부 공식포스트를 제외하고는 네이버 포스트가 대부분 통합검색에서 사라져 버렸다. 아주 난리도 아니었다. 폴라를 소리 소문 없이 통합검색에서 빼버리더니, 절대 버릴것 같지 않았던 네이버 포스트 역시 통합검색에 노출되지 않게 되는 바람에 콘텐츠를 생산하는 마케터들은 치를 떨었다. 네이버에서는 포스트가 통합검색에 사라진 이유에 대해 'C-rank를 네이버 포스트에도 적용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서 질이 낮은 콘텐츠들은 검색에서 밀렸다'고 설명했다. 다수의 사용자들은 납득할수 없었지만, 네이버가 칼을 휘둘렀는데, 달리 방법이 없었다.

 

그리고 약 한달이 지난 18년 5월 24일 즈음, 다시 한번 통합검색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던 네이버 블로그의 검색 노출 순위가 완전히 뒤집히고 말았다. 2~3년 전의 글들이 상위에 등장하는가 하며(롤백현상이라고 불림), 최근에 작성한 글들은 1페이지에 올라오지도 않은 일명 “뒤죽박죽” 현상이 나타났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네이버 통합검색이 미친듯이 바뀌게 되면서 블로그 노출을 위주로 하는 마케터들은 매우 힘든 상황이 되었고, 이런 상황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많은 마케터들이 5월 24일에 발생한 '뒤죽박죽 현상'에 대해서 다양한 추측을 내 놓고 있다. 단순히 과거의 글이 상위에 노출되는 것 이외에 업체에서 직접 작성한 광고성 글들이 사라지고 일반 블로거들이 작성한 후기 위주의 글들이 상위에 노출된다고 주장하는 마케터가 있는가 하며, C-rank에서 중요하게 보는 주제가 세분화 되어서 키워드의 사용범위를 좀더 촘촘하게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마케터도 있었다. 글쓰는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마케터도 있었다. 예를 들면 제목에 키워드 삽입 및 제목의 길이를 모든 글에 대해 다르게 하고, 본문의 길이, 이미지 개수, 키워드 삽입 등을 크게 차이나게 작성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마케터도 있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C-rank가 처음 도입되고 난리가 났던 2016년 초와 같이 현재 블로그 노출 영역이 크게 변한 것은 틀림없다.

블로그를 직접 운영하는 기업이나 대신 운영해주는 대행사들이나 이번 네이버 블로그 노출 영역의 변화에 전혀 감을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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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트렌드를 놓친 네이버 통합검색

통합검색이 이렇게 요동을 치고, 이로 인해 네이버 통합검색의 안정적인 노출을 추구하던 마케팅 전략에 치명타를 맞더라도 우리가 네이버에 머무를수 밖에 없는 이유는 검색 점유율 때문이다. 

 

물론, 마케팅 시장기 크게 바뀌기 시작했다. 페이스북와 인스타그램이 출시되면서 구독자 기반의 소셜미디어가 인기를 얻고, 동영상 콘텐츠 중심의 유튜브가 콘텐츠 소비의 트렌드를 이끌어 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객의 구매의도가 높은 “검색”에서 많은 네이버의 아성이 얼마전까지 공고하게 유지가 되었다.

 

이러한 공고한 검색점유율로 인해서 네이버는 거대한 오픈마켓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원피스” “노트북” “제주도여행” 등 몇몇 인기 키워드를 검색을 하면 스크롤을 몇번 내리더라도 광고 밖에 노출되지 않는다. 검색엔진이 아니라 거대한 쇼핑몰로 착각할 정도였다.

 

물론 네이버도 검색이외에 다양한 서비스들을 출시했다. 미투데이, 폴라, 포스트, 네이버 캐스트 등 꽤 많은 서비스를 출시했다. 그러나 20% 부족한 완성도와 어디선가 본 듯한 컨셉으로 인해 사용자들이 외면하고 결과적으로 서비스가 종료되는 수모를 겪어야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색점유율이 공고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다. 

 

그런데 네이버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검색점유율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경쟁업체는 다음도, 구글도 아닌 “유튜브” 였다. 젊은 층은 네이버의 장기인 텍스트와 이미지로 구성이 된 콘텐츠를 좋아하지 않는다. 오로지 동영상 콘텐츠를 통해서 콘텐츠를 소비하는데 익속하다. 그러다 보니, 단순 흥미거리를 찾기 위해 유튜브를 검색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정보를 찾기 위해 구매활동을 하기 위해, 좋은 리뷰를 찾기 위해 유튜브에서 검색을 하기 시작했고, 10대, 20대를 주심으로 이런 경향은 보다 뚜렷해 졌다. 특히 네이버 대표가 2월 커넥트데이에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검색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대응하겠다고 밝했다.

 

물론 네이버TV라는 유튜브와 유사한 서비스가 있긴 하다. 네이버 통합검색의 동영상 영역에서 비교적 상위에 노출시켜 주기 때문에, 네이버 입장에서는 꽤 파격적인 혜택을 준 것이다. 그러나 네이버TV의 점유율은 매우 미비하고, 강제로 붙는 15초 광고는 사용자들에게 불편함만 주고 있다.

 

특히, 네이버TV의 가장 큰 리스크라고 하면, 바로 크리에이터가 유튜브에서 넘어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동영상 플랫폼이라고 해도, 시스템이 완벽하고 많은 수익을 준다고 하더라도, 정작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가 오지 않는다면 죽은 플랫폼일 수 밖에 없다. 지금 네이버TV가 그 짝이다. 현재 네이버TV는 재미는 없고, 기업에서 올린 의미 없는 콘텐츠들만 난립하고 있다. 그리고 네이버TV에 올라오는 동영상의 대부분은 유튜브에서도 볼 수 있다. 

 

통합검색을 오픈마켓처럼 바꾸던 네이버는 소리소문 없이 커진 “검색엔진 유튜브”에게 긴박하게 쫒기는 입장이 되었지만, 기존의 서비스로는 유튜브를 대응할 방법이 없었다. 유튜브는 너무 강하고 완벽했으며, 돈에 눈이 먼 네이버는 너무 허술했고, 대안이 없었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네이버는 검색점유율을 높여야 하는 지상 최대의 미션을 성공하기 위해 그나마 콘텐츠가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있는 블로그를 손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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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블로그의 정체성을 무너트린 네이버 (1)

네이버 블로그가 서비스를 시작한지 15년이 지났다. 네이버 블로그에 대해서 불만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매출에 영향력이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니, 온라인 마케팅에서 네이버 블로그는 15년 동안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동안 네이버 블로그가 생산하는 콘텐츠를 생각해보면 이 정도로 상상할 수 있다. 

- 키워드가 들어 있는 제목

- 1,000자 이상으로 구성된 텍스트

- 그 사이에 교묘하게 삽입된 키워드

- 텍스트 콘텐츠를 보완하는 여러장의 이미지

- 칵테일의 체리처럼 하나씩 올리는 큰 의미 없는 동영상

- 그리고 링크와 이미지, 지도 등…

 

네이버 블로그가 생산하는 콘텐츠는 텍스트 위주의 콘텐츠에 이미지와 동영상이 고객의 주목도를 높히는 방법이었다고 정리할 수 있다. 네이버의 편집기가 15년 사이에 스마트에디터 3.0까지 발전을 하면서 다양한 플러그인들이 추가가 되었지만 전체적인 콘텐츠 구성은 바뀌지 않았다.

 

네이버가 이런 블로그를 본격적으로 손보기 시작했다. 어떻게 손을 봤느냐? 바로 동영상 중심으로 완전히 바뀌었고, 보다 쉽게 동영상 콘텐츠를 많이 생산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와 검색로직을 변경했다. 

 

우선 네이버가 6월 15일 블로섬데이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출처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5&oid=029&aid=0002468462)

 

- 동영상 전문 창작툴 제공

- 이미지와 영상을 자동 추출해 주는 기술 소개

- 블로그 앱에서 동영상 촬영 및 편집 가능 (무비에디터)

- 동영상 내 음성을 분석해 스틸이미지나 짧은 영상을 자동으로 추출해서 보여주는 브이로그 에디터

- 블로그 제목 기반의 동영상 검색이 아니라, 개별 동영상에 포함된 제목, 설명, 태그 등이 검색에 더 영향을 줌

- 동영상 검색시 추천영상 기능 제공 (동영상 연속 재생 플레이)

- 블로거가 글만 작성하면 글의 주제와 문맥에 맞게 글과 이미지, 영상을 알아서 편집해 주는 오토트랜스포메이션 기술

- 인스타그램, 유튜브, 페이스북에서 작성한 콘텐츠를 그대로 블로그에 가져올수 있는 기능

- 음성 연동 필터와 동영상 얼굴 인식 필터를 적용한 모자이크 등 특수기능

 

등… 수 많은 서비스를 쏟아냈고, 특히 동영상 생산을 쉽게하는 다양한 기술들을 대거 선보이게 되었다.

 

네이버가 이렇게 동영상 관련 기술과 서비스를 융단폭격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가?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기존 “유튜브”를 중심으로 하는 크레이이터들이 네이버로 쉽게 넘어오지 않기 때문에, 네이버에서 텍스트와 이미지 중심의 콘텐츠를 열심히 생산해내는 블로거들을 동영상 크리에이터로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자 핵심이유로 보인다. 

 

사실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리는 크리에이터들에게는 이런 서비스와 기술들이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동영상 콘텐츠를 만드는데 큰 문제가 안된다. 

반면, 동영상이라고는 간단한 브이로그 정도만 찍어본 블로거들에게는 위의 서비스들이 매우 절실할 수 있다. 특히 네이버 노출에 목을 메고 있는 블로거들에게 위의 서비스를 사용할 경우, 상위노출에 가산점이 주어진다고 하면 너도나도 상관없이 열심히 사용할 것이다.

 

다만, 위의 기술을 통해서 질좋은 동영상 콘텐츠가 만들어질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네이버 입장에서 이들 기술을 사용하여 기존 블로거들이 엄청난 양의 동영상 콘텐츠를 만들게 압박하는 것은 쉽다. 그런데 문제는 텍스트를 보조하는 콘텐츠를 뛰어 넘어 동영상 자체로 완성도를 가질수 있는 동영상을 블로거들이 만들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아직 출시되지 않아서 실체를 알 수 없지만 네이버에서는 대단한 기술이라고 이야기하는 동영상 제작 기술들이 블로그 '안'에서 만들어 진다. 그리고 블로그는 자고로 텍스트가 없이는 존재할수 없다. 즉, 태생적으로 블로그 안에서 만들어진, 독립적인 콘텐츠로써 힘이 약한 동영상이 만들어 질 수 밖에 없는 태생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다.

 

실제 지금 네이버 통합검색에서 노출되고 있는 동영상 영역의 콘텐츠 중 블로그 내부에서 만들어진 콘텐츠들은 동영상 자체로써 의미가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텍스트를 보조하는 역할이 크다. 특히 업체들간 경쟁이 심한 키워드의 경우는 대부분 노출을 위한 쓰레기 동영상들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네이버가 제공해준 서비스를 사용한다면, 예쁜 쓰레기가 될 뿐이다.

즉, 위의 동영상 관련 서비스들이 높은 완성도를 가지고 나온다고 하더라도, 어짜피 블로그 내에서 텍스트 콘텐츠와 함께 만드는 동영상 콘텐츠의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

 

만약 네이버가 위의 동영상 관련 기술을 사용한다고, 갑자기 블로거들이 유튜브 급의 콘텐츠를 생산할거라고 기대했다면 필자는 자신있게 말할수 있다. “당신 유튜브에 동영상 올려본적 없지?”

한편, 동영상을 위한, 동영상에 의한 이번 블로그 개편은 또다른 문제를 만들수가 있다. 바로 블로거에 대한 배신이다.

 

-판이 뒤집힌 네이버 마케팅, 어떤 일이? 그리고 살아남기 2편 >

-판이 뒤집힌 네이버 마케팅, 어떤 일이? 그리고 살아남기? 3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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