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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창업가를 위한 브랜드 이야기 - 비주얼 아이덴티티 Tip

NHN고도

2018.06.1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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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고 찾아 삼만리

 

꿈에 그리던 내 사업을 가지고 나서, 대부분의 창업자들은 내 사업의 얼굴이 되어줄 번듯한 로고를 찾아 나선다. 교회 아는 집사님 아들래미가 미술 한다던데… 하면서 대뜸 연락처부터 알려달라고 하거나 고등학교때 디자인 대학으로 진학했던 이미 오래전에 연락이 끊긴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다.

  

주변에 지인을 찾아봐도 없다면 무료 로고 제작 사이트나 재능 판매 사이트를 돌아본다.

제작자의 포트폴리오를 보니 남들은 매우 싼 가격에 좋은 로고 하나 잘 받아간 듯 하다.

냉큼 계약을 했고 5만원에 내 로고를 하나 장만한다.

옵션을 하자니 너무 비싸져서 그냥 만족하기로 했다.

 

그리고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제일 싼걸 했더니 너무 심심하다. 그림도 없고 글씨만 있다. 다른 쇼핑몰도 이렇게 많이 한 것 같긴한데,

돈을 들인 것 같지가 않다.

  

막상 내 홈페이지에 올려보니 전혀 보이지 않는다.

모던 시크 의류 쇼핑몰이라 검정색으로 새단장을 했는데 검정색 바탕에 검정색로고라니, 아차 싶다.

  

인터넷에서 내것과 정확히 똑같은 로고를 발견했다. 색깔도 같고 글자도 4글자고 글씨체랑 생긴게 너무 비슷하다. 글씨체도 같아보이고 전체적인 분위기도 너무 비슷하다. 하필 파는 것도 비슷해보인다.

  

다른걸 다 떠나서 그냥 다 별로다. 내가 생각한 것과 하나도 일치하는게 없다. 직접 무료 로고 사이트에서 작업도 해보지만 안 나온다. 내 머리 속에 있는걸 누가 끄집어줬으면 좋겠다. 하지만 쉽지 않다. 나는 정당하게 가격도 지불 했고 나름 제작자 포트폴리오를 보고 고르고 골랐는데, 왜 맘에 들지 않을까?

 

캐나다의 전략가 Mary Jane Braide는 좋은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위해서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1. Pay for good talent

좋은 재능에 정당한 페이를.

 


 

가장 간단하고 당연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지키지 못하는 항목이다. 

재능에는 무조건 그에 상응하는 페이가 있어야 한다. 이는 비단 로고 제작비만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남과 다른 ‘자기다움'을 추구하고 싶다면 그 ‘자기다움'을 찾기 위해 끝없이 투자해야 한다.

 

단 대기업처럼 한번에 올인 할 수 없기 때문에 천천히 내 브랜드의 스토리와 특색을 찾아나서고 그를 정리해서 나만의 스타일로 만드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절대 서두를 것 없다.

 

 

2. Don't ask for spec work 

스펙 워크 요구하지 말기.


 

스펙 워크(Spec work)란 우리 말로 ‘재능 기부'와 비슷한 말로, 보상을 받지는 못하지만 이 일을 해주면 기회가 생길지 모른다는 기대로 하는 일을 말한다. 콘테스트의 형태를 띠기도 한다.

 

나도 실제로 당해본 일이고 대부분의 디자이너들이 겪는 일 중 하나다.

일단 로고 해서 보내주고, 내 맘에 들면 10만원 주고 아니면 안 준다.라고 하시더라. 

 

흔히 좋은 인맥~ 좋은 일~ 좋은 기회~ 맛있는 밥~ 봉사 활동~ 이란 단어가 등장한다.

절대로 정당한 금전적 보상 이외의 것으로 퉁치려고 하지 말자.

 

3. Provide a design brief 

디자인 브리핑 제공하기


 (사진출처 symantec.om) 

 

디자인 브리핑이란 내 사업의 목표와 스토리에 대해서 디자이너가 작업에 착수하기 좋게 설명하는 필수 요소다. 처음 보는 사람도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게 간결하고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때,

  

“온라인으로 신선한 도시락을 매일 아침 배달해주는 서비스”

  

라고 단순 사실 나열만 주는 것보다는,

  

어떤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지, 새로 런칭하는 신생 사업인지 기존 사업인지, 홍보를 위해서인지 기존 고객 만족을 위해서인지, 메시지를 포함시키기 위함인지 아닌지, 이 사업을 하면서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 자세하게 언급해주는 것이 좋다. 위의 조건으로 변형해보자.

  

“아침밥 챙기기 힘든 20대 사회 초년생을 위해

몸에 좋은 곡물바와 과일을 한입거리로 구성한 신선한 도시락입니다.

매일 아침 고객님 집으로 배달되며, 인터넷으로 간단 주문을 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희망차고 신선한 젊은 세대 이미지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 주는 것이 좋다. 그래야 디자이너도 다양한 면에서 로고 아이디어를 떠올리기 좋기 때문에 좀 더 창의적인 디자인이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4. Insist on being involved in concept and mood exploration 

내 브랜드 컨셉과 분위기 일관성을 지켜줄 것을 요구하기


(사진출처 inspirationhut.net) 

 

디자이너에게 내 도메인 주소를 보내면 내가 어떤 분위기를 추구하는지 알려줄 수 있다. 신생 브랜드고 온라인몰 개설이 아직이라면,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를 알려주거나 페이지를 캡쳐해서 보여주면 된다.

  

컬러칩을 만들어 보내줘도 괜찮다. 어도비 쿨러 (color.adobe.com/ko) 에 가면 원하는 색상을 집어 초보자도 손쉽게 컬러칩을 만들 수 있다. 컬러를 선택해 보내줄 때도 예쁘고 유행하는는 색을 선택하기 보단 내 아이템에 걸맞는 색을 선택하도록 한다.

  

기존에 사용하던 로고나 상호가 있다면 같이 보내면서 완전히 새롭게 할 것인지 어디를 조금만 변형시킬 것인지 이야기 해도 좋다.

 

5. Get 2-3 logo options 

2-3개의 로고 시안 받기

 

 

어차피 셋 중 하나를 선택할거니까 나머지는 필요 없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세개를 비교해 선택할 수 있다는데서 이미 나머지 두개는 제 몫을 한 것이다.

물론 각 시안 마다 그만큼의 페이가 있기 때문에 꼭 지불해야만 한다. 절대 아깝게 생각하지 말자.

  

여러 시안 중에 어떤 것으로 할지 결정하기 힘들다면 자신의 브랜드 미션과 고객들이 내 브랜드에게 기대하는 이미지에 더 가까운 것이 무엇일지 생각해 보고 그 기대치에 가장 가까운 것을 선택하자.

 

6. Trust the talent you hire 

당신이 택한 사람의 재능을 믿어라

 

  

  

가끔 학생이라고 대놓고 무시하거나 불안감을 표출하는 분들을 본다. 제발 그러지 말자. 학생이라고 절대 실력이 낮기만 한게 아니고, 전문가가 해도 실망스러울 수 있다. 디자이너의 실력이 미숙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원인은 나에게 있다.

  

디자이너는 딱 자신의 실력 안에서 자기가 이해한 대로 제작하기 때문이다. 로고가 맘에 들지 않는 건 내가 설명을 잘 전달하지 못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더 크다.

  

그러기 위해선 제작 의뢰를 하기 전에 꼭 디자이너의 포트폴리오를 확인하고 어떤 스타일인지 파악하는 것이 좋다. 내가 원하는 방향과 가장 유사한 작업을 하는 디자이너와 컨택하자. 그 다음에는 내가 택한 사람의 재능을 신뢰하고 필요한 정보가 있다면 바로바로 전달해 주도록 하자.

 

 

제발 서두르지 말자

  

한 달동안 고민해야 할 로고를 돈 더 주고 2~3일로 단축한다고 절대 좋은 작업을 받을 수 없다. 시일을 당기면 당길 수록 공장에서 나온 것 같은 이름만 다른 비슷한 이미지들을 받을 뿐이다.

 

내 자신이란 사람이 만들어지기까지 수많은 사건과 가치관이 함께 했듯, 내 브랜드에도 역사가 있다. 그를 단돈 5만원과 이틀만에 표현할 수 있을거란 기대는 하지 말아야 한다.

 

직접 디자이너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좋다. 디자이너도 상대방의 옷차림이나 성격을 파악해 어떤 식으로 작업할지 감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상으로만 연락하는 것은 그리 좋은 방법이 아니다. 사정상 인터넷으로 해야 한다면 최대한 많은 정보를 시각적 이미지와 텍스트로 주도록 하자.

  

브랜딩은 절대 서두르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내가 어떤 아이덴티티를 가져야 할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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