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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창업가를 위한 브랜드 이야기 - 브랜드 이해하기

NHN고도

2018.06.05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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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은 요새 가장 핫한 키워드다.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브랜딩'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고 카더라.

 

사업 성공을 간절하게 원하는 초보 창업가들은 대부분 이 말을 듣자마자 검색창을 켜고 검색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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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뭔가 많다.

너무 많다. 걸러지지 않은 정보들이 홍수처럼 밀려들어온다. 

 

CI는 뭐고 BI는 또 뭔지. 로고랑 심볼의 차이를 과연 내가 알아야 하는 건지. 브랜드에 대한 정의도 제각각이고 관련 용어도 엄청나게 많다. 일단 대충 검색을 해보고 나온 결론이라고는 번듯한 로고도 하나 있어야겠고, 홈페이지도 하나 멋지게 제작해야겠고, 사진도 좀 예쁘게 편집해서 올리고, 슬로건도 하나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할 일이 많다. 이걸 내가 다 할 수는 없다는걸 알지만, 남들 다 하는 걸 안 할 수가 없으니 해야만 한다.

 

이 과정에서 많은 창업자들이 주변 디자이너들을 수소문해 다짜고짜 연락하고는 "맛있는 밥 한끼 살테니까 로고 좀 해서 줘"와 같은 말을 하는 실수를 저지른다. 브랜드를 그저 비주얼 아이덴티티로서만 이해했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그렇다면 ‘브랜드’는 대체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먼저 가볍게 '브랜드'의 정의를 찾아보았다.

  

다 아는 단어가 모여있는 것 뿐인데 어렵게 읽힌다. 마치 “기압의 변화 또는 사람이나 기계에 의하여 일어나는 공기의 움직임을 ‘바람’이라 칭한다.” 라고 설명하는 걸 보는 느낌이다.

 

우리는 이렇게나 형이상학적이고 포괄적이고 뭐라 설명하기 어려운 '브랜드'라는 개념을 일상 생활에서 정말 자주 쓴다. 사춘기 학생들은 요새 자기 반에서 유행하는 ‘브랜드’ 패딩을 사달라고 조르며, 버스 옆자리 남성에게 달콤한 향기가 나면 어디 '브랜드' 향수 쓰냐고 물어본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브랜드'란 ‘메이커'란 단어처럼 유명하고 인기 있는 판매자라는 의미로 축소되어 있다.

그러나 브랜드의 범위는 당연히 훨씬 넓다. 간판도 없고 반듯한 매장이 없을지라도 충분히 브랜드라 부를 수 있다.

 

   브랜드는 유명한 판매자만 일컫는 말이 아니다. 모든 상품은 브랜드가 있다. (JTBC 신화방송 - 말발의 신 특집 중)

 

에버노트 아태지역 사장인 트로이 말론(Troy Malone)은 “브랜드란 로고가 아닙니다.

사내 문화, 사용자와 주고받는 모든 의사소통이 브랜드를 만듭니다. 노트 서비스가 많지만 에버노트는 그들과 경쟁을 신경쓰지 않아요. 오직 사용자와 관계에만 집중하죠.” 라고 말했다. 

 

'천막으로 만든 간판에 철골과 시멘트가 대놓고 보이는 매장이지만, 값싸고 양 많은 타코야끼를 팔면서 고객에게 힘차게 인사하는게 특징인 우리 동네 타코야끼 브랜드.'

'단골이 원하는 색으로 즉시 떠주는 버스 정류장 옆 친환경 수세미 브랜드.'

'판매 사이트조차 없지만 트위터로 팬들과 교류하면서 구글 폼을 이용해 한정 판매하는 캐릭터 인형 브랜드.'

 

이처럼 브랜드에는 로고, 웹페이지 디자인 등의 비주얼 요소만 있는게 아니다. 고객과의 첫만남을 포함한 모든 과정과 노력, 사내 분위기, 그들만의 근무 수칙 등 고객에게 스며들 수 있는 모든 요소들이 포함된다. 이런노력들이 모여 고객이 보는 내 브랜드 얼굴의 눈, 코, 입, 귀가 된다. 

 

 

소셜미디어를 한때 핫하게 달궜던 우아한 형제들의 근무수칙 (우아한 형제들)

 

그러기에 내 브랜드 미션을 확실하게 파악하는건 그 무엇보다 최고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 자신의 브랜드를 제대로 정의할 수 있어야 비로소 그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덴티티를 단단하게 쌓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 미션이란 내 브랜드의 존재이유나 마찬가지로, 한 문장에 고객을 납득시킬 수 있어야 한다.

가령 '여성 의류 쇼핑몰'보단 '스모키 메이크업에 잘 어울리는 20대 여성을 위한 모던 시크 쇼핑몰'처럼 구체적인 이미지를 상상할 수 있는 문구가 더 좋다. 

 

내 브랜드 존재이유조차 설득력 있게 설명하지 못한다면, 당대 최고의 디자이너에게 거금을 주고 내 로고와 홈페이지 디자인을 맡기더라도 성공할 가능성은 오히려 희박해진다. 

 

브랜드 형성은 분명 쉽지 않은 여정이겠지만 내 사업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다.

골치 아픈 로고와 홈페이지 리뉴얼은 잠시 내려놓고,

일단 자신의 브랜드를 한 문장으로 설명하는 것부터 시작해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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