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조미디어의 매거진

[메조미디어] 블록체인과 마케팅 플랫폼의 만남

메조미디어 Insight M

2018.05.17 23:08
  • 4493
  • 콘텐츠에 ‘좋아’해줘서 고마워요 -
    0
  • 2

블록체인과 마케팅 플랫폼의 만남

블록체인, 디지털 광고 업계의 독일까? 약일까?

 

 

올해 상반기 우리 사회를 가장 뒤흔들었던 키워드는 비트코인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수십 억을 벌었다는 비트코인 벼락부자들의 성공스토리에 밤잠을 못 이루었다. 그러나 각종 산업의 미래를 고민하는 이들은 등락하는 비트코인 저변에 있는 블록체인 기술에 집중했다. 디지털 광고/마케팅 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국내 디지털 광고/마케팅 업계에서는 피부에 와 닿을만한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 때문에, 블록체인이 디지털 마케팅 업계를 스쳐 지나가는 한 때의 유행어 같은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일부 있다. 그 와중에 카카오, 라인, 심지어 SKT 같은 통신사들도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장밋빛 미래만 전하는 언론과는 달리, 블록체인에 대한 국내 디지털 광고/마케팅 시장의 전망은 아직 혼돈 그 자체다.

반면, 글로벌 시장에서는 블록체인이 제법 의미 있는 변화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그 때문인지, 페이스북은 창업 15 년만에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하며 블록체인 전담 부서를 신설했고, 구글 역시 블록체인 기술을 심도있게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의 움직임이 국내에 그대로 적용되는 사례가 드물다는 건 이제 디지털 광고/마케텅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칼럼에서는 블록체인이 바꾸고 있는 글로벌 디지털 광고의 모습들을 살펴보려 한다. 비록 국내 시장의 오늘과는 거리가 있을지라도, 미래에는 어떤 힌트가 되어주지 않을까하는 기대다.


블록체인과 가상 화폐
글로벌의 블록체인 기반 마케팅 플랫폼들을 살피기 전에, 블록체인 솔루션과 가상화폐의 관계를 한번 짚어볼 필요가 있다.

블록체인은 현시점에 데이터에 대한 가장 높은 투명성과 신뢰성을 보장한다. 특정한 중앙 서버가 아니라,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존재하는 각각의 주체들이 데이터를 검증하고 보관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데이터를 위/변조하려면 중앙 서버만 뚫으면 되었지만, 블록체인 형태로 저장된 데이터는 주체들 각각의 데이터 기록을 모두 바꿔야 한다. 해킹과 수정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평가는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된다.

달리 말하면, 블록체인 네트워크 상에 존재하는 주체들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데이터의 신뢰성은 증가된다. 블록체인은 네트워크 상의 더 많은 참여를 유도하고 유지하기 위해 가상화폐 기반의 리워드 프로그램을 갖는다. 많은 사람들이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를 헷갈려하는 이유가 바로 이렇게 끈끈한 인과 관계 때문이다.

블록체인과 마케팅 플랫폼의 만남
위에서 설명했듯, 대부분의 블록체인 기반 마케팅 플랫폼은 가상화폐 기반의 리워드를 가장 큰 매력으로 삼는다. 특히 그 리워드의 제공이 다른 어떤 에이전시나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광고주가 직접 소비자에게 광고 콘텐츠와 가상화폐를 전달한다. 이를테면, 광고 직거래다. 그 동안 전통적인 광고 산업의 밸류 체인 상에서 여러 층위로 존재했던 각종 에이전시들이 무색해질 만한 내용이다.

최근 등장한 블록체인과 마케팅 플랫폼 중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는 형태는 크게 두 가지다. 타겟팅 광고와 인플루언서 마케팅이다. 앞서 설명한 가상화폐 기반의 리워드 그리고 블록체인의 높은 데이터 보안성을 무기로 점차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① 타게팅 광고 플랫폼
각각의 특장점은 조금씩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블록체인 기반의 타겟 광고 플랫폼들은 대부분 거의 유사한 운영 형태를 보인다. 블록체인이 담보하고 있는 데이터 보안을 믿고 소비자는 개인의
정보를 공유한다. 광고주는 그 공유된 정보를 통해 최적화된 프로모션을 노출하고, 그 과정에서 소비자는 가상화폐 형태의 리워드를 받는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동안 무료로 활용되던 나의 개인정보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고, 광고주 입장에서는 더 이상 개인정보 보호법을 비껴 수집된 파편화된 데이터들 사이에서 데이터 정확도를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심지어 그동안 에이전시에게 지급되던 각종 형태의 광고비가 소비자에게 직접 전달되어 소비자의 브랜드 로열티를 올려준다는 장점도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등장한 블록체인 기반 타겟팅 광고 플랫폼 중에 주목할 만한 사례로는 작년 6 월에 등장한 미국의 BitClave 라는 블록체인 기반 검색 엔진 서비스를 꼽을 수 있다.
그들의 설명에 따르면 사용자가 ① BitClave 를 통해 구매를 고려하는 자동차와 자신의 개인 정보(나이, 성별, 자동차 구매 목적 등)를 제공하면 ② 정보를 확인한 딜러들이 최적화된 프로모션을
제안하고 ③ 그 제안을 받아들이든, 그렇지 않든 딜러들이 제안한 프로모션을 확인하면 가상화폐인 CAT(Consumer Activity Token)을 받는 형태다.

이 외에도 인터넷 이용 정보를 블록체인 상에 기록해 광고주에게 제공하고 소비자는 가상화폐로 리워드를 받는 브라우저인 Brave 와 현재 ICO 를 준비하는 국내 기업 Airbloc 이 유사한 사례다.
이러한 플랫폼들의 가장 큰 문제는 소비자들이 받는 가상화폐의 가치가 소비자들이 이 플랫폼에 계속 잔류하면서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매력적인가 이다.

모든 블록체인 플랫폼들이 고민하고 있을 바로 그 문제에 대해서 Bitclave 는 제법 자신있어할 성적을 내놨다. 지난 11 월 BitClave 의 ICO 는 32 초 만에 $25.5M (한화로 약 280 억 원)규모의
자금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한 것이다. 아직 회사가 출범한지 채 1 년도 되지 않은 시점으로 BitClave 의 성공 여부를 논하기에는 이르다.
다만 시장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타겟팅 마케팅 플랫폼을 주목하고 있음은 확실해 보인다.


②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


북미권의 유명한 먹방 크리에이터인 Furious Pete

YouTube 구독자 수가 500 만명에 달하는 먹방 크리에이터 Furious Pete 는 YouTube 에 이어 D.Tube 라는 듣도 보도 못한 SNS 에 공식 계정을 만들었다. (블룸버그誌는 YouTube 계정을 닫았다고 했지만, 확인 결과 아직도 YouTube 계정을 통해 새로운 컨텐츠들이 올라오긴 한다)


어딘가 모르게 YouTube 를 괴이하게 배낀 것 같은 이름의 이 새로운 SNS 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동영상 플랫폼이다. 영상을 본 소비자의 반응을 기반으로 콘텐츠 제작자들은 가상화폐 Steem 을 지급받는다. (Steemit 의 Steem 이 맞다. Steemit 과 D.Tube 는 서로 연동되는 형제 SNS 다) 콘텐츠만 좋으면 즉각적으로 보상받는다는 데에 몇몇 얼리 어답터 뿐만 아니라 Furious Pete 같은 유명 크리에이터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블록체인은 타겟 마케팅 뿐만 아니라 최근 디지털 마케팅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인플루언서 마케팅과도 결합했다.

① 콘텐츠 제작자는 콘텐츠에 대한 소비자 반응에 따라 가상화폐 리워드를 지급 받는다.
② 소비자들은 역시 본인의 콘텐츠 노출 후의 반응 정보를 전달하고 또한 가상화폐 리워드를 지급받는다.
③ 플랫폼은 그들의 정보를 통해 최적의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광고주에게 제안한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의 이동, 대금의 지금 과정 등을 블록체인으로 해결함으로써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설명이다.

간단히 말하면, 가상 화폐 리워드가 양질의 콘텐츠 생성과 소비자 정보 누적을 계속 유도하고 그 과정에서 최적의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을 만들어 낸다는 그림이다. 


설명만으로는 더할 나위없이 완벽한 플랫폼이다. 그러나 여전히 명확하지 않은 부분은 남아 있다. 이용자 반응만을 높이기 위한 기형적인 콘텐츠 생성에 대한 질문이나 수익 모델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명확한 대답을 내놓는 회사가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플루언서와 블록체인이라는 디지털 마케팅의 가장 HOT 한 키워드가 만난 신규 비지니스는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쏟아지고 있다. 지난 2 월에 ICO 에 성공한 SocialMedia
Market 과 일본의 Patron , 미국의 mythril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블록체인은 정확히 말해 전혀 없었던 새로운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 타겟팅 광고나 인플루언서 플랫폼은 과거에도 있었다. 그들 역시 최적의 솔루션을 고객들에게 전달했다.
하지만 결과에 대한 정합성에 대해서는 언제나 논란이 있었다. 시장에 등장한 Ad Fraud 에 대한 수없이 많은 솔루션에도 불구하고 Ad Fraud 이슈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인 것처럼 말이다.
블록체인이 마케팅 플랫폼에 불어넣은 것은 새로운 서비스가 아니라 데이터에 대한 신뢰다. 광고주, 소비자, 인플루언서간의 신뢰 관계가 구축되니 비지니스는 사방으로 확장된다. 그 확장된
가지가 현재는 타겟팅 광고에 또 다른 가지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닿아 있는 것이다. 아마도 그 다음번에는 우리가 예상치 못한 다른 지점까지 뻗어져 나갈 것이다.

뻗어나가는 블록체인은 과연 광고업계의 독이 될까? 약이 될까? 가상화폐 리워드를 타고 광고주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 에이전시들의 입지를 빼앗게 될 지, 복잡하고 지난한 광고비 지급 과정과 Ad
Fraud 에 대한 우려를 종식시켜 디지털 광고 산업의 근간을 튼튼히 할 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이 순간에 우리에게 힌트가 되어줄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먼저 움직인 블록체인 마케팅 플랫폼들의 움직임이다. 이제 대부분 고작 1~2 년 남짓의 사업 경험을 갖고 있는 신생 업체들인 그들의 현재와 미래에 우리가 예의주시하는 이유다.


ㅣ자료출처 메조미디어 insight M
  • #블록체인
  • #디지털 마케팅 플랫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