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아침

오늘아침은 라면이다.

오픈애즈

2018.05.14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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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아침은 특별하게 준비했어요.

오늘아침, 마케터들에게 힐링될 수 있는 '왈이의 식땅'을 소개합니다. 
3년차 마케터라면 대담하고, 힙하고, SNS잘하고, 화려한 부스가 가득 실린 해외 컨퍼런스에서 뛰어다니고 있어야 되는 것 아니야? 라는 걱정,근심을 가지신 분들께 전해요. 

 

  


3년 차 마케터라면 무기 하나쯤은 있어야 할 것 같을 때 나'라면'


클립 소개
'제대로 된 3년 차 마케터’가 뭘까? 화려한 부스가 가득 실린 해외 컨퍼런스 홍보 이미지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사람, 막연히 중요해 보이는 사람을 떠올리게 된다. 보통명사가 가진 허구의 이미지가 고유한 나를 공격하도록 허락하지 말아야지.

이야기 주문서
왈바생 : 어서 오세요. 어? 두 분 일행이신가요? 아침부터 두 분이 오시는 일은 드문데... 이야기 주문서 두 장 드릴게요.

손님 A : 저희 둘은 입사 동기예요. 이 친구는 들어올 때 인사팀으로 들어왔나? 그치?

손님 B : 응, 맞아. 근데 마케팅부서로 옮겼지.

 

A : 저는 원래부터 마케팅 쪽으로 들어왔거든요. 입사 동기인데 같은 팀이 되어버려서 어쩔 수 없이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B : 마침 동갑이기도 하고요! 매일 붙어 지내고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데 우리가 3년 차라 그런가? 부쩍 고민이 많아지더라고요.

A : 마케터라면 괜히 트렌디 해야할 것 같은 그런 게 있잖아요? 유행어는 모두 섭렵하고 요즘 힙하다는 곳 줄줄 꿰고 있어야 할 것 같고. 막 인스타 되게 잘하고 느낌 있고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할 것 같은데요. 사실 저는 그런 거랑 되게 거리가 멀거든요. SNS 별로 안 좋아해요. 저는 힙한 것보다 그냥 아기자기한 게 더 좋고.. 마케팅 업계는 워낙 빠르게 변하니까 통통 튀고 막 힙하고 크리에이티브해야 할 것만 같은데 저는 영 그렇지가 못한 것 같아서 어딘가 30%쯤 부족한 것만 같은 거예요.

B : 매일같이 이 얘기를 듣고 있는데 저도 어느 정도 공감을 해요. 근데 저는 좀 다른 고민인데요. 음.. 제가 성격이 되게 소심해요. 그러다 보니 누가 한마디를 해도 혼자 그걸 너무 마음으로 오래 품고 있거든요. 한 번은 제가 자료 정리를 해서 메일로 보냈어요. 클라이언트가 표를 잘못 보고 저에게 다시 해달라는 거예요. 그럴 리가 없는데.. 싶어서 다시 확인하고 전화를 드렸는데 아, 자기가 잘못 봤다고 인정을 하시면서도 이런 건 알기 쉽게 메일에 꼭 언급을 부탁한다며 한숨을 좀 쉬시는 거예요.

생각할수록 마지막 그 부탁이 마음에 걸리고 한숨이 마음에 또 걸리고.. 가볍게 넘기려고 하는데도 머리는 저절로 자꾸 그걸 떠올리는 거예요.

마케터라면 커뮤니케이션할 일이 많은데 이렇게 혼자 끙끙 앓는 게 매일 반복이에요. 항상 이어폰 꼽고 그냥 혼자 열심히 내 할 거 하다가 이메일도, 카톡도, 전화도 없는 세상에서 퇴근할 수 있으면 좋겠다...

A : 대학 졸업하면 학생일 때가 좋았지~ 하는 것처럼 1, 2년차일 때가 좋았지~ 생각을 해요.

B : 그땐 실수하거나 저 스스로 어딘가 만족이 안 되어도 신입이니까 괜찮아! 하면서 넘겼는데 이젠 그게 아니니까요. 저희도 이제 3년 차인데.. 3년 차라면 어느 정도는 각자의 무기를 쥐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닐까 생각하는데 무기는커녕 약점만 보여서 큰일이에요.


오늘의 왈

이런 말에 흔들리게 되는 날이 있다.

식땅 주인이라면 살가워야 해.

식땅 주인이라면 인간을 상대로 말은 할 줄 알아야지.

식땅 주인이라면 다리가 짧으면 곤란해.

 

저 문장의 오류는 주어가 고유명사가 아니라 보통명사라는 점에 있다. 

내가 식땅 주인인 건 맞지만 그게 내 전부를 설명할 수는 없다. 나는 왈이라는 고유한 내 이름을 가지고 있으니까.

왈이라면 엉성해보여도 속은 따뜻하고

왈이라면 인간의 말을 할 수는 없어도 알아들을 수는 있다.

왈이라면 짧은 다리로도 어떻게든 요리를 해낸다.

 

식당주인 이라는 보통명사가 가진 허구의 이미지가 고유한 나를 공격하도록 허락하지 말아야지.'제대로 된 3년 차 마케터'가 뭘까? 화려한 부스가 가득 실린 해외 컨퍼런스 홍보 이미지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사람, 막연히 중요해 보이는 사람을 떠올리게 된다.

3년 차 마케터'라면? 아니, 

 

'나라면'을 우선으로 둔다면 

그게 곧 나의 무기가 되어줄테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너를 위한 하루 한 가지 메뉴 : 나'라면'


오늘은 맞다. 바로 라면이다. 귀찮아서 그러는 게 아니야. 다 뜻이 있어! 이왕 먹는 라면 아침밥이니까 부담이 덜 되도록 최대한 건강식으로 끓여본다. 

난 라면도 그냥 먹지 않거든. '나라면 이렇게 먹을 건데!' 줄여서 '나라면'이다.
물을 끓인다. 수프는 나중에 넣을 거다. 끓는 물에 면을 넣고 그대로 4분을 더 끓인다. 이때 면을 끓이고 난 물을 그대로 버려준다. 처음 끓일 때 면의 기름이 빠져나오는 데 이 물을 버리기만 해도 기름 섭취를 훨씬 줄일 수 있다.
덜어낸 면을 찬물로 한 번 헹군다. 새롭게 면을 끓인다. 라면 수프는 다 넣지 않는다. 양파와 파는 라면의 나트륨 배출을 돕는다. 다시마와 단호박, 그리고 두부를 넣어준다. 하나같이 라면의 단점을 보완해주는 재료들이니 일단 믿고 넣는다. 번거롭지만 나는 몸을 생각해 라면을 이렇게 차려준다. 

그래도, 그래도 붓지 말라고 우유 한 잔을 함께 내어준다. 우유가 붙어줘야 진짜 완성이다!



나라면 이벤트 


오픈애즈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나라면'을 함께하고 싶은 마케터분들을 댓글에 소환해주세요. 
추첨을 통해 오픈애즈 만의 라면종합세트를 선물로 보내드립니다. 

ㅣ 참여기간: 5/14 - 5/18
ㅣ발표일: 5/21 



왈이식당은, 
I 아침마다 소소한 행복을 차리는 왈이의 아침식땅. 유난히 일어나기 싫은 날 이불 속으로, 1시간 넘게 걸리는 출근길 달리는 버스 안으로, 이어폰만 꽂으면 어디든 찾아가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식당입니다. 


 


  • #왈이의아침식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