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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앱 개발사가 밝힌 ‘99%’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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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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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다운로드 비율 90% 이상 개발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99%. 100에서 1이 모자란 이 수치는 셀카 앱으로 유명한 ‘레트리카’의 해외 다운로드 비율이다. 대만의 1인 개발 인디게임 ‘비트 스톰퍼’도 전체 다운로드의 99% 이상이 해외에서 이뤄지고 있다. 자국보다 해외 시장에서 주목받는 한국과 대만의 앱 개발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구글은 3월28일 구글 캠퍼스 서울에서 ‘구글플레이 개발자와의 대화’ 행사를 열었다. 이들은 국경을 넘어 글로벌 앱 서비스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 관해 이야기했다.

  

앱 생태계에서 한국과 대만의 잠재력

 

글로벌로 뻗어 나가는 한국과 대만의 앱·게임 개발사를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한국 개발사로 레트리카, 슈퍼어썸, 대만 개발사로 퍼펙트, 1인 개발자 록키 홍 등이 참여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제이미 로젠버그 구글 안드로이드/구글플레이 부사장은 “한국과 대만은 안드로이드 시장에 기여도가 큰 국가라고 생각하며 이러한 기여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혁신 파트너들이 어떤 생태계를 보여줄 수 있는지 이번 행사를 통해 알 수 있다”라고 행사 취지를 밝혔다.

제임스 샌더스 구글플레이 아태지역 총괄은 한국과 대만에 대해 “구글플레이 국가별 톱5에 포함되는 모바일 리더 국가다”라며 “두 국가의 개발자는 앱과 게임 생태계를 강화하며 전세계적으로 큰 성장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앱 시장조사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지난해 구글플레이에서 한국 소비자 지출은 65%, 대만 소비자 지출은 20% 성장했다. 전체 구글플레이 시장을 놓고 봤을 때 카메라 앱과 캐주얼 게임의 성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카메라 앱 시장은 구글플레이에서 2017년 기준으로 전년 대비 140% 상승했는데, 한국과 대만은 각각 300%와 40% 성장했다. 전세계적으로 캐주얼 게임에 대한 지출된 금액은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록키 홍, 빈센트 린 퍼펙트 부사장, 조동현 슈퍼어썸 대표, 박상원 레트리카 대표(왼쪽부터)

 

 

이번 행사에 참석한 개발사들은 이런 시장 성장에 기여해왔다. 국산 카메라 앱 ‘레트리카‘는 150개 이상의 필터와 자체 소셜 플랫폼을 갖춘 점이 특징으로, 2011년 1인 개발로 시작해서 현재는 20명의 직원이 서비스를 맡고 있다. 200여개국에 서비스되고 있으며 구글플레이 기준 2억5천만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있다. ‘헬로키티 프렌즈’를 개발한 슈퍼어썸은 다양한 장르의 캐주얼 게임을 제작하는 인디게임 스튜디오다. ‘헬로키티 프렌즈’는 블록 퍼즐게임으로 구글플레이에서 100만 다운로드 이상 기록하고 있으며 이 중 90%가 해외 이용자다.

대만의 모바일 네트워크 회사 퍼펙트는 증강현실(AR) 기술과 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가상 메이크업 뷰티 앱 ‘유캠 메이크업’을 개발했다. 유캠 시리즈는 5억5천만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있으며 전체 다운로드의 90% 이상이 유렵과 미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대만의 1인 개발자 록키 홍은 퍼즐게임 ‘비트 스톰퍼’를 개발했다. 단순한 조작에 리듬감과 타격감을 결합한 구성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전세계 77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이 중 99% 이상이 해외에서 이뤄지고 있다.
 

 

 


해외 비중 90%의 비결은?


이들 앱은 해외 이용자 비중이 90% 이상이다. 비결이 뭘까. ‘헬로키티 프렌즈’를 제작한 슈퍼어썸 조동현 대표는 지식재산권(IP)의 힘을 말하면서도 IP에만 의존하지 않은 점을 꼽았다. ‘헬로키티 프렌즈’는 대만에서 가장 반응이 좋다. 대만 시장에서 헬로키티 캐릭터에 대한 인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동현 대표는 IP의 인기가 서비스 초반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오히려 반짝인기로 끝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IP와 게임성, 완성도를 높이면서 지속해서 게임 안에서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했으며 이런 점이 초기에 반짝하는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게임이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라고 밝혔다. 또 구글플레이 측의 해외 진출 조언과 ‘피처드 앱’으로 선정된 점이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박상원 레트리카 대표

 

 

레트리카 박상원 대표는 글로벌 진출을 처음부터 노리진 않았지만 글로벌 이용자에게 친숙한 UI 구성과 다양한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동일하게 작동하는 카메라 앱을 목표로 개발해서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유캠 메이크업 개발사 퍼펙트 빈센트 린 부사장은 현지의 문화 습관과 요구를 이해하는 게 중요했다며 현지화를 비결로 꼽았다. 예를 들어 뷰티 앱의 경우 셀카 앱과 달라서 미백 기능을 고려하지 않았지만 미백 기능을 중요시하는 아시아 시장에는 해당 기능을 추가했다. 또 주름이나 점을 지워주는 등 시장별로 각기 다른 서비스를 제공했다. 각 지역의 화장품 브랜드와도 즉각적인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어떤 지역의 어떤 소비자들이 어떤 제품, 어떤 컬러를 좋아하는지 지역적 차이를 구별하는 게 다른 앱과의 차별점이라고 전했다.

반면 레트리카는 인종별, 피부톤별 선호하는 필터를 조사하고 지역별로 다르게 적용해봤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고 전했다. 지역에 관계없이 사람들이 비슷한 취향을 갖는 문화적 통합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현지화 전략이 필요한 서비스와 그렇지 않은 서비스를 구별해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이야기로 풀이된다.

 

록키 홍은 게임 시장의 포화와 부익부 빈익빈 현상에 대해 “시장이 포화상태에 있을 때 틈새시장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게임과 관련해 다양한 요구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대형 게임사가 주목하지 않는) 다양한 이용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좋은 게임을 출시한다면 인디게임 개발사도 게임 시장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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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범 spirittiger@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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