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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터] “갠톡은 카톡보단 페메죠”

  • 2018-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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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 요즘은 '카톡'보단 '페메'를 많이 쓴다면서요?

= 네

 

아홉 명의 학생들은 망설임없이 대답했다. 가볍게 던진 첫 질문에 당연하다는 듯 답이 돌아와 오히려 당황했다. 언젠가부터 소문처럼 들려오던 ‘페메(페이스북 메시지) 대세설’을 확인하기 위해 중학교를 찾은 때였다. 어른들이라고 페이스북 메시지를 안 쓰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메시징의 기본은 카카오톡이 아니던가. 가끔 ‘저는 라인써요’는 들어봤어도 ‘저는 페메써요’는 못 들어봤기에 요즘 10대들의 대답이 궁금했다.

페이스북 메시지는 언제, 어떻게, 도대체 얼마나 10대들을 사로잡은 것일까. 직접 만나서 들어보기 전엔 그들끼리의 문화를 짐작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 섭외를 통해 안산의 한 중학교에서 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다. 중학교 2학년 학생 5명과 3학년 학생 4명을 만났다. 스마트폰 이용 경험은 최소 3년차에서 6년차까지. 그들과 함께한 대화를 공개한다.

 

 

 

대화록 1.

 

A. (전체를 10으로 본다면) 페메를 6, 카톡을 4 정도 쓰는 것 같아요.

B. 저는 아예 페메만 써요.

A. 카톡은 거의 학교 우리 반 단톡방이나 가족 단톡방 때문에 써요.

C. 아, 그런 것까지 하면 저는 5대5 정도요.

D. 친구들끼리 일대일로 하는 대화는 거의 다 페메로 해요.

 

카톡이 아예 소외된 서비스는 아니었다. 대부분 학생이 카톡도 같이 이용하고 있었다. 그런데 페메’만’ 쓴다는 학생은 있어도 카톡’만’ 쓴다는 학생은 없었다. 카톡과 페메의 이용 목적이 약간 구분됐다. 주로 단체채팅방을 이용할 때 카톡을 많이 쓴다고 했다. 선생님과 반 친구들까지 모두 들어가 있는 ‘반톡’이나 가족 채팅방은 전부 카톡에 열려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두 카톡방엔 공통점이 있다. 어른이 1명 이상 껴있다는 사실이다. 또래 친구들과 하는 단체채팅방은 그마저도 페메 그룹채팅 기능을 자주 쓴다고 했다.

 

 

페이스북 메시지에는 현재 페이스북에 활동 중인 사람들과 최근 몇 분에 접속했는지 여부가 표시된다. 

 

 

 

대화록 2.

 

A. 페메는 말 걸기가 더 쉬워요. 접속 중인 것도 뜨고.

B. 심심할 때 들어와 있는 애들한테 그냥 말 걸어요.

C. 내가 보낸 걸 읽었는지, 언제 읽었는지도 뜨니까 더 좋아요.

D. 친구가 로그인은 되어 있는데 내가 보낸 메시지 안 읽으면 짜증 나죠.

 

페메를 대하는 학생들의 심리를 현재 어른들이 소싯적 사용하던 메시징 서비스에 빗대보려고 애썼다. 일단 로그인 여부를 상대가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네이트온, 버디버디 등이 생각난다. 하지만 상대방의 읽기 여부를 알 수 있던 시기가 아니기에 조금 달랐다. 당장 주변만 봐도 카톡피로도를 호소하는 어른들이 넘쳐나는데, 그들은 읽기 여부를 넘어서서 몇시 몇분에 읽었는지까지 알아야 속이 시원하다는 뉘앙스였다. 귀찮지는 않냐는 질문에 ‘왜?’라는 표정으로 답했다. 카톡은 갠톡(일대일 대화) 하기에 너무 부담스럽다는 추가 의견도 있었다. 또, 어른들과 페이스북 친구 사이인 경우 내 로그인 상태를 알게 하기 싫어 계정을 여러 개씩 가지고 있다는 학생들도 많았다.

 

 

Kārlis Dambrāns

 

대화록 3.

 

A. 화면 오른쪽에 항상 친구들 접속이 떠서 편해요.

B. 페이스북 하다가 옆쪽에 친구 들어오면 바로바로 말 걸면 되잖아요.

C. 저는 그게 너무 예뻐요. 스마트폰에서 페메오면 상대방 프로필 사진이 풍선처럼 뿅 뜨잖아요.

D. 맞아 맞아. 나도.

 

학생들은 페이스북 메시지의 UX/UI에도 만족하고 있었다. 페이스북으로 소셜미디어 활동을 하면서 동시에 메신저 서비스도 같이 경험할 수 있다는 데 높은 점수를 줬다. 친구 관계 의존도가 가장 높다고 할 수 있는 때가 사춘기 시기다. 이때 언제든 말 걸 수 있는 친구 리스트를 화면에 띄워주는 점도 이용률 상승에 영향을 미친 듯했다. 나에게 말을 건 상대 프로필 사진이 동그렇게 화면에 팝업되는 것도 예쁘다는 의견이 많았다. 어른들은 그냥 지나쳤던, 하지만 어린 이용자들은 좋아할 만한 지점이었다.

 

 

상대방이 페이스북 메신저로 말을 걸면 상대의 프로필 사진과 메시지가 모바일 화면 오른쪽 상단에 동그랗게 팝업된다.

(이미지화면 속 분홍색 동그라미가 프로필사진)

 

대화록 4.

 

A. 이모티콘도 페메가 더 좋아요. 더 예쁘고 많아요.

 - 그래도 이모티콘은 카카오톡이 훨씬 낫지 않니?

B. 돈 내고 사야 되잖아요.

 - 아하.

 

가장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카카오톡이야말로 이모티콘의 성지라고 할 수 있지 않은가. 얼마 전 ‘중학생 사촌동생이 카톡 이모티콘을 촌스럽다고 했다’는 제보를 받고 혼란스러워했던 의문이 여기서 풀렸다. 학생들에게 이모티콘 시장은 무료 아이템이 기준이다. 맘껏 유료 결제를 할 수 없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페이스북 메신저가 다시 한번 점수를 땄다. 페이스북 메신저는 스티커스토어에서 다양한 무료 스티커들을 다운받아 이용할 수 있다. 스티커 종류도 계속해서 업데이트된다. 그뿐만 아니라 GIF를 검색해 상황에 맞는 ‘짤방’을 보낼 수도 있다. 카카오톡에서 현재 무료로 제공하는 기본 카카오프렌즈 이모티콘이 10대들에게 지루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페이스북 스티커 스토어. 대부분 무료 제공으로 다운받을 수 있다.  

 

 

대화록 5.

 

A. 페메 다음 유행이요? 글쎄요. 없을 것 같은데

B. 어차피 페이스북을 계속 쓸 건데 다른 걸 쓸까요?

C. 페이스북은 우리 또래에 맞는 게시물들 위주로 떠서 좋아요. 내 나이가 반영되는 느낌?

 

네이트온이 유행할 때도, 버디버디가 한창일 때도 공통적으로 나오던 질문을 던져봤다. 이 유행이 계속 가겠냐는 것. 대답은 그때나 지금이나 차이가 없었다. 계속 갈 것 같다는 확신이다. 이 대답에는 그만큼 지금 이 서비스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는 의미가 내포되기도 한다. 특이한 점은 페이스북 메시지의 본 서비스인 ‘페이스북’과의 연관성을 언급했다는 것이다. 아직 ‘알고리즘’이라는 단어도 모르지만, 알고리즘에 기반을 둔 페이스북 뉴스피드 구성에서 편리함을 몸소 느끼며 성장하고 있었다. 페이스북에 대한 충성도를 기반으로 앞으로의 메시징 앱 이용을 해석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깊었다.

 

 

 

대화록에 등장한 발언들은 실제 대화를 바탕으로 글 형식에 맞춰 재구성한 것이다. 대화에 참가한 학생 9명이 모든 중학생의 메시징 앱 이용 실태를 대표하지 않는다. 따라서 오차범위가 높은 대화라 할 수 있다.

다만 ‘페메 대세설’의 실태를 또래들의 목소리를 통해 들어봤다는 데 의의를 둔다. 페이스북코리아 측은 최근 트렌드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알고 있지만, 특별히 수치를 공개하거나 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드러나는 객관적인 데이터를 알 수 없다면 이용자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수밖에 없다. 원래 유행은 ‘카더라’가 습성이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최근 중학생들에게 페이스북 메신저는 대세 메시징 앱이 맞다.

 

 

 

 

 

 

 

  원문 [블로터중등포럼] “갠톡은 카톡보단 페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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