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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네 번째 물결, ‘4차 산업혁명’이란?

콘텐타

2017.03.17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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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1] 

“수트가 정열적인 빨간색이면 좋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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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 영화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의 말 한 마디에 인공지능 집사 ‘자비스’가 하이테크 수트에 붉은 도색을 시작한다.바로 2008년에 개봉된 영화 ‘아이언맨’의 한 장면이다. 영화가 개봉됐을 당시 관객들은 하늘을 날고 온갖 첨단 과학기술로 치장한 수트에 열광했다. 여기에 주인의 말을 이해하고 무슨 일이든 척척 해내는 인공지능을 보며 미래를 꿈꿨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이런 모습은 먼 훗날에나 나올 법한 것이라고 생각했으니까.

 

[사례 2]

“알파고의 우승을 인류의 패배로 확대 해석하면 안 된다.”

이미지출처 : REUTERS

<이미지출처 : REUTERS>

 

지난 3월 우리는 인공지능에 대한 공포 아닌 공포를 느꼈다. 바로 구글이 개최했던 ‘딥바인드 챌린지 매치’다. 신이라 불리던 국내 프로기사 이세돌과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의 대결은 4:1이라는 압도적인 숫자로 ‘기계’의 승리로 끝맺었다. 인간의 영역이라고 불리던 바둑은 수천 년 동안 축적된 기보(棋譜)를 완독한 인공지능에게 정복됐다는 푸념까지 나왔던 상황. 이 가운데 한 발자국 성큼 다가온 미래 기술에 대한 기대감 역시 분명 존재했다. 2017년,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의 기로 위에 서 있다.

 

4차 산업혁명이란?

“4차 산업혁명은 물리적·전자적·생물적 시스템이 대융합한 인류 최대의 혁명이 되어 쓰나미처럼 몰려올 것이다.”

 

다보스포럼으로 익히 알려진 세계경제포럼의 클라우스 슈밥 회장은 지난 1월 이렇게 말했다. 2016 세계경제포럼에서 제창된 뒤 이 개념은 세계적인 관심을 촉발시켰다. 4차 산업혁명? 그거 인공지능이나 사물인터넷, 딥 러닝 같은 미래기술을 말하는 거 아니야? 맞으면서도 미묘하게 다른 답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키워드는 ‘융합’에 있다.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과 인공지능은 물론 기존에 존재하던 기술들이 한데 합해져 제조업에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생산 라인이 하나하나 인터넷으로 연결돼 인공지능이 사람처럼 제품 제조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다. 특정 설비에 문제가 생겼을 때 ‘문제 발생’을 인간에게 알리는 것을 넘어 지능을 가진 기계가 스스로 진단하고 이를 복구하게 된다.

단순하게 생각해 아이언맨의 자비스가 공장 생산설비와 연결돼 모든 제조과정을 혼자 처리하게 되는 셈이다. 영화 ‘어벤저스2’에서도 아이언 리전의 생산과 수리를 자비스 혼자서 관리하고 있지 않은가. 이 같은 과정은 인공지능이 지금까지 존재했던 자료를 스스로 습득하고 자신이 겪은 과정을 제 머릿 속에 집어넣는다. 그리고 이 모든 결과가 타 기계와 연결돼 공유된다. 우리나라는 바둑에 관심도 없는데 왜 알파고에 열광하는 거지? 고작 바둑 게임 상대나 다름 없잖아. 이 질문에 대한 답이다. 중요한 것은 바둑이 아니라 기계가 스스로 학습하는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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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혁명의 흐름을 살펴보자.

- 1차 산업혁명 : 증기기관의 탄생. 기계를 통한 대량생산 시작. (1784년)

- 2차 산업혁명 : 전기를 사용한 생산 체제. 컨베이어 벨트 도입으로 생산량 증가. (1870년)

- 3차 산업혁명 : 컴퓨터와 생산시설의 접목. 생산 공정의 자동화. (1969년)

 

산업혁명이 이루어질수록 각 사회의 중심 산업은 직물, 농업 등 1차 산업에서 중화학공업, 서비스업 등으로 발전된다. 4차 산업의 경우 위에서 나온 것처럼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딥 러닝, 바이오 등이 각광받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독일은 이미 2006년부터 민간 업체, 정부, 학계가 머리를 맞대 커뮤니케이션, 보안 등 5개 영역에서의 11개 과학기술의 개발을 지원하는 ‘하이테크 전략 2020’을 선보였다. 그로부터 5년 뒤인 2011년에는 제조업의 완전한 자동 생산을 구현하는 ‘인더스트리 4.0’을 구축, 정보통신기술(ICT)과의 융합으로 스마트 팩토리를 구현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실제 지멘스, BMW, 보쉬 등 독일의 대표적인 제조업체들은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해 생산율을 높이고 있다. 예를 들어 지멘스의 암베르크 디지털 공장은 1989년 100만 개 당 500개였던 불량품이 현재 11개까지 감소됐다. 수율은 99.9989%에 달한다. 이 같은 성과에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2015년 2월 해당 공장을 방문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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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왼쪽 두번째)가 지멘스 암베르크 공장을 방문하여 `디지털 공정`에 대해 설명을 관계자로부터 듣고 있다.<이미지출처 : 지멘스>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게 되면 생산공정에서 인간의 역할은 극도로 줄어들게 된다. 전 세계 일자리 구조가 크게 변한다는 우려가 괜한 것이 아니다. 세계경제포럼에서는 2020년까지 선진국 일자리 710만개가 사라진다고 예측했고 국제노동기구 역시 향후 20년간 아시아 근로자 1억 3700명이 직장을 잃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생산 과정에서 단순 노동 비중이 크게 감소하는 탓이다.

밀려오는 ‘네번째 물결’ 우리나라의 대응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먼저 살펴보자. 이 시장의 대중화는 역시 IT·가전업체가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 냉장고 ‘패밀리 허브’는 스마트폰으로 제품 내 음식물의 상태와 보관현황을 확인할 수 있고 레시피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등 다양한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이와 유사하게 LG전자의 가습기, 쿠첸의 밥솥, 동부대우전자의 세탁기 등은 스마트폰과 연결돼 어플리케이션으로 제품 제어 및 상태 확인이 가능하다. SK텔레콤의 ‘누구’는 음성 명령을 인식해 음악 재생, 가전제품 작동 등을 수행하며 인공지능 비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에 KT 역시 이듬해 ‘기가 지니’의 출시를 예고하며 애플의 시리, 아마존의 알렉사 등과의 대결을 준비하고 있다. LG전자는 CES 2017에서 기계가 스스로 사용자 생활패턴을 학습하는 ‘딥 러닝’ 가전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위에서 언급한 스마트 팩토리는 어떨까. 이와 관련해 SK C&C와 삼성SDS는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스칼라’와 ‘넥스플랜트’를 선보였다.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이 적용돼 사람 없이 생산 과정이 이뤄지는 시스템이다. 이 가운데 스칼라는 중국 충칭의 홍하이 그룹으로 수출되기도 했다. LG CNS의 경우 2012년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을 출시하며 LG 제조계열사에 배포하며 관련 경험을 쌓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스위스UBS가 발표한 ‘국가별 4차 산업혁명 준비결과’에서 우리나라는 25위에 머물렀다. G20 가입국가로서는 부족한 성적이다. 이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도 우리나라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인식은 확대되지 않았다는 것을 잘 알려준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7월 전국 300개 제조 중소기업 CEO들에게 물은 결과 64%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타격을 우려하고 있었지만 93.7%의 압도적인 비율로 이에 대한 준비나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에서도 설문조사를 실시했지만 대상자 2000명 가운데 약 61%가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잘 모른다”고 대답했다.

정부의 대응도 다른 나라에 비해 다소 늦게 시작됐다. 산업통상자원부가 2014년부터 독일을 모방한 전략 ‘제조업 혁신 3.0’을 시작했지만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이와 관련해 지난 15일 ‘제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지능정보사회 중장기 종합 대책’ 추진 방향을 설명하는 컨퍼런스에서 기술·산업·사회 등 세 분야를 나눠 대책을 수립했다.  이를 간략하게 설명한다면 다음과 같다.

- 기술 분야 : 데이터 수집·유통·활용을 활성화하고 핵심기술을 확보해 지능정보기술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

- 산업 분야 : 지능정보기술을 국방·안전·치안 등 공공분야에 먼저 도입해 초기 시장을 창출한 뒤 관련 규제를 풀어 창업을 지원

- 사회 분야 : 교육·고용·복지제도 개편, 사이버위협, 인간 소외 등의 대응책 마련, 소프트웨어 교육 확대로 창의적 인재 육성

 

4차 산업혁명을 직접적으로 겨냥해 나온 정부의 정책은 이것이 처음이다. 이 컨퍼런스에서 미래부가 예측한 2030년 경제효과는 460조 원에 이른다. 경제성장의 동력을 잃은 우리나라로서는 결코 놓칠 수 없는 시장인 셈이다. 이미 4차 산업혁명의 주도권을 쟁탈하기 위한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의 경쟁은 막이 오른 뒤다. 그 속에 우리나라가 있다.

거대 물고기처럼 대기업과 재벌 중심인 한국 경제는 빠르고 긴밀하게 움직일 수 있는 작은 물고기 조합으로 구조조정할 필요가 있다. (……)기존 산업과 기업들이 열린사고를 통해 빠른 변화에 적응할 수 있다면 한국은 4차 산업혁명의 모든 기회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 세계경제포럼 클라우스 슈밥 회장, 국회 제 4차 산업혁명포럼에서 

 

*본 자료는 마케팅 전문작가 네트워크인 콘텐타(Contenta)와의 제휴로 게재되었음을 안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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