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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유이

콘텐츠, 성공 공식은 없지만 실패하는 공식은 있다.

  • 2020-04-14
  • 조회수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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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애즈 작가로 어떤 이야기를 첫 화로 올릴지 많은 고민을 했다. 작가 소개에 10년차 홍보/마케터라고 썼더니 거창한고 읽기만 해도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통찰력 가득한 글을 써야 할 것 같았다.

 

아쉽게도 내게 그만큼의 능력은 없다. 

 

공연 홍보를 하고, 디지털 정책 브랜딩을 하고, 스타트업에서 마케팅을 하고 프리랜서로 일하다 보니 어느새 앞에 10이라는 숫자가 붙었을 뿐이다. 

결국 실무에서 가장 필요하지만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던 이야기, 가장 자신 있는 이야기를 하기로 한다. 

콘텐츠다. 

 

- OO회사 영상 재밌던데, 우리는 그런 거 안 만들어요? (탕비실에서 만난 영업팀 A) 

- B급 유머가 대세잖아? 우리 마케팅팀도 그런 거 제작해 봐(부서장급 회의 중 누군가….)

- 너무 키치한 건 좀 그렇지 않아? 고급스럽게 가자(팀 회의 중 팀장님 왈)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은 들어봤을 이야기다. 콘텐츠가 기술개발처럼 전문용어가 필요하지 않아서 누구나 의견을 줄 수 있고, 그 의견이 천차만별이라는 점 때문이다. 같은 콘텐츠를 보고도 누구는 재미가 있네, 누구는 재미가 없네, 이상하네, 힙하네, 제각각 의견을 낸다. 

간신히 내부 의견 조율해서 고객에게 선보인 콘텐츠가 저번엔 통했는데, 이번에는 아닐 수도 있고 망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이슈가 될지 모른다.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다, 묻고 더블로 가! 영화 타짜1이 나온 2006년, 그때 영화를 봤다 하는 사람은 ‘나 이대 나온 여자야’를 따라하곤 했다. 하지만 이제 사람들은 ‘타짜’ 하면 ‘묻고 더블로 가’를 외친다.  

 

이렇듯 디지털 세상의 콘텐츠는 제작사 손을 떠나면 자생력을 갖고 자신의 길을 가는 세상이 되었다. 삶에 정답이 없듯 콘텐츠가 성공하는데도 정해진 공식이 없다. 

허나 실패하는 공식은 있다. 

 

 

 
 

출처: https://pixabay.com/photos/student-typing-keyboard-text-849825/

 

 

1. 나는 누군가, 여긴 어딘가(길 잃은 콘텐츠)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 중 목적이 뚜렷한 가시밭길은 나중에 꽃 길이 될 수 있지만, 목적없이 살아지는 대로 사는 삶이 빙그레 꽃길이긴 힘들다. 콘텐츠도 마찬가지다. 

간혹 길 잃은 콘텐츠(제작자)들이 있다. 콘텐츠를 만드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된 경우다. 매일 콘텐츠를 생산해야 하는 마케터나 에이전시 2-3년차에게서 두드러진다. 

일단 광고를 태워야 하니까, 일단 고객사에 보내야 하니까. 

이해가 안되는 것도 아니다. 아니, 그 길을 지나와 봤기에 너무나도 이해가 된다. ‘라떼는 말이야’가 될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만든 콘텐츠 중 지금 기억에 남는 게 단 하나도 없다. 제작자가 길을 잃은 콘텐츠는 고객의 마음으로 가는 길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마케터나 AE, 제작부서의 콘텐츠 제작 목적은 프로덕트(서비스)와 직결되어야 한다. 판매량을 늘리기 위함인지, 브랜딩 강화인지, 앱다운로드 증가인지 분명하지 않은 콘텐츠는 옷장 구석에 박혀 단 한번도 찾지 않은 후줄근한 티셔츠와 마찬가지다. 

 

길 찾아 가는 TIP

콘텐츠 제작자라면 스토리보드를 작성한다. 제작 양식 맨 위에 제작 목적 칸을 비교적 크게 추가한다.  그리고 무조건 그 칸 먼저 채운다. 때로는 콘텐츠를 다 만들고 그 칸을 쓰는 경우도 있는데, 그러다가 엎어지는 콘텐츠도 많이 있었다. 

단언하건데 목적을 뚜렷하면 콘텐츠 기획 시간도 줄어든다. 

루틴이 되어 기계적으로 칸을 채우게 작성하게 될지라도 쓰지 않았을 때보다 훨씬 많은 수치로 길잡이가 되어 준다. 

 

 

2. 나만 괜찮은 콘텐츠

콘텐츠를 만들 때 제작자에게 고집은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기획 목적이 명확하고, 제작 과정에 문제가 없다면 별로라고 평가하는 내부구성원을 설득해 내 자식 같은 콘텐츠를 고객에게 내 보이는 게 콘텐츠 마케터의 덕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제목과 상반되는 내용이라고?

여기에서 포인트는 나’만’ 괜찮은 콘텐츠다. 온라인에서 뭇매를 맞는 많은 콘텐츠는 ‘담당자의 실수’라는 말로 사과문이 올라온다. 나는 재미 있는데 남들은 콘텐츠를 보고 기분이 나빴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노이즈 마케팅’이라 괜찮다고 할 수 있다. 절대 권하지 않는 방법이지만 노이즈 마케팅이라 하더라도 불편함을 줄 수는 있지만 불쾌함을 줘서는 안된다. 

나만 괜찮은 콘텐츠로 많이 접하게 되는 사례는 여성 비하와 일베 논란이다. 모임자리에서 사람들이 한 말을 듣고 그냥 썼는데 문제가 될 수 있다. 

 

뭇매를 피하는 TIP

요즘 검색 시스템 좋다. 신조어나 처음 듣는 단어를 검색하면 어원, 의미를 다 알 수 있다. 국어사전에 나와있지 않은 단어 같다면 꼭 단어 뜻부터 찾는 습관을 들이자. 

여성비하가 담긴 콘텐츠는 여성을 소재로 했다면 회사 내 친한 여자 후배와 친한 여자 선배에게 슬쩍 보여주자. 그 둘이 오케이 한다면 어느 정도 합격점이다. 

이런 습관을 들이면 자연스레 여성의 입장과 관점에서 생각해 보는 습관이 생긴다. 

(이는 남성비하 콘텐츠도 마찬가지다. 가장 좋은 방법은 아예 ‘성’을 소재로 삼지 말자)

 

콘텐츠를 쓰면서 콘텐츠 제작에서 발생하는 ‘실수’라 해야 할지 ‘실패’라 해야 할지 고민을 했다. 마케터는 최전방에서 고객을 만나는 자리다. 타인은 실수라고 말해줄 수 있지만, 스스로는 실패라고 생각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쉽지 않은 마케터의 삶을 살면서 많은 실패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이, 좀 더 힘낼 수 있도록 이번 콘텐츠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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