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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밀레니얼 세대는 산으로 갈까?

마케팅하는 천대리

2020.06.17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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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핫하게 떠오르는 인증샷이 있습니다. 바로 밀레니얼 세대들의 '등산' 인증샷인데요,

부모님들의 카카오톡 프로필 전유물이었던 등산 인증샷이, 이제는 밀레니얼 세대의 프로필로 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블랙야크'가 운영하는 산행 커뮤니티 플랫폼 블랙야크 알파인 클럽(Blackyak Alpine Club, 이하 BAC)의 운영 히스토리를 보아도 알 수 있는데요, 올초 BAC는 론칭 8년 만에 가입 멤버 수 14만 명을 돌파했다고 합니다. 

 

2013년 론칭해 2019년 10만 명을 돌파한 이후 1년 만에 4만 명의 신규 멤버가 유입된 것입니다. 특히 지난 4월 신규 가입자는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는데, 이들 중 절반 이상이 2030 세대고 산행 인증 수 역시 30% 증가한 5만여 건으로 집계된 것으로 밝혔습니다.

 

이처럼 중년의 나들이로 여겨졌던 등산이 어떻게 밀레니얼 세대의 사랑을 받게 된 것일까요?

 

 

1. 특별한 경험으로의 소비

 

등산은 젊은 친구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느 것보다 힙한 활동으로 재생산되고 있습니다. 이전에 등산을 경험해 보지 못한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등산은 새롭게 등장한 특별한 활동으로 인식이 되고 있는 것이죠.

 

새로운 경험을 좋아하고 또 체험하길 좋아하는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등산은 아직 넘어보지 못한, 흔하지 않은 취미로 소비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등산이 취미다' = '남들과 다른 취미를 가졌다'는 공식이 성립되는 것이죠. 이런 이미지를 밀레니얼 세대가 좋아하기도 하고요.

 

또 등산을 하는 사람은 건강한 이미지로 보이게 만듭니다. 이 또한 등산이 인기 있는 이유 중 하나인데요, 밀레니얼 세대는 활동적이고 건강한 사람에게 더 매력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외적인 기준을 세우기보다 자기 스스로에 만족하며 운동으로 건강해지는 나를 보여주는 것이 훨씬 더 멋지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수동적인 이미지의 아이돌보다 할 말 다하는 걸 크러쉬 콘셉트의 아이돌이 인기가 많아지는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말입니다.

 

*두 맥락 모두 타인의 기준에 맞추지 않고 본인이 기준이 된다는 부분이 비슷하다 생각됩니다.

 

 

2. 산에서 받는 치유

 

밀레니얼 세대들은 5포 세대라 불리며 치열한 경쟁사회를 살고 있습니다. 이런 그들에게 잠깐의 산행은 도시에서 벗어난 느낌을 주는 일종의 일상탈출에 가깝습니다.

 

또 특별하게 멀리 떠나지 않아도 비싼 장비를 사지 않아도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일 것입니다. 이렇게 낮은 진입장벽이 인기를 가속화시킨 원인이기도 합니다. 운동복에 운동화만 있어도 기분전환도 하고 멋진 인증샷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죠.

 

더불어 등산은 새로운 놀거리를 창출하고 있는데요, 도시락을 싸가서 정상에서 먹거나 산행 후 산 근처 맛집을 찾는 것이 그러합니다. 또한 원데이 등산 모임을 통해 새로운 친구를 사귀기도 하고, 멋진 패션으로 정상 인증샷을 찍기도 하고요.

 

또한 새로운 형태의 등산도 눈에 띄었는데요, 퇴근 후 둘레길을 도는 야간산행, 쓰레기를 주우면서 산에 오르는 ‘클린 세션’ 등이 등장했습니다.

 

이처럼 밀레니얼 세대에게 등산은 새로운 놀이문화이자 자신의 가치관을 노출할 수 있는 창구로 진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건강까지 챙길 수 있고요. 또 최근 코로나 19 사태와 맞물려 실내 활동에 대한 부담이 밀레니얼 세대를 산으로 가게 만든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3. 패션을 뽐내는 공간

 

이러한 등산 트렌드는 키워드의 변화 또 패션업계의 변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브이로그만 찾아봐도 밀레니얼 세대 유튜버들의 콘텐츠를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2030 세대가 주 사용층인 인스타에서도 등산 인증샷이 넘쳐납니다.

 

특히 눈여겨볼 것은 기존 활동성에 집중한 등산복과 달리 멋을 더한 레깅스, 크롭탑을 입으며 '등산 패션'이 힙하게 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대사회에서 옷은 '나를 보여주는 수단'으로써 활용되는데 등산 패션 또한 나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진화한 것입니다. 멋진 옷을 입고 산에 오르는 건강한 나! 지금 시대의 진정한 힙스터가 아닐지 생각됩니다.

 

이에 따라 아웃도어 업계도 발맞추어 변화하고 있는데요, 등산복(2010)→래시가드(2015)→레깅스(2020)로 변하는 트렌드에 맞추어 등산 전용 레깅스 뿐 아니라 남성용 레깅스 출시 등 새로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 아웃도어 업계는 패션 외에도 밀레니얼 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K2에서 진행하는 하이킹 프로그램 '어썸 하이킹', 코오롱 스포츠에서 론칭한 액티비티 플랫폼 '로드랩 서울' 이 대표적입니다.

 

이전 세대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등산이 밀레니얼 세대를 만나 새로운 문화로 재생산되고 있는데요, 등산에도 '뉴트로'열풍이 부는 듯합니다. 앞으로 또 어떤 현상들이 밀레니얼 세대의 사랑을 받게 될지, 기존 것들을 유심히 살펴보아야겠습니다.

 

 

*요약

1. 이전에 없던 특별한 경험으로 등산을 소비

2. 등산은 가장 쉬운 일상탈출 법

3. 나의 패션(등산복)을 뽐내는 또 다른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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