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영의 마케터의 시선

당근마켓은 생존할까?

이은영

2022.08.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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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마켓은 생존할까?  

 

  

 

 

“당근이세요?”  

이제는 중고거래 마켓의 대명사가 된 곳, 당근마켓  

오늘의 화두는 “당근마켓은 과연 생존할 수 있을 것인가” 입니다.  

 

이 회사는 지난 2015년에 서비스를 출범한 이후 8년차를 맞이하는 현재까지 한번도 흑자를 내본 적이 없습니다. 현재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업은 지역광고인데 단가가 매우 낮기 때문에 지역 광고 만으로 덩치가 큰 당근마켓이 성장할 것이라 보는 사람은 별로 없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근마켓은 작년 시리즈 D 투자로 3조원의 가치를 인정받고 총 1,789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그런데 이 3조원의 가치를 받는 당시의 당근마켓의 매출은 117억원이었고 영업손실이 130억원을 지나는 터였지요.  

 

하지만 시중에서는 사람들이 이러한 성적표임에도 불구하고 회사가치가 3조인데에 대해 의문을 갖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시장 가치 3조원에 육박하며 최단기간 유니콘 기업에 입성한 당근마켓, 이들은 어떤 미래를 꿈꾸고 있을까요?  

 

 

 

당근 마켓이 뭐에요?  

 

  

(사진: 당근마켓 강남 사무실) 

 

 

이러한 질문을 하는 사람은 한국사람이라면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한국 가입자수 2,200만명에 육박하는 플랫폼입니다. 당근마켓은 “당신 근처의 직거래 마켓”을 줄임말이며 2015년 처음 지역 기반 모바일 중고거래앱을 론칭한 이후 현재까지 전국을 6,500여개 구역으로 나눠 동네 주민간 소통을 하며 중고물품을 사고팔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이 곳에서는 중고물품 매매 뿐만 아니라 지역 정보 공유, 커뮤니티를 통한 모임, 문제 해결 등이 이루어지고 있는 공간입니다. 현재 당근마켓의 목표는 “동네 이웃간의 연결을 도와, 따뜻하고 활발한 교류가 있는 지역사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모토 하에 당근마켓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중에 무료가 참 많은 편입니다.  

 

현재 서비스 중인 지역 커뮤니티 기반 “동네생활”,  지역 상점을 소개하는 “ 내근처 지도”, 상점을 홍보할 수 있는 “비즈 프로필”과 소상공인 마케팅 컨설팅 서비스인 “당근사장님 학교” 등을 운영 중에 있는데요. 흥미롭게도 이 모든 서비스는 무료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당근마켓은 지역 기반의 서비스와 상생, 따뜻함을 목표로 두다보니 장사하면서 이문을 많이 남기기 위해 소상공인에게 강하게 수수료를 취할 수도 없지요.

 

 

 

당근마켓 현재 위치는?  

 

당근마켓은 작년 기준으로 무료 다운로드 앱 순위 3위를 기록하고 있어요. 카카오톡 6위, 유튜브 7위, 인스타그램 9위인 점을 생각해볼 때 굉장한 수치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이용자수도 꽤 수치가 좋은 편입니다. 2021년 8월 기준으로 MAU(월간 활성 이용자수)가 1,500만명에 달하고 주간 이용자가 1천만명을 돌파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1,500만명은 하루 평균 당근마켓을 20분간 사용한다고 하는데 이렇게 체류시간이 길기 때문에 그만큼의 잠재력도 인정받고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올해의 사업은 사뭇 비장하게 임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기 때문에 실력, 숫자로 증명해야 할 부분들이 생겨났기 때문입니다.  

 

당근 마켓은 앱 분류를 기존 “소셜”에서 최근 “쇼핑” 으로 변경했는데요. 이러한 행보는 커머스 사업 하겠다. 이렇게 읽혀질 수 있습니다. 실제 당근마켓은 지역 기잔의 ‘커머스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이야기하면서 당근마켓라이브라는 라이브커머스, 당근쇼핑이라는 로컬 커머스, 당근 배송이라 부르는 자체배송, 간편결제인 당근페이까지 커머스로 유기적인 연결을 지어서 하이퍼 로컬과 상생에 핵심가치를 두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시스템에 있어서도 AI머신러닝을 도입해 로컬 커머스 강화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했죠. 또한 3년 내에 영국, 미국, 일본, 캐나다를 넘어 30여개국에 진출하는 글로벌 서비스 플랫폼이 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현재 국내 중고거래 플랫폼은 당근마켓 외에도 번개장터, 중고나라, 헬로마켓, 땡큐마켓 트리플에이, 키위마켓, 파리바라, 세컨프라이스, 컬트,픽앤픽, 크로캣 등 꽤 많은 업체들이 경쟁구도를 이루고 있습니다.  

 

 

 

근 마켓의 주요 기능 

 


 

 

 

 

그렇다면 당근마켓은 어떠한 기능들을 소비자들이 핵심적으로 사용하고 있을까요?  

 

크게 3가지를 이야기해볼 수 있습니다.  

 

첫째, 동네질문입니다. 이 영역은 저도 종종 들어가서 보는 곳인데요. 동네질문은 시시콜콜한 질문에서부터 도움이 되는 질문까지 상당히 많이 올라오고 답변이 달리고 있죠.  

 

이를테면 “동네 잘하는 피부과 추천좀 해줘요”, “손목시계 약을 갈아야 하는데 동네 시계방이 어디 있나요?”, “00 스포츠 센터 다니는 분 같이 다녀요” 등등 동네 기반 이야기가 넘쳐납니다. 

 

 


 

그리고 이러한 정보를 사람들이 많이 찾고 읽는 이유는 블로그와 달리 광고성 콘텐츠가 거의 없기 때문이죠. 블로그나 일반 검색 포털에서 정보를 검색하다보면 체험단, 유료광고 등을 통해 서비스, 제품 등을 리뷰하고 추천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하지만 당근마켓에서는 지역 인증을 하고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광고성 글 보다 동네 생활 전반의 꿀팁을 얻을 수 있는게 장점입니다.  

 

두번째, 관심주제 관련되는 기능입니다. 

 

 

 

 

 

 

당근마켓에서는 헬스, 반려동물 등 다양한 주제별로 동네 생활 게시판을 선택해 열람해볼 수 있는데요. 이를 통해 취향이 맞는 이웃들을 만날 확률도 높아지죠. 반려동물을 잃어버렸을 때도 분실, 실종센터에 올려 동네 주민들의 집단지성으로 소통해 찾아주기까지 합니다.  

 

세번째, 내 근처 서비스 기능입니다. 

 

 

 


 

이 기능은 제가 알기로는 도입한지 1-2년 정도 된 것 같은데요. 우리동네 쿠폰북, 지역기반 소식 찾기와 같은 기능이에요. 특히 우리동네 쿠폰북의 경우 동네 근처의 맛집, 음식점과 뷰티, 미용, 생활, 운동 등 동네에 위치한 업소의 쿠폰북을 챙길 수 있고 동네 업소 사장님과 소통도 가능하죠.  

 

 

 


 

 

마케터의 시선 

 

현재까지 살펴본 내용을 보면 당근마켓은 투자도 받고 미래를 위해 이것저것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왜 당근마켓 생존할까? 라고 화두를 던졌을까요?  

 

당근마켓은 우려와 달리 잘해낼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기할 수 있는 이슈는 크게 2가지입니다.  

 

첫째, 당근마켓이 경쟁사 대비 노출된 리스크입니다. 먼저 대표적인 중고거래 경쟁서비스는 중고나라, 번개장터가 있죠. 이 두 업체는 주 수입원이 거래수수료입니다. 번개장터는 번개페이라는 결제 서비스도 보유하고 있구요. 그리고 이 두 업체 모두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당근마켓은 직거래 마켓이기 때문에 거래수수료가 없습니다…. 더불어 지역 소상공인들과의 상생이라는 핵심 가치를 내세우다보니 본인의 서비스 확장성에 있어 되레 발목을 잡히고 있는 건 아닌가 할 정도입니다.  

 

즉, 상생, 지역 커뮤니티를 강조하다보면 수수료 사업을 하는데 있어 제동이 걸리게 되는 거죠. 기존에 거래수수료 무료였다가 갑자기 수수료를 부과한다고 하면 이탈에 대해서도 고려를 해야 하거든요. 

 

 


 

 

또한 번개페이는 에스크로시스템과 같이 안전결제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는데 비해 당근페이는 안전결제를 따로 구비하지 않고 있습니다.  

 

안전결제라는 것은 네이버페이처럼 제품을 구매한 후 소비자가 ‘구매확정’을 해줘야 판매자가 판매대금을 정산받게 되는 건데요. 당근페이는 이 시스템이 세팅되지 않다보니, 빈틈을 노린 당근페이 사기가 종종 언론기사에 나오고 있습니다. 일명 ‘당근페이 먹튀’사건이라 부르는데요.  

 

 

 

 

 

 

 

당근페이는 “별도 링크, 계좌번호 입력없이” 판매자와 채팅하면서 “송금하기”를 누르면 간편하게 송금이 되는 서비스입니다. 당근마켓은 이러한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면서 당근페이에 대한 슬로건을 “개인정보 노출, 수수료 걱정없이 채팅창에서 빠르고 간편하게!”를 외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이다보니 구매자-판매자가 거래를 함에 있어 구매자가 제품 판매 대금을 50% 먼저 지불하고 났을 때 그 돈을 쥐고 먹튀하는 사례가 발생한다는 거죠. 실제 기사 사례를 보니, 대학생 A씨가 60만원대의 다이슨 헤어 드라이어가 39만원에 올라와 있는 것으로 보고 50% 선입금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판매자는 돈만 받고 계정 탈퇴, 게시판 글 삭제 후 잠적했다고 하네요. 

 

이러한 내용이 지속적으로 언론에 나올 경우 당근마켓에서의 거래가 자칫 위험하다 느낄 수도 있습니다. 이 점에서 안전결제를 도입하는 등의 시스템 개발이 빠르게 이뤄져야 할 거 같습니다.  

 

둘째, 벌어든 돈 보다 나간 돈이 많습니다. 중고거래 플랫폼의 대표격인 당근마켓, 크림 모두 작년 수백억원 대의 적자로 마감했습니다. 크림도 꽤 충격적이라 숫자를 들고 왔는데요. 당근마켓은 작년 영업수익이 257억이었고, 영업손실이 350억원이었다고 해요. 크림은 작년 영업수익이 33억원, 영업손실은 628억원이나 됩니다. 특히 크림은 번돈의 19배 정도를 손실을 낸 것이라 깜짝 놀랐죠..

 

당근마켓은 257억원 번 것 중 255억원이 지역광고에서 발생했습니다.  나머지 영업수익은 상품판매, 수수료, 기타수익에 해당하는데 다 합쳐도 1%가 안되는 상황입니다. 또한 당근마켓, 크림 모두 인건비 비중이 상당히 높아요. 당근마켓이 작년 35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 중 상당 비중은 인건비, 광고비, 개발비었는데 이 중 인건비 항목으로 160억원이 사용됐습니다.  

 

 

  

(사진: 당근마켓 사옥 내부) 

 

 

플랫폼 경쟁은 갈수록 치열한데 독점적 지위를 갖지 못한 채 다양한 경쟁기업들과 출혈 경쟁을 하는 상황 속에서 고정비 부담이 만만치 않습니다. 이 와중에 소비자들은 예전만큼 충성도가 높지 않습니다.  

 

최근 자료를 보니 MZ세대의 특징 중에 과거 대비 브랜드 로열티 부분이 낮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거꾸로 풀이해보면, 다양한 제품, 서비스를 두루 경험해본다는 말로도 치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익이 되는 쪽으로 지속적으로 이동해서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다양한 서비스 경험을 해보는 환경 속에서 이제까지 우리를 이용했으니 앞으로도 이용할거야 라는 생각으로 플랫폼 운영하기는 어렵습니다. 

 

당근마켓은 3조원의 회사가치를 가지고 있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그리고 최근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플랫폼 업체들의 출혈경쟁이 심한 상황을 볼 수 있는데, 벤처투자자(VC)들은 끊임없이 양적성장을 위치면서 적자를 감수하고도 돈을 밀어 넣어주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국내 성장세가 높은 플랫폼 기업들은 그에 비례해 적자 규모도 높아지고 있죠.  

 

당근마켓이 앞으로 어떠한 빅 스텝을 이어나갈지.

궁금한 마음으로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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