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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좋은 시절은 이제 끝났나요?

기묘한

2021.12.0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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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2021년 12월 01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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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프라이데이 온라인 매출이 감소한 건 사상 최초입니다 (출처: 미니기기 코리아)

 


11월도 예전 같지 않네요  

11월은 이커머스 업계 최대의 성수기입니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 곳곳에서 할인 축제가 벌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올해 11월은 뭔가 심상치 않습니다. 일단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광군절의 성적이 신통치 않았습니다. 올해도 사상 최대 매출을 거두긴 했지만, 성장률이 예전만 못했기 때문인데요. 그나마 징둥은 지난해 증가율 32.8%만 못해도 28.6% 성장이라는 성적표를 받은 반면, 알리바바의 티몬을 8.5% 증가에 그치며, 2009년 행사를 기획한 이래 처음으로 한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였습니다.

 

태평양 건너, 원조 쇼핑축제 블랙프라이데이 성적은 더욱 심각합니다. 성장률이 둔화된 것을 넘어서,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매출이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위드 코로나로 오프라인 보복 소비가 일어난 것도 아닙니다. 오프라인 유통점 방문자 수는 코로나 19에 직격타를 맞았던 작년 보단 47.5% 증가했지만, 2019년보다는 여전히 28.3%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핑계는 많지만, 추세는 뚜렷합니다

이렇게 부진한 실적을 거둔 데는, 다양한 요인들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전 세계적인 공급망 위기가 한몫했습니다. 실제로 공급난과 물류 대란으로 상품들이 제때 생산되거나 공급되지 못한 것도 사실이기도 하고요. 또한 온라인 쇼핑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일부 주요 업체들은 10월부터 할인 판매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품절 또는 배송 지연을 두려워한 소비자들이 더 일찍 쇼핑을 시작했다는 해석이 존재합니다.

 

중국에서는 정부의 반독점 규제가 겹치면서 성장 둔화가 심해진 측면도 있습니다. 더욱이 지난 4월 반독점법 위반으로 3조 원의 벌금을 부과받은 알리바바 산하 쇼핑 플랫폼들은 소극적으로 행사에 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모두 부차적인 요인에 불과합니다. 11월의 역대급 부진의 근본적 원인은 이커머스 시장 자체의 성장 둔화에 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사회 전체적으론 비극이었지만, 이커머스 기업들에게 있어 도약의 기회가 된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올해 2분기부터 이와 같은 고속 성장은 끝났다는 징후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세일즈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글로벌 이커머스 성장률은 11%로, 2분기 2%보다 상승하긴 했지만, 63%에 달하던 작년에 비하면 확실히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글로벌로 봐도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은 확실히 둔화되고 있습니다 (출처: Salesforce)

 

 

이와 같은 현상은 주요 이커머스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통해서도 알 수 있는데요. 쇼피파이의 3분기 실적은 2015년 상장 이후 최초로 컨센서스를 하회하였고요. 아마존도 매출액은 15%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무려 22% 감소한 나쁜 성적을 기록하였습니다. 

 

그리고 국내 이커머스 시장도 성장 둔화라는 글로벌의 흐름을 충실히 따라가고 있습니다. 작년만 해도 70%에 육박하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성장률도 3분기에는 29%로 주저앉았고요. 무려 15분기 연속으로 50% 이상 성장하던 쿠팡의 엔진도 3분기 성장률 48%로 다소 식은 상황입니다. 심지어 실적 발표 이후, 최초로 활성 고객 수가 20만 명 줄기도 했고요.

 

 

 

 

곧 이제 겨울이 올 겁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성장 둔화는 시장에 어떤 충격을 안길까요? 먼저 매년 말로만 떠들던 옥석 가르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간 적자인데도 불구하고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그래도 꾸역꾸역 성장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미 작년부터 성장의 양극화가 글로벌과 국내에서 모두 나타나고 있고요. 경쟁에서 도태되더라도, 호황인 시장 상황 때문에 버티던 일부 플랫폼들은 정말 생존의 기로로 내몰릴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이러한 혹독한 환경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결국 돈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상장이나 투자 유치 등을 통한 실탄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새벽배송 플랫폼들이 앞다투어 상장을 선언한 배경도 여기에 있고요. 또한 쿠팡은 최근 토지, 건물 등을 담보로 3,700억 원을 대출받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번 겨울을 무사히 넘기는 기업들에게는 수확의 계절이 드디어 찾아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제대로 돈을 버는 기업을 찾기가 정말 어려웠는데요. 경쟁 구도가 이번을 계기로 어느 정도 정리된다면, 슬슬 수익화에 나서는 곳들이 나타날 겁니다. 과연 이 마지막 고비를 누가 이겨낼지 앞으로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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