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박사의 사람이야기

더불어 돌보며 함께 가야하는 감정, 우울!

심리전문가 노박사

2020.10.21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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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연락드렸는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해요..

......

나름대로 견디려고 노력은 했어요.

그런데 아.. 이제는 한계가 왔구나 하는 느낌이 오더라고요..

만약에 혼자 조금 더 견뎌보겠다고 하다가는 이전처럼 심각한 상태가 될 거 같았어요..

그래서 도저히 안 되겠다, 빨리 연락드려야겠다고 생각했죠.

......

그래도 한결 낫네요^^

다 얘기하고 나니 속도 좀 시원해지고 정리도 좀 되네요.

이제 좀 회복된 것 같고요..

다시 기운 내 보려고요^^

......

역시 선생님께 빨리 연락드리기 잘했어요.

생각해보면 정말 위기였던 것아 맞나 봐요.

선생님께서 다음에는 좀 더 일찍 오라고 구박하실 거 알아요^^

잘 견뎌볼게요~ 그리고 또 힘들어진다 싶으면 얼른 찾아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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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울은 내 마음이 힘들다는 것을 알려주는 알람이다.

 

직업의 특성상 남들과는 좀 다른 종류의 직업병이 있다. 예전에 상담을 받으셨던 내담자분들이 연락을 주시는 경우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듯한 걱정부터 든다. 나의 직업 특성상 '좋은 일'로 찾기보다는 '마음이 힘들고 어려울 때' 찾게 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내담자 분들은 그때와는 다른, 훨씬 더 성숙하고 성장된 사람이 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를 뒷받침 하는 몇 가지 근거들이 있다. 첫 번째는 '자신의 마음 상태를 감지'하는 것이며, 두 번째는 '자신이 힘든 상태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고, 세 번째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예전 상담 선생님에게 전화하기 등) 행동을 했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지 않았으며, 힘든지에 대해서 둔하거나 혹은 그 싸인들을 무시하였고, 그래서 시의적절한 시기에 도움을 구하지 못해 심한 우울에 빠져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제는 힘든 상태가 되면 즉각 도움을 요청하는 것만 해도 분명히 심리적인 성장과 발전을 이룬 것은 확실하다.

 

이처럼 '우울(감)'이라는 것은 내 마음이 지치거나 힘들 때 가장 먼저 느껴지는 감정이다. 내 마음의 가장 민감한 지표이며, 힘들 때 경종을 울려주는 알람과 같은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기분에 대해서 민감하게 인지하고 반응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 신호를 무시하거나 놓치게 되면, 본격적인 마음의 손상이나 심각한 문제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2. 우울은 더불어 사는 것이다.

 

우울은 사람의 삶 속에서 평생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감정 중 하나이다. 그만큼 일상적 상황에서도 쉽게 느낄 수 있는 감정이기도 하고 피할 수 없는 감정이기도 하다. 우울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원인은 생활 사건과 스트레스이다. 예를 들어 가족 사망과 같은 부정적인 생활 사건들은 필연적으로 우울감을 발생시킨다. 또한 취업이나 결혼, 자녀 출산과 같이 긍정적 사건의 경우에도 그 과정 상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적절히 관리하고 대응하지 못하면 우울감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즉, 인간사 모든 일을 대응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감정을 경험하게 되며, 그 과정에서 우울감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우울감은 정서적인 불편함을 준다. 그래서 이를 느끼는 것 자체가 그리 긍정적이지 않으며 피하고 싶은 감정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패턴이 고정되고 습관화되면 감정 자체를 아예 피하는 '無-감정' 패턴이 굳어지기도 한다. 혹은 적극적인 의지('그래! 사사로운 감정에 휩싸이지 말고 열심히 사는 거야!' 등)로써 이를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런데 우울이라는 것을 이처럼 피해야만 하는 불편한 감정으로만 인식한다면 적극적인 대응이나 해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게 된다. 이보다는 차라리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라고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그래서 우울감이 느껴질 때에 '왜 또 우울한 거야?ㅠ 아.. 정말 싫다..'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어.. 왜 우울하지? 요즘 내가 스트레스가 많은가? 어떻게 해결할까?'라고 생각하는 것이 더 현명한 대처 방법이다. 그래야만 신속하고 적극적인 대응이 가능해진다.

 

 

 

3. 우울을 잘 돌보고 관리하라.

 

물론 '無-감정'이나 적극적 의지로써 일시적으로 우울을 피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것은 오래가지 못한다. 해열제는 일시적으로 체온을 낮추는 기능은 있으나 근본적으로 열을 발생시키는 원인에 대해서는 독자적인 치료를 진행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진통제의 경우에도 일시적인 통증을 감소시킬 수는 있으나 근본적인 고통의 원인을 제거해야만 하는 것이다. 해열제나 진통제만으로 버티는 것에는 한계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에 우울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대응하는 방법을 학습하고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울을 잘 다룰 수 있는 방법은 첫째, '인지하고 수용하기', 둘째, '원인 분석', 셋째, '적극적 해결과 대응' 등이다.  

 

가장 먼저 우울감에 대해서 알아채고 이를 받아들이고 수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우울감이 발생하였을 때 최대한 빠르게 이를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정확한 마음의 상태를 알고 있어야 그에 해당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울감을 유발한 사건과 실제로 우울감을 경험하는 시간 사이에 간격이 멀어질수록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어려우며, 그만큼 마음의 손상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왜 우울이 발생하는지에 대한 원인 분석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 우울을 발생시킨 원인을 제거하여 우울을 조절하고 관리할 수 있다. 보통 우울을 유발하는 요인들은 생활사건(가족 사망이나 혹은 실패나 좌절 등), 과도한 심리적 에너지의 소모와 그로 인한 고갈(즉, 번아웃) 등이다. 즉 여러 가지 생활 사건이나 업무나 활동 과정 중에 발생하는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이다. 이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대응하기 위해서는 원인 파악이 이루어져야 한다.  

 

 

 

4. 함께 같이 가야 하는 감정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여러 가지 생활 사건이나 스트레스 등은 평생 겪지 않겠는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생활 사건을 피하기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우울을 다루고 관리하는 세 번째 방법은 우울을 발생하였을 때 이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관리하는 방법을 학습해 두고 필요에 따라서 활용하는 것이다.

 

우리가 평상시 신체적 건강을 잘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신체적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적합한 치료를 받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돌발상황이나 위급상황에서는 CPR(심폐소생술)이 사람의 생명을 살리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마음의 건강을 유지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먼저이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을 때 이에 대응하는 현명하고 효과적인 방법들에 대해서도 알고 있는 것이 필수이다.

 

그런데 우울의 경우에는 각 사람과 상황에 따라서 그 원인이나 해결 및 대응방법이 천차만별이다. 공통적인 치요 방법은 '위로와 공감'을 기본적인 치유가 이루어지며, 내적인 감정들을 발산하고 해소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에 더하여 습관적인 사고를 개선하는 인지행동적 접근도 유용하며, 이에 더하여 우울에 대처하는 행동적인 기법들(보통 '소확행'이라고 하는 방법들이 이에 해당함)도 병행하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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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우울'을 정신과의 감기라고 표현을 한다. 이는 그만큼 흔히 경험할 수 있는 반면 조금만 주의하더라도 예방할 수도 있고 다양한 치료법을 통해 해결 가능한 것이라는 의미도 된다. 우울도 마찬가지이다. 우울은 절망적인 질병도 아니며, 낙인이나 형벌도 아니다. 우리의 마음이 힘들고 지친다면 겪을 수 있는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감정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런데 감기를 방치하는 경우 더 큰 질병으로 발전되어 심하면 사망에도 이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우울의 경우에도 그대로 방치한다면 더 큰 마음의 병을 불러온다. 대신에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주의하며, 만약 알람이 울렸을 때 신속히 대응하고 해결한다면 그리 겁내기만 할 감정도 아니다. 그래서 우울이 '더불어, 돌보며, 함께 가야 하는 감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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